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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한국 증시에 대한 외국인의 쓴소리

 

국내 자본시장의 씽크탱크인 자본시장연구원은 최근 '한국 자본시장의 시장 접근성: 해외 금융기관의 시각' 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냈다. 한국 자본시장이 양적으로 세계 상위권으로 성장했지만 효용성이나 투명성은 선진 시장에 비해 한참 뒤처진다는 내용이다. 고금리·고물가에 내수 침체가 심화하고 있지만 외국인 투자가들이 역대 최대 규모로 국내 주식을 사들이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보고서여서 시장에 적잖은 충격을 줬다. 

 

보고서는 국내 증시에서 활동하는 해외 금융기관 15곳의 관계자 45명을 익명으로 인터뷰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어느 종목을 공매도(주가 하락 베팅)할 수 있는지, 어떻게 공매도를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지침이 불명확하다' '거래 규정이나 지침이 중국에 비해 뒤떨어진다' 는 쓴소리를 쏟아냈다. 정부가 '밸류업 정책'을 통해 고질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외국인들의 입을 통해 이 문제가 재차 확인된 셈이다.

 

외국인은 올해 상반기(1∼6월)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22조282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1998년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후 사상 최대다. 직전 기록인 2009년(11조9832억원)의 약 2배에 달하는 규모다. 하지만 코스피 지수는 올 들어 고작 5.37% 오르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대만 자취안지수는 28.45% 급등하고 일본 닛케이255지수는 18.28% 상승했다. 기관과 개인 투자자들이 사상 최대 규모로 국내 주식을 매도한 영향이다. 기관과 개인은 올 들어 각각 12조7507억원, 7조863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코스피의 발목을 잡았다. 특히 개인은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역대 최대 규모로 팔았다. 국내 증시에 대한 불신 등이 영향을 미쳤다.

 

국내 주식을 팔아치운 개인들은 미국 등 해외 주식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거래소와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개인의 미국 주식 보관 금액은 862억2001만달(약 119조원)으로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후 최대치다. 코로나 팬데믹 발생 전인 2019년 말(84억1565만달러)에 비해 10배가량으로 불었다. 절세 통장인 중개형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에서도 해외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 비율이 국내 ETF를 처음으로 넘어섰다. 국내 증시의 가장 ‘큰손’인 국민연금도 국내 투자 비율을 줄이고 해외 투자를 늘리고 있다. 수익성을 고려한 합리적 선택이지만, 코리아 디스카운트 고착화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정부의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노력은 오래전 시작됐다. 2022년 7월 정부는 한국의 금융체계를 영미식 증시중심체제로 개편하는 '증시중심 자금순환체계구축'이라는 장기 마스터플랜을 제시했다. 그해 코스피지수는 627.55로 한 해를 마감했고, 지난 7일 2862.23에 거래를 마쳤다. 근본적인 의문을 던지게 된다. 20여 년 전 목표가 실현되고 있는지.

 

미국 뉴욕타임스(NYT)의 토머스 프리드먼 오피니언 칼럼니스트는 2005년 출간한 '세계는 평평하다(The World is Flat)'에서 개인과 기업, 국가가 경계를 넘어 경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외국인투자가들은 "선진 주식시장의 공통적인 특징은 개방된 경쟁과 동등하고 공정하게 적용되는 규칙과 규제"라고 말한다. 새겨들어야 할 대목이다.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결을 위한 정답은 나와 있다. 한마디로 정부정책 의지의 일관성과 정책추진과정의 투명성이다. 외국인과 개인이 정부 정책을 믿지 못해 국내 시장을 외면하는 상황이 계속된다면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는 멀어질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