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 대출에 빨간 불이 들어왔다. 인플레이션(지속적인 물가 상승) 등에 따른 내수 경기 침체와 고금리 장기화로 은행 등 금융회사에서 돈을 빌렸다가 제때 갚지 못한 자영업자들이 급증하고 있다. 자영업자들의 부채(빚) 부담이 한계에 달했다는 경고음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부채의 질적 지표인 연체율이 급격히 높아지면 금융시장 불안을 부추길 수 있다. 자영업자 연체율 증가는 부실화 위험도가 높은 부채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는 의미로 이후 금융 위기와 경제 침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우리나라의 자영업자 수는 약 570만명 수준으로 전체 취업자 중 23.5%(2022년 기준)를 차지한다. 취업자 4명 중 1명이 자영업자인 셈이다. 한국의 취업자 대비 자영업자 비율은 미국(6%), 일본(9%), 독일(8%), 캐나다(7%) 등 주요 국가에 비해 훨씬 높다. 내수 침체가 오래가면서 자영자 대출 연체가 급증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더불어민주당 양부남 의원에게 제출한 ‘개인사업자대출 세부 업권별 연체율’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2금융권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은 4.18%로 집계됐다. 직전 분기인 지난해 말 기준 3.16%였던 것이 3개월 만에 1.02%포인트 뛰어올랐다
가상자산(암호호폐)을 직접 규율하는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가상자산법)이 지난 19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가상자산 이용자를 보호하는 법이 처음으로 시행된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 테라루나 폭락 사태와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FTX 파산, 위믹스 코인 상장폐지 등 사건사고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시장 신뢰도 빠르게 추락했다. 가상자산법은 지난해 7월18일 제정됐고, 이후 시행령 등 하위 규정 마련 등 약 1년의 준비를 거쳤다. 가상자산법은 미공개 정보 이용과 시세조종, 부정거래 등 불공정 거래 행위로부터 가상자산 투자자를 보호하고 시장 질서를 확립하기 위한 취지로 제정됐다. 2013년 7월 코빗이 국내에 처음으로 가상자산거래소를 설립한지 11년 만에 관련 법이 마련된 것이다. 금융정보분석원(FIU)에 따르면 지난해 말 국내 가상자산 시장의 시가총액은 43조6000억원으로 1년 전(19조4000억원)보다 125% 증가했다. 같은 기간 고객 확인 의무를 이행한 실거래자 수도2.7% 늘어난 645만명에 달한다. 645만명은 우리나라 20~49세 인구 2070만명(행정안전부 2023년 말 기준) 중의 31.2%에 이른다. 암호화폐 투자는 24시간 거래가 가능하고 단기간에 쉽
'시장의 예상은 틀리지 않았다.' 한국은행 금융통회위원회(금통위)는 지난 11일 열린 하반기 첫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현재 연 3.5%인 기준 금리를 그대로 동결했다.18개월째 동결로 역대 최장 유지 기간이다. 금리를 올리지도 내리지도 못하는 딜레마에 빠진 기간이 우리 경제 역사상 가장 길어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2·4·5·7·8·10·11월과 올해 1·2·4·5월에 이어 12회 연속 동결이다. 앞서 한은은 지난 2021년 8월 기준 금리를 0.5%에서 0.75%로 0.25%포인트(p) 올린 것을 시작으로 총 10차례에 걸쳐 3%p를 올렸고, 2023년 2월부터는 동결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번 기준금리 동결 결정은 통화 완화를 선호하는 '비둘기파' 소수 의견 없이 금통위원 전원일치로 결정됐다. 다시 들썩이는 부동산 시장과 가계부채 급증 상황 등을 고려하면 불가피한 결정으로 보인다. 서울의 경우 아파트값 상승세가 16주 연속 이어지는 동시에 오름폭도 커지고 있다. 은행권 주택담보대출도 올해 상반기에만 27조원 가까이 급증해 2021년 상반기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한은은 금리 인하 검토 가능성을 언급했다.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결정문
국내 자본시장의 씽크탱크인 자본시장연구원은 최근 '한국 자본시장의 시장 접근성: 해외 금융기관의 시각' 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냈다. 한국 자본시장이 양적으로 세계 상위권으로 성장했지만 효용성이나 투명성은 선진 시장에 비해 한참 뒤처진다는 내용이다. 고금리·고물가에 내수 침체가 심화하고 있지만 외국인 투자가들이 역대 최대 규모로 국내 주식을 사들이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보고서여서 시장에 적잖은 충격을 줬다. 보고서는 국내 증시에서 활동하는 해외 금융기관 15곳의 관계자 45명을 익명으로 인터뷰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어느 종목을 공매도(주가 하락 베팅)할 수 있는지, 어떻게 공매도를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지침이 불명확하다' '거래 규정이나 지침이 중국에 비해 뒤떨어진다' 는 쓴소리를 쏟아냈다. 정부가 '밸류업 정책'을 통해 고질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외국인들의 입을 통해 이 문제가 재차 확인된 셈이다. 외국인은 올해 상반기(1∼6월)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22조282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1998년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후 사상 최대다. 직전 기록인 2009년(11조9832억원)의 약 2배에 달하는
요즘 1400만명에 달하는 주식 개인 투자자들의 관심사는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도입이다. 6개월 뒤인 내년 1월부터 시행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금투세는 주식·채권·펀드·파생상품 등 금융투자를 통해 일정 금액(주식 5000만원, 기타 250만원)이 넘는 소득을 거뒀을 경우 투자자에게 해당 소득의 20%를 부과하는 세금이다. 소득이 3억원 이하인 경우 20%, 3억원을 초과하는 소득에 대해서는 25%의 세율이 적용된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약 15만명이 과세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1400만 개인투자자의 1% 규모다. ‘소득이 있는 곳에 과세한다’는 조세원칙 아래 2020년 도입된 금투세는 당초 지난해 시행 예정이었으나 여야 합의로 2년 유예해 내년으로 미뤄진 상태다. 금투세 관련 논란은 올해 1월 2일 증시 개장식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이 금투세 폐지를 추진하겠다고 약속하면서다. 금투세 시행 유예가 아닌 폐지를 처음으로 공식화한 것이다. 금투세 폐지는 윤 대통령 대선 공약이다. 국회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는 금투세 폐지 요청 청원 글이 여러 건이 올라와 있다. 금투세 폐지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이 기대감은 7만 명의 사람들의 동의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몇 건은
지난 20일부터 21일까지 만 하루 사이에 한국 증시는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코스피가 2년5개월 만에 2800을 넘어서며 국내 증시에 훈풍이 분 것도 잠시, 수년간 노력했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모건스탠리가 발표하는 세계 주가지수) 선진국(DM) 지수 편입이 또 무산됐다 지난해 11월부터 적용된 공매도 금지 조치로 시장 접근성이 제한된다는 게 주된 이유다. 위기 상황이 아님에도 공매도 금지를 단행한 것이 자본시장 선진화에 역행한다고 본 것이다. 한국 자본시장의 민낯이 다시 한번 확인 된 셈이다. 공매도는 주식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고, 부정적 정보가 가격에 빠르게 반영되게 해 변동성을 줄이는 순기능이 있다. MSCI 지수는 미국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의 자회사 MSCI 바라사가 작성해 발표하는 글로벌 주가지수로 전 세계를 대상으로 투자하는 대형 펀드들의 주요 운용 기준으로 활용된다. MSCI는 자산배분 벤치마크 톱티어이다. 이 지수의 등급이 곧 전세계 투자자들이 매긴 각국 자본시장 수준이다. MSCI는 매년 전 세계 주요 증시를 선진시장, 신흥시장(이머징마켓), 프론티어시장, 독립시장으로 분류하고 있다. 미국, 독일, 일본, 이스라엘, 홍콩 등 2
우리은행에서 100억원대 대형 횡령 사고가 발생했다. 대리급 이 직원은 올해 초부터 최근까지 대출 신청서와 입금 관련 서류를 위조해 대출금을 빼돌린 뒤 그 돈을 가상화폐와 해외 선물 등에 투자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2년 전 우리은행에서는 700억원대 횡령사고가 발생했다. 이 같은 은행권의 금융 사고는 우리은행만의 일이 아니다. 올해만 KB국민은행과 NH농협은행, iM뱅크(옛 대구은행), BNK경남은행 등에서 수백억원대 사고가 잇따라 벌어졌다. 피해 규모 만큼이나 고객 돈을 횡령하고, 고객 비밀 정보를 이용해 주식투자로 부당이익을 취하고, 영엽실적을 위해 고객 서류를 위조 하는 등 사고 내용도 다양하다. 이처럼 꼬리무는 사고는 은행 내부 통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의문을 들게 하는 한편 '과연 은행을 믿을 수 있을까?' 라는 질문으로 연결된다. 더구나 우리 사회의 고액 연봉 직업군에 속한은 은행원은 일탈은 국민들을 분노하게 한다. 지난해 5대 은행 직원 1인당 평균 연봉은 1억1265만원으로 처음으로 1억1000만원을 넘어섰다. 임원 평균이 아니고 신입 포함한 직원 평균이다. 희망퇴직자에게도 역대급 보상을 제공했다. 작년 5대 은행에서 희망퇴직한 은
주요 시중은행과 투자자의 홍콩 항셍중국기업지수(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자율배상 합의 사례가 5000건을 넘어서며, 올해 상반기 1만건을 돌파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은 지난달 30일 까지 5323건의 홍콩 H지수 ELS 손실 건에 대해 투자자와 자율배상에 합의했다. 금융감독원은 3월 분쟁조정기준안을 발표하고, 지난달 중순 대표 사례 5건에 대한 배상 비율을 결정하는 등 자율배상 기준을 제시했다. 이후 은행들이 본격 혐의에 나서면서 자율배상에 속도가 붙는 모습이다. 상품을 가장 많이 판매한 KB국민은행은 지난달 27일부터 올해 1월 만기가 도래한 6300여 건의 ELS 손실 확정 계좌(중도해지 포함)를 대상으로 자율배상 협의를 시작해 지난달 말까지 절반이 넘는 3440건이 합의에 이르러, 30일까지 3569건의 배상을 마쳤다 신한은행은 992건, NH농협은행은 556건에 대한 협상 및 배상금 지급을 마무리했다. 하나은행은 이달 약 3000건의 배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은행권에서는 올해 상반기 1만건 이상의 합의가 성사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투자자들 중에는 손실액 전액 배상 등을 요구하며 분쟁
'외화 내빈'이라고 비판받은 21대 국회가 지난달 29일 끝나고 22대 국회가 개원했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1대 국회는 역대 최다인 총 2만5849건의 법률안이 발의됐고 이 중 9455건이 처리됐다. 법안처리율은 36.6%로 20대 국회(37.8%)보다도 낮아진 역대 최저치다. 조세특례제한법(조특법), 소득세법 개정안, 남녀고용평등법, 간호사법 등 중요한 민생법안들도 줄줄이 폐기됐다. 금융 분야에서는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예금자보호법(예보법), 여신전문금융업법 등이 21대 국회를 통과하지 못해 폐기됐다. 한국 정치의 민낯이 다시 한번 드러난 것이다. 22대 국회에 대한 기대감도 작아지고 있다. 여야가 채 상병 특별검사법과 연금개혁 등을 놓고 21대 국회 막바지까지 대립하면서 22대 국회 전반기 개원 협상이 지지부진했기 때문이다. 개원 협상의 핵심인 법제사법위원장과 운영위원장 자리 문제를 놓고 협상은 제자리걸음이다. 이는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확인됐다. 지난 주 한국갤럽이 공개한 정례 여론조사에 따르면, ‘22대 국회 역할 수행 전망’에 대해 48%가 ‘잘할 것’, 45%가 ‘잘못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나머지 7%는 의견을 유보했다. 갤럽은 과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6월 말까지 전면 금지했던 공매도 재개 시점을 놓고 대통령실과 금융감독원이 서로 엇박자를 내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16일 “공매도 전산 시스템 준비과정을 거쳐 이르면 다음 달을 목표로 공매도 일부 재개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공매도 재개 의지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대통령실은 22일 “이 원장의 개인적인 희망”이라며 ‘공매도 재개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이 원장은 대통령실과의 정책 혼선 논란을 해명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였다. 그는 23일 KBS2 ‘경제콘서트’에 출연해 “6월 중 재개 여부와 시점, 재개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어떤 기준으로 공매도를 재개하게 될지 등을 설명해야 할 것”이라며 “다양한 옵션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다시 불거진 정부 정책 혼선에 개인투자자 등 주식시장 참여자들의 불신감이 커지고 있다. 공매도 금지 해제 여부는 투자자들의 ‘뜨거운 감자’다. 개미로 불리는 개인투자자들은 폭락장에서 공매도를 허용하면 큰 피해를 입는다며 강하게 반대하고 있지만, 외국인 투자자 유치를 위해서는 공매도가 ‘필요악’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공매도(空賣渡)는 주가 하락을 전망하고 주식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