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장이 차기 회장 후보로 단독 추천되면서 사실상 연임이 확정됐다. 오는 31일 열리는 정기총회에서 회원사 대표들의 3분의2 이상 찬성을 얻으면 공식적인 연임 절차도 마무리된다. 저축은행 업계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저축은행중앙회장에 당선된 그는 연임에 성공하면 또 다시 '최초'라는 타이틀을 얻게 된다. 동시에 36년 만에 연임에 성공한 3번째 회장이 된다. 역대 회장 중 최병일, 명동근 전 회장만 연임에 성공했었다. 하나저축은행 대표 출신인 오 회장은 2022년 제19대 회장으로 선출됐다. 당시 저축은행 업계는 급변하는 금융환경 속에서 실무 경험이 풍부한 회장이 필요하다는데 뜻을 모았고 관료 출신이 아닌 민간 출신인 오 회장에게 힘을 실어줬다. 그는 업권에서의 오랜 경험 덕분에 현직 대표들과 원활한 소통은 물론 금융당국과 업계를 잇는 가교 역할을 수행해 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업계는 저축은행 위기설이 계속 제기되는 상황에서 일관된 리더십을 바탕으로 현안 대응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오 회장에게 두 번째 임기는 단순한 연장전이 아니다. 그에게 주어진 과제는 더욱 무겁고 복잡해졌다. 지난해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당기순손실은 397
태평양 건너 미국에서 열리는 '한 기업'의 행사에 한국 반도체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개최된 엔비디아의 연례 개발자 컨퍼런스 GTC(GPU Technology Conference) 2025가 그 주인공이다. 특히 현지시간 18일 오전 10시에 진행되는 젠슨 황 엔비디아 창업자 겸 CEO(최고경영자)의 기조연설(키노트)은 이번 GTC 2025의 백미라고 할 수 있다. 젠슨 황 CEO의 말 한마디에 한국은 물론이며 글로벌 빅테크들의 주가가 오르락내릭하기 때문이다. 이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는 GTC 2025의 기대감에 17, 18일 이틀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삼성전자 주가의 약세 원인으로 꼽혔던 외국인과 기관투자자 이탈도 회복세를 보였다. 1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이 순매수한 1위 종목은 삼성전자였다. 외국인은 4950억원치, 기관은 2290억원치의 삼성전자 주식을 순매수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GTC 2025에 참여해 전시 부스를 꾸리고, 고대역폭메모리(HBM)을 비롯해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 등 AI 관련 메모리를 전시했다. 별도 세션을 통해 AI 메모리를 관련한 주제 발
국내 건설업계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토목과 건축을 중심으로 성장해온 국내 주요 건설사들이 생존과 도약을 위한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 있다. 건설경기의 장기 침체와 금리 인상으로 인한 부동산 시장 위축이 지속되면서 건설사들은 기존 사업 모델에서 벗어나 다양한 신사업을 발굴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삼성물산, 현대건설, GS건설 등 업계 대표 기업들이 정관 변경을 통해 수소 에너지, 통신판매, 모듈러 주택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특히 수소 에너지 사업은 건설사들이 주목하는 핵심 분야다. 삼성물산은 주주총회에서 정관에 수소 발전 및 관련 부대사업을 추가하고 국내외 수소 발전 프로젝트를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이미 김천 오프그리드 태양광-그린수소 생산시설을 운영하며 신재생 에너지 기반 수소 생산 모델을 테스트 중이며, 삼척에서는 한국남부발전과 협력해 국내 첫 수소화합물 혼소발전소를 건설하고 있다. 해외에서도 미국 SMR 기업 뉴스케일파워와 협력해 소형모듈원전(SMR) 기반 수소 생산을 확대하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현대건설 역시 수소 인프라 구축을 핵심 사업으로 삼고 있다. 부안 수전해 기반 수소생산기지를 운영하며 원자력 발전과 연계한 저온수전해
게임물관리위원회(이하 게임위)는 국내에서 게임 등급 심의를 담당하는 기관이다. 최근 게임위의 심의 기준의 모호함과 불투명한 운영 방식, 과도한 검열 논란 등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글로벌 기준과의 괴리, 형평성 없는 심의 방식, 내부 비리 등이 겹치면서 게임위의 존재 이유에 대한 의문도 커지고 있다. 지난달 게임위는 싱글 플레이 로그라이크 카드 게임 '발라트로'에 대해 '포커 족보를 활용한다'는 이유로 청소년 이용불가 판정을 내렸다. 이 게임은 환금 요소가 전혀 없었고, 해외에서는 12세~15세 이용가로 분류되었다. 결국 게임위는 청불 등급을 유지하면서도 재심의를 진행해 ‘보복성 심의’ 의혹까지 낳았다. 2022년 넥슨게임즈의 '블루 아카이브'는 기존 15세 이용가에서 청소년 이용불가 등급으로 조정됐다. 특정 일러스트가 성행위를 연상시킨다는 민원이 접수됐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미 출시된 게임의 등급을 뒤늦게 조정하는 것은 드문 사례였고, 유사 게임과의 형평성 문제도 제기됐다. 넥슨은 결국 청소년용과 성인용을 분리해 서비스하는 방식을 택했다. 또한 게임위는 2020년부터 스팀 성인 게임 차단을 본격화하며 2022년 이후 400개 이상의 게임을 차단했다.
'세련된' 한 우물 파기. KB국민은행을 보며 든 생각이다. 최근 국민은행의 움직임은 '말' '결심'이 난무하는 업권 속에서 '내용물'을 유심히 들여다보게 한다. 보수적인 금융권에서 내용물이 있다는 것은 끈질기면서도 소란스럽지 않게 행동했다는 뜻이다. 국민은행은 오는 4월 삼성금융네트웍스 통합앱 모니모 입출금통장인 '모니모 KB 매일이자 통장'을 선보인다. 지난해 6월 삼성금융과 관련 협약을 맺은 지 약 10개월 만에 내놓는 결과물이다. 만 17세 이상 개인 고객을 대상으로 하루 잔액 200만원까지 최대 연 4.0% 금리를 제공한다. 현재 수시입출금통장 금리가 3%대 초반 수준임을 감안하면 금리 조율, 결정 등에서 고심이 깊었을 것으로 보인다. 최초 협약으로부터 상품 도출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린 이유일터다. 이번 통장은 인터넷은행 흥행을 이끈 '매일이자받기' 서비스도 도입, 하루만 자금을 넣어도 이자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 상품은 작년 9월엔 혁신금융서비스로도 지정됐다. 국민은행이 그 무거운 '리딩뱅크' 무게를 가볍게 쳐내가며 콧대 높고 급할 것 없는 삼성금융을 상대로 히트상품을 만들어내기 위해 적극적이고도 바지런히 움직였다는 방증이다. 실제 작년
한화그룹의 계열사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범LG가(家)에 속하는 기업 아워홈 인수에 나섰다. 경영권을 포함한 지분 인수가 완료된 상태는 아니지만 동일한 아워홈 내에서 한화호텔앤드리조트를 바라보는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아워홈 지분 58.62%를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창업주의 장남 구본성 전 부회장, 장녀 구미현 회장 외 2인과 체결했다. 인수가 완료되면 범LG가에 속했던 아워홈이 한화그룹의 계열사가 된다. 주식 양수 예정일자는 4월 29일이다. 이대로 계약이 이행되면 아워홈을 둘러싼 경영권 분쟁은 종결된다. 그러나 차녀 구명진 씨와 삼녀 구지은 전 부회장이 정관에 적시된 우선매수권을 주장할 가능성이 크다. 아워홈의 지분을 보유한 창업주 2세가 바라보는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시각이 극명하게 갈리고 있는 양상이다. 장남과 장녀로서는 지분을 매각해 현금화하고 기나긴 경영권 분쟁을 종결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특히 장녀 구미현 회장은 지난해 취임 인사말로 “주주 간 경영권 분쟁을 근원적으로 끝낼 수 있는 방법은 전문경영인에 의한 합리적인 회사 경영 또는 사업 지속 발전을 지향하는 전문기업으로 경영권을 이양해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를
삼성전자 이사회는 올해 새롭게 내정된 사내이사와 사외이사 3인을 모두 '반도체 전문가'로 구성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단행한 2025년 사장단 인사에도 반도체 부문 강화를 위한 '체질 개선'을 시도했다. 삼성전자는 이사회와 경영진 등 주요 인력에 반도체 담당 임원을 확충하며 본원 경쟁력을 회복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지난해 말 '삼성전자 위기론'이 불거졌다. 삼성전자 본원 경쟁력인 반도체 부문이 약화됐다는 지적들이 나왔다. 메모리 반도체 부문에서 삼성전자는 부동의 1위를 유지해왔다. 전체 반도체 시장에서도 인텔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한 적도 있었다. 지난해 전 세계 시가총액 1위를 찍었던 엔비디아와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위 기업 TSMC는 한 때 삼성전자의 위상을 부러워하기도 했다. 지금은 모든 것이 뒤집혔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부문에서 아직도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고부가가치 제품인 고대역폭메모리(HBM)에서는 SK하이닉스에 밀리고 있다. 전 세계 HBM 시장 점유율 1위는 SK하이닉스다. 레거시 메모리 반도체도 위험하다. 중국 당국의 전폭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급격히 성장하는 중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뒤를 바
저축은행중앙회의 차기 회장 선출 작업이 지연되고 있다. 지난해 말 계엄 사태에 이어 탄핵 정국으로 들어서면서 후임 인선 절차가 진전을 보이지 못하는 상황이다. 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 회장의 임기가 지난 16일 종료됐지만 현재까지 후임 선출을 위한 공식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았다. 통상 중앙회는 회장 임기 종료 1~2개월 전 선거관리위원회와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한다. 선관위 및 회추위 구성이 늦어지는 이유는 차기 후보군이 명확히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기존에는 후보군이 어느 정도 정해진 상태에서 선거 일정을 확정하고 이에 맞춰 회추위를 구성하는 방식이었으나, 이번에는 후보조차 가시화되지 않은 상태다. 인선 지연의 주요 배경으로는 정치적 혼란이 꼽힌다. 회장 후보는 현 회장의 임기 2~3개월 전부터 관 출신과 민간 등 유력한 인물에 대한 세평이 돌았다. 다만 최근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인해 관 출신 후보군이 뚜렷하게 떠오르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중앙회가 금융당국의 입장을 주시하며 인선 작업을 미루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한 저축은행 업계 관계자는 "민-관 출신이 함께 선거 후보로 나와야 하는데 당국에선 아무도 안 내려고 있는 상황으로 보인다"라
지방 건설사들의 위기가 심상치 않다. 부동산 시장 침체, 미분양 증가, 공사비 부담, 공동 시행·시공 사업의 연쇄 부실이 겹치면서 건설업계 전반에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수도권도 매한가지지만 지방은 더욱 가혹하다. 지난해 부도를 낸 29개 건설사 중 85%가 지방 업체였고 올해도 이미 지방 건설사 한 곳이 부도 처리됐다. 폐업 신고 건설사는 2000곳이 넘었고 신규 등록 업체는 급감하며 건설업 자체를 떠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동안 지방 건설사들은 공동 시행·시공 방식을 통해 리스크를 줄이며 사업을 이어왔지만 이제는 이 방식이 오히려 위기를 가중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경남 2위 건설사였던 대저건설은 공동 사업장의 연쇄 부실로 인해 법정관리까지 신청했다. 대저건설은 창원 현동 A2 블록에서 함께 사업을 진행하던 남양건설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채무 부담을 떠안게 된 것에 모자라 창원 감계데시앙에서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선택하며 부담이 커졌다. 한 건설사가 위기를 겪으면 함께 사업을 진행하는 다른 건설사로 부실이 전이되는 구조 속에서 지방 건설사들은 이제 공동 사업도 더 이상 안전한 선택지가 아니라는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수도권과 지방 간 건설 양극
저출생 인구 절벽에 대한 위기의식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이에 대응해 국내 식음료(F&B) 업체는 각자 각양각색의 생존 전략을 펼치고 있다. 가정간편식(HMR)을 중심으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고부가가치 포지셔닝으로 전환하고 있다. 소비시장 변화에 따른 대응을 하지 않으면 성장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중 이구동성(異口同聲)으로 강조하는 것이 ‘글로벌’이다. 인구 절벽에 처한 국내를 넘어 ‘세계로’ 나가 K푸드를 알리고 판매해 기업가치를 제고시키겠다는 전략이다. 한류 열풍이 방송 드라마에서 연예, 화장품, 패션, 관광으로 확산됐고 F&B도 이에 탑승했다. 이러한 측면만 보면 K푸드의 미래는 장밋빛으로 그려진다. 그중에서도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 흥행은 국내 F&B 시장에 희망을 제시하기도 했다. 오리온은 그 이전부터 해외 현지에 공장을 설립하는 등 기반을 마련하며 K푸드 성장에 기여했다. 풀무원은 미국에서 두부와 생명 공장을 운영하며 현지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CJ제일제당의 ‘비비고 만두’는 이미 북미에서 주요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파리바게뜨를 운영하는 SPC그룹이 최근 미국 텍사스 주 제빵공장 투자를 확정하며 해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