"상반기에 시중은행과 경쟁 압력으로 기업고객이 많이 이탈하면서 경영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대출금리를 낮추며 방어했지만 1조원이 넘는 이탈이 있었다." 권재중 BNK금융그룹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이 지난달 31일 올해 2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을 통해 밝힌 내용이다. 지역을 거점으로 두고 있는 지방은행들의 위기감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시중은행들이 기업대출을 지방 중소기업까지 확대하면서 지방은행의 경쟁력은 더욱 압박받고 있다. 실제 4대 지방은행(부산·경남·광주·전북)의 지난 6월말 기준 원화대출금 총 잔액은 139조4328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138조3450억원) 대비 0.7% 증가하는 데 그쳤다.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의 원화대출금은 직전 분기 대비 각각 0.6%, 0.3% 줄어들었다. 반면 같은 기간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원화대출금 총 잔액은 1292조4268억원으로 지난해 말(1233억원402억원)으로 4.8% 증가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대출이 고르게 성장했다. 지방은행들의 부진은 시중은행 간의 치열한 영업 경쟁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지난해부터 당국이 가계대출 관리에 나서자 시중은행들이 금리 경쟁력을 앞세워
[FETV=박제성 기자] 국가, 기업, 개인 등 누구든지 0부터 9라는 '숫자'와 같이 살아 간다. 숫자는 '정체성'을 나타내는 고유식별 기능을 비롯해 경제 생활의 필수인 '돈'의 크기를 표현하기도 한다. 이에 따라 누군가는 자신감, 욕망, 분노, 좌절 등의 복잡 다양한 감정으로 표출될 만큼 위력적이다. 기업들 역시 최대한 많은 돈을 벌기 위해 자본, 인력, 시간 등 가용한 자원을 모두 쏟아 붓는다. 기업에서 숫자는 업무 시작에서부터 최종 결과물인 실적으로 나타난다. 그레서 기업은 실적(숫자)에 민감하게 반응 할 수 밖에 없다. 기업의 생명을 유지할 수 있는 가장 근간이 바로 자본이기 때문이다. 특히 기업이 발표하는 실적은 농사를 풍성하게 했는지 혹은 흉년이 됐는지 등에 대한 최종 결과물이기도 하다. 특히 기업에 관점에서 숫자와 가장 밀접한 키워드는 실적이다. 기업의 실적은 현재 개최 중인 파리 올림픽과도 공통점이 있다. 바로 등수다. 동종 분야에서 사업을 영위 중인 기업간 경쟁을 할 경우 실적이 누가 더 많냐? 혹은 시가총액은 누가 더 많냐 등을 놓고 업계 사람들은 비교한다. 글로벌 넘버 1 기업의 모습은 올림픽에서의 금메달 수상자처럼 해당 분야의 세계 톱
"한 웨어러블 헬스케어 기업이 스마트밴드를 개발했습니다. 신체 리듬과 밸런스를 정확하게 측정할 정도로 기술 면에서 뛰어났죠. 그러나 이 디바이스를 헬스케어 용도로 만들다 보니 시간을 알아볼 수 있는 디스플레이와 위치정보시스템(GPS) 기능이 없어 소비자들은 이 제품을 외면했습니다. 접촉했던 모든 벤처캐피털(VC)은 투자를 거부했죠. 결국 이 회사 대표는 급여 체납이 수개월째 지속되자 직원들을 내보냈습니다. 그리고 본업과 전혀 상관없는 정부 과제로 연명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읽은 책 '스타트업 성공 방정식'에 소개된 사례다. 이 기업이 적기에 투자를 받았더라면 어땠을까. 아니 질문을 바꿔, 창업가들이 투자 받을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투자'는 '생존 1법칙'이다. 서울신용보증재단에 따르면 2023년 기준 1년차 전국 소상공인 생존율은 64.1%다. 5년차 생존율은 약 30%로 절반으로 준다. 우리나라는 다른 국가보다 5년차 기업 생존율이 10%포인트 이상 낮다. 2019년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각국의 창업 5년차 생존율'을 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은 41.7%인 반면 우리나라는 29.2%였다. 현실은 낭만적이지 않다. 폐업 신고를 한 사업
우리나라 속담 중에 “가만히 있으면 중간은 간다”는 말이 있다. 허튼 짓을 하지 않으면 부정적인 이미지는 막을 수 있다는 뜻이다. 여기에는 “무슨 일이 있든 무작정 가만히 있거나 침묵하는 것도 좋은 건 아니다”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지난 번 기자수첩에서 기자는 강력범죄의 원인, 중독물질 주장 등 미디어의 연례행사와 같은 ‘게임 탓’ 에 대해 이야기한 바 있다. 두 달이 다되어가는 시점이지만 여전히 제작진의 추가 해명문은 없는 상태며, 해명마저 지지부진하다. ‘가만히 있으면 중간은 간다’라는 속담에서 찾을 수 있는 모든 부정적 의미의 결정체다. 해당 방송에 대해 게이머들은 여전히 분노의 감정을 가지고 있다. 게이머들의 분노게이지는 여전히 높아지기만 한다. 최근 한 국회의원이 카카오게임즈가 서비스하는 '우마무스메'에 대해 성(性) 상품화를 지적하고, 나아가 한국마사회 내 성 비위 문제라는 뜬금없는 방향으로 끌고 가면서 게이머들의 공분과 조롱을 사고 있다. 이번 논란은 게임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바닥인 대다수 국회의원과 지적 재산권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부족한 한국마사회의 환장의 콜라보다. 그도 그럴 것이 우마무스메는 국내에서 서비스 중인 서브컬쳐 게임 중 건전
"대면 인터뷰 가능합니다. 7월 중 가능한 시간 주시면 맞춰보겠습니다." 최근 인터뷰를 진행한 핀테크 스타트업 대표의 화답은 올해 몇 안되는, 마음이 '시원해진' 순간이었다. 인터뷰 내내 생각했다, '내가 이 회사에 대해 몰랐던 게 정말 많았구나. 심지어 간판인줄 알았던 A사업이 비주력, 것도 돈을 벌 목적으로 시작한 게 아니었다니'. 말하지 않으면 어떻게 알겠는가. 그가 내뱉은 말을 통해 회사의 과거가 해석됐고 현재를 이해했으며 미래는 어렵지 않게 그려졌다. 이제 막 매출 1000억원을 목표로 세운 스타트업 대표가 이럴진대, 총영업이익 5조원안팎을 거두는 금융그룹·은행 최고경영자(CEO)는 어떠해야 할까. 현장에서 만나는 금융권 CEO들은 소통에 인색하다. 다른 산업군 CEO에 비해 인터뷰를 하지 않는다. 금융권 종사자들에게 뻔한 멘트 외에 CEO들이 입을 다무는 이유를 물었다. '업의 안정성' '당국 눈치보기'라는 답이 또 돌아왔다. 그렇다고 기자들을 부르는 것도 아니다. 5대 금융그룹(KB·신한·하나·우리·NH농협)과 6대 은행(5대은행·기업) 수장 가운데 기자간담회를 통해 질문을 대면한 CEO는 김성태 기업은행장뿐이다. 한 대형 금융그룹 회장은 올해
[FETV=김창수 기자] 지난 19일 마이크로소프트(MS) 윈도 운영체제(OS)를 쓰는 글로벌 주요 시스템이 무더기 이상 현상을 일으켰다. 미국 사이버보안 업체 크라우드스트라이크의 백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과정에서 MS OS와 엉키며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MS 클라우드 서비스 오류가 나며 해외를 중심으로 공항·방송·금융·의료 등 각 분야에서 차질을 빚었다. 국내에서도 불상사가 일어났다. 일부 항공사 발권 시스템이 멈추고 윈도 OS 컴퓨터에 블루스크린이 뜨는 등 파장이 일었다. 불행중 다행으로 국내 클라우드 서비스 중 MS 점유율은 20% 안팎이라 광범위한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항공사 직원들이 혼잡한 공항 카운터에서 시스템 대신 수기로 발권 작업하는 사진을 보니 또 다른 사례가 영화속 오버랩 장면처럼 머릿속을 스쳐갔다. 지난 2022년 10월 경기도 판교 SK C&C 화재로 카카오 주요 서비스가 일주일 가까이 지속된 '먹통’ 사건이다. 당시 사고는 카카오톡 메신저, 주차·택시·대리운전 등 교통 서비스, 은행·페이·대출과 같은 금융 서비스 및 메일 기능까지 큰 영향을 끼쳤다. 특히 국내 모바일 메신저 시장을 독점한 카카오톡 기능 상실은 웬만한 국가기
[FETV=박지수 기자] 며칠 전 잘 사용하고 있던 수납함이 부서졌다. 새 수납함을 사기 위해 스마트폰으로 검색했더니 중국 이커머스(전자상거래) 플랫폼 ‘테무’의 광고가 계속 떴다. 광고 ‘닫기’를 누른다는 것을 잘못 눌러 테무에 들어간 기자는 나가려던중 “지금 당장 테무를 다운로드하지 않으면 당신은 큰 손해를 보고 있는 겁니다”라는 문구에 홀린듯 상품속으로 빠져들었다. 수납장 하나에 2만 원이 넘지 않는 가격. 다른 곳에선 절대 보지 못할 가격에 기자는 혹했다. 거기다 신규 고객에게는 상품 7개를 구매하면 3개는 무료로 준다고 한다. 결국 기자는 당장 필요하지 않은 물건을 7개나 장바구니에 담았다. “어차피 필요한 물건이었잖아”라며 과소비를 정당화하면서 말이다. 결제창을 누르니 확실히 상품 3개의 가격은 0원이었다. 30만원 가까이 절약됐다는 메시지와 함께 구매 금액의 8%를 코인으로 받았다. 끝났나 싶었지만 테무는 또 시간을 제한해 이벤트성 코인 3만원과 10만원의 쿠폰으로 제한된 시간내 구매하도록 기자를 유혹했다. 그동안 코인이 빠르게 올랐었기에 또 결제 버튼을 눌렀지만, 전처럼 빠르게 오르지 않았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10만원의 혜택을 받기 위해 8
[FETV=임종현 기자] "회사가 돈을 잘 벌면 좋아해야 하는데... 씁쓸합니다." 최근 카드사 직원들과의 만남에서 회사 실적과 관련해 자주 들은 말이다. 회사가 돈을 잘 벌어야 처우도 좋아지고, 성과급도 기대할 수 있는데 무슨 이야기일까 궁금해졌다. 일단 카드사의 실적은 나쁘지 않다. 국내 8개 전업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비씨)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은 722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5835억원) 대비 24% 증가한 수준이다. 그간 카드사들은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조달비용 증가, 금융 당국의 카드 수수료 인하 압박에 어려움을 토로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예상보다 좋은 성적표를 받았다. 이렇다 보니 카드사 사정을 제대로 모르는 사람들은 "엄살 아닌가"라고 볼 수도 있다. 실적만 보면 맞는 말이다. 다만 눈에 보이는 숫자 말고 이면을 보면 저신용자를 중심으로 카드론 사용자가 급증하면서 나타난 '불황형 흑자'라는 해석이다. 실제 8개 전업카드사가 올해 1분기에 카드론으로만 번 수익은 1조1869억원이다. 지난해 동기(1조874억원) 대비 9.1% 늘어났다. 올해 카드론 수익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서민들의 급전 창구
[FETV=박제성 기자] 언제부턴가 기자는 특정 A(사물, 대상)와 B(사물, 대상)간의 공통점 혹은 연결점을 발견하고 이해하는 것에 관심이 생겼다. 영어로 표현하면 커넥팅 오브 씽스(Connecting of things)라고 표현할 수 있다. 산업 관련 기사를 작성하다보니 산업(인더스트리)과 특정 현상을 이해하는 커넥션(연결) 부분에 관심이 있다. 복잡다단한 사회에선 한 가지가 아닌 서로 연결돼 벌어지는 현상들을 이해해야 하는 사례들이 늘고 있다. 최근 단적으로 기자가 생각한 커넥션 스토리는 SK온의 비상경영과 인생의 교훈 둘 사이의 관계다. 최근 SK그룹은 리밸런싱(재균형)을 앞세워 비상경영을 선언했다. 특히 SK온은 배터리 영업손실이 2020년부터 올해까지 수천억원에 달할 걸로 전망된다. 그룹 차원에서 인내심을 갖고 지켜보곤 있지만 더이상 SK온 자체 경영만으로는 역부족이라는 판단이다. 여기서 한 가지 연결점은 돈은 현실성을 반영한 의식주(衣食住)나 마찬가지라는 점이다. 아무리 무형적으로 가치가 있는 비전, 철학 등이라도 돈은 결국 인내심과 현실성을 나타내는 삶의 지표라는 점이다. 두 번째 연결점은 과거의 성과가 지속가능성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FETV=심준보 기자]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도입을 총선 공약으로 내세웠던 더불어민주당에서 '신중론'이 대두되고 있다. 이는 시장 참여자들의 반발과 불안정한 경제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금투세는 금융투자 소득에 대해 과세하는 제도로, 주식 투자로 연간 5000만원, 해외주식·펀드 등 기타 상품으로 250만원 이상의 소득에 대해 부과된다. 세율은 소득 3억 원 이하일 때 22%, 3억원을 초과할 때 27.5%로 책정돼 있다. 이 제도는 지난 2020년 여야 합의로 도입이 결정됐으나, 2022년 12월 도입이 2년 유예된 바 있다. 현재 여당인 국민의힘은 금투세 폐지를 공약으로 내걸고 있으며, 내년 1월 시행을 앞두고 논란이 다시금 불거지고 있다. 최근 민주당내 신중론이 강해지고 있다. 조승래 의원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어떤지 면밀히 살펴보고 충격을 최소화할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했으며, 이강일 의원도 "대안을 만들지 않으면 저희도 밀어붙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금투세 도입에 논란이 커지는 배경은 '세금'이다. 금투세가 기존 증권거래세와 겹쳐 투자자들에게 이중과세 부담을 안길 수 있다는 것이다. 증권거래세는 주식을 거래할 때마다 발생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