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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 노트


[기자수첩] 행동주의 펀드에 대한 오해

[FETV=임종현 기자] "시장에서 행동주의 펀드를 바라보는 시선이 결코 우호적이지만은 않다. 일부 행동주의 펀드가 단기 성과에 집착하거나 과도한 요구로 논란을 만든 사례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다만 모든 행동주의 펀드의 활동을 같은 잣대로 볼 수는 없다. 기업가치가 훼손되고 있다고 판단될 때 주주로서 문제를 제기하고 개선을 요구하는 것 역시 정당한 역할이다."

 

한 자산운용사 부사장의 이 말에는 국내 자본시장을 향한 아쉬움이 담겨 있다. 논란이 됐던 일부 사례가 전체 인식을 규정하면서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정상적인 주주 활동까지도 동일한 잣대로 묶이고 있다는 것이다.

 

행동주의 펀드의 본질은 주주로서의 권리 행사다. 기업 가치가 저평가돼 있고 그 원인이 지배구조나 의사결정 구조에 있다면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주주의 정당한 역할에 가깝다. 이사회 구성과 운영이 기업가치에 직결되는 금융지주에서는 이런 문제의식이 더욱 분명하게 드러난다.

 

그간 금융지주 이사회를 들여다보면 사외이사의 독립성 측면에서 아쉬움이 적지 않았다. 이사회 구성원이 경영진과 임기를 같이하는 구조가 반복되면서 견제 기능이 약화됐다는 지적이다.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통한 선임 절차를 두고 있지만 실제로는 경영진과 대주주의 영향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않다는 평가도 나온다.

 

최근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지배구조 개선에 목소리를 낸 것도 이러한 문제의식과 맞닿아 있다. 금융당국은 3월 말까지 지배구조 개선안을 마련한 뒤 이를 반영한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준비할 방침이다. 당국이 제시한 개편의 핵심은 회장 임기와 겹치는 사외이사 임기 분산 등이다.

 

행동주의 펀드 역시 금융회사 지배구조 개선을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다. 이 같은 변화가 기업가치 제고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자사주 매입이나 배당 확대 등 주주환원 정책도 중요하지만 그에 앞서 이사회가 제 역할을 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는 것이 우선이라는 문제의식이다.

 

행동주의 펀드가 요구했던 사안들이 금융지주 전반에 점차 반영되는 흐름이다. 이들이 제안했던 주주 추천 사외이사제 도입과 사외이사 전원의 임원후보추천위원회 참여 등이 반영되며 지배구조 변화의 첫 발걸음 뗐다. 행동주의 펀드가 제기해 온 문제의식이 제도 개선 논의와 맞물리며 현실적인 변화로 이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행동주의 펀드를 바라보는 기존의 시선 역시 이 지점에서 재고할 필요가 있다. 단순한 갈등 요인이나 부담으로 치부하기보다 기업가치 훼손 여부를 점검하고 이사회와 지배구조가 주주 관점에서 제대로 작동하는지를 묻는 과정으로 받아들일 여지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