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장기영 기자] 올 들어 자동차보험 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손해보험사들이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고민에 빠졌다. 치솟는 손해율과 쌓이는 적자를 생각하면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지만, 선거철 표심을 의식한 정치권의 가격 통제 압박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재명 정부가 연일 서민 물가 안정을 강조하는 가운데 거대 여당과 금융당국이 보험료 인상을 가만히 내버려 둘리 없다는 얘기가 선거를 7개월여 앞둔 지금부터 손보업계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삼성화재, D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현대해상, KB손해보험 등 5개 대형 손보사의 개별 재무제표 기준 올해 1~3분기(1~9월) 당기순이익 합산액은 5조5245억원으로 전년 동기 6조7106억원에 비해 1조1861억원(17.7%) 감소했다. 이 기간 DB손보를 제외한 4개 대형사의 자동차보험 보험손익이 적자로 전환했다.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한 DB손보 역시 보험이익이 90% 가까이 급감했다. 5개 대형사의 평균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80.9%에서 85.2%로 4.3%포인트(p) 상승한 결과다. 손해율은 고객으로부터 받은 보험료 대비 지급한 보험금의 비율로, 자동차보험 적정 손해율은 80% 수준이다. 자동차보험 시장점유
[FETV=박원일 기자] GS건설과 SK에코플랜트가 동시에 환경부문을 사실상 정리하면서 사업 구조 재편에 들어갔지만 이후의 전략 방향은 완전히 다르게 전개되고 있다. 공통된 출발점에서 두 회사는 ‘본업 강화’와 ‘업의 전환’이라는 상반된 길을 택했다. GS건설은 환경사업 철수를 계기로 건축·주택 중심의 전통 사업으로 회귀한다. 브랜드 경쟁력과 정비사업 파이프라인 등 기존 강점을 재정비하며 시장 변동성 속에서 안정성과 회복력을 높이는 전략이다. 결국 GS건설은 ‘리스크 축소’와 ‘본업 복원’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주거 브랜드 ‘자이’의 브랜드가치 상승,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도시정비 수요 증가는 GS건설이 주택 중심 체제로 다시 무게를 싣는 주요 배경이다. GS건설에게 환경부문 정리는 곧 ‘익숙한 영역에서 수익 기반을 다시 구축하는 과정’에 가깝다. 반면, SK에코플랜트는 환경부문 정리를 계기로 건설사의 틀 자체를 벗어나려 한다. 반도체·배터리·데이터센터 등 첨단산업시설 중심의 포트폴리오로 구조를 전면 전환하면서 사실상 새로운 업의 정체성을 만드는 중이다. SK에코플랜트는 글로벌 첨단 생산설비 시장의 성장을 기회로 삼아 미국·동남아 중심의 해외 사업 확장
[FETV=김선호 기자] “실적 관리가 중요하지 않았죠. 신약의 경쟁력과 가치를 증명하는 게 우선이고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개발 단계에서 R&D 투자에 따른 손실은 당연한 얘기였죠. 하지만 지금은 미래를 증명하기보다는 과거의 실적 관리에 신경을 써야만 하는 처지입니다” 바이오 기업의 고위 관계자는 최근 만나자마자 한숨을 내쉬며 투자유치의 고충을 토로했다. 코로나19로 요동쳤던 바이오 시장이 이제는 자금난으로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장기간에 걸쳐 임상을 진행해야 하는 상황에 실탄 부족은 생존의 불확실성을 높인다. R&D 중심의 바이오는 그동안 실적 관리보다는 투자유치가 중요했다. 개발단계에서 기술이전을 하지 않는 이상은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할 수는 없었다. 연구개발비 부담으로 인해 영업손실이 이어지는 것도 이상 현상은 아니었다. 실적은 정말 '숫자' 그 이상의 의미를 담아내지 못했다. 투자유치 경쟁력은 후보물질의 임상 승인 가능성과 상용화 시 기대할 수 있는 시장점유율이었다. 향후 시장점유율과 이에 따른 후보물질의 가치 산정은 비교적 단순하다. 우선적으로 의약품 시장규모 중 후보물질 치료제가 차지하는 비중 등을 계산한다. 해당 자료는 대
[FETV=이신형 기자] “독과점으로 서비스 축소한다”, “통합 앞두고 갑질 시작인가” 최근 대한항공의 좌석 개편을 둘러싸고 일부 여론이 쏟아낸 비판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이 가시화된 가운데 터져 나온 논란의 초점은 자연스럽게 ‘독과점’에 맞춰졌다. 서비스 조정의 의미보다 시장 지배력 확대에 대한 불안이 먼저 작동한 셈이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12월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마무리했고 2027년 초 통합 항공사 출범을 예고했다. 아시아나항공 브랜드는 소멸하고 아시아나항공의 LCC 자회사인 에어부산·에어서울도 대한항공 LCC인 진에어로 편입될 계획이다. 다만 국내 유일 메가캐리어(초대형 항공사) 체제가 탄생하며 시장의 기대가 커지는 만큼 시장의 우려도 동시에 커지고 있다. 논란의 기폭제는 최근 통합 과정에서 맞닥뜨린 독과점 우려다. 올해 대한항공은 보잉 777-300ER 기종 11대에 대한 3-4-3 좌석 개편과 프레스티지석 도입 계획을 발표했다. 기존보다 줄어든 좌석 크기에 소비자들은 해당 계획을 ‘통합 대비 서비스 축소’로 해석했고 이는 독과점 논란에 불을 지폈다. 특히 아시아나항공이 2021년 2000%가 넘는 부채비율로 한계에 직면하며 산업 구조
[FETV=임종현 기자] 중금리 개인신용 대출을 공급하던 P2P금융 기업 렌딧이 영업을 종료했다. 2019년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법(온투법) 제정으로 제도권 금융에 편입된 지 불과 6년 만이다. 온투법은 당시 국회 본회의에서 여당, 야당, 소수정당을 막론하고 압도적 찬성으로 통과됐다. 이는 P2P금융을 제도권에 들여놓고 포용적 금융의 한 축으로 키워보자는 사회적 합의의 결과였다. 하지만 지금의 현실은 그 약속과 다소 거리가 있다. 중금리 개인신용대출을 활성화하겠다는 정책적 취지는 제도 속에서 오히려 갇혔고 혁신의 에너지는 규제의 벽 앞에서 소진됐다. 금융기관의 온투업 투자 불허, 개인투자 한도 제한, 예약거래 금지 등 다층적 규제가 그 벽을 더욱 높였다. 법제화로 투명성과 안정성은 높아졌으나 시장의 자생력을 키울 유인책은 끝내 마련되지 못했다. 그 결과는 냉혹했다. 2022년 하반기 부동산 경기 위축과 금리 부담이 겹치며 온투업 연계대출 잔액은 1조원 내외에서 정체됐고 자격요건을 갖춘 일부 업체만 살아남는 구조조정이 이어졌다. 2019년 237개였던 온투업체 수는 올해 10월 말 51개로 급감했고 이 중에서도 실제로 영업을 이어가는 곳은 절반에 미치지 못하고
[FETV=나연지 기자] 지난해 삼성전자의 주요 벤더들은 혹독한 시간을 보냈다. 메모리 업황 둔화와 설비투자 축소로 장비·소재 기업들의 실적이 줄줄이 꺾였다. 그러나 올해 들어 판이 달라졌다. HBM(고대역폭메모리) 전환이 본격화되며 반도체 산업의 중심축이 ‘속도’에서 ‘완성도’로 옮겨갔기 때문이다. HBM 공정은 적층·레이저·식각·테스트 전 과정이 맞물려야 수율이 확보된다. 이 복잡한 밸류체인 속에서 한미반도체, 이오테크닉스, 솔브레인, 두산테스나, 하나마이크론, 하나머티리얼즈, 티씨케이 등 국내 벤더들은 각자의 기술 영역에서 핵심 축을 담당한다. 한미반도체의 하이브리드 본더가 적층 정밀도를 높이고, 이오테크닉스의 레이저 리페어 기술이 수율을 안정화한다. 솔브레인·하나머티리얼즈·티씨케이의 케미컬·세라믹 부품이 공정 균일성을 뒷받침하고, 두산테스나와 하나마이크론은 테스트·패키징을 통해 제품 신뢰도를 완성한다. 삼성전자도 이들을 단순한 납품사로 보지 않는다. DS(반도체) 부문은 매년 ‘상생협력 Day’를 열고 1·2·3차 협력사를 대상으로 상생펀드·공정개선 지원사업·기술컨설팅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또한 별도의 ESG 펀드를 조성해 협력사의 환경·안전·지속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