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이신형 기자] 지난해 국내 상장 LCC(저비용 항공사) 4사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고환율이 장기화되고 국내 LCC 간 출혈경쟁과 저조한 내수 수요 회복 흐름 등이 겹치며 잇따라 수익성 악화를 겪고 있다. 국내 LCC 가운데 유럽, 미주 노선 등 중장거리 노선을 맡고 있는 티웨이항공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티웨이항공이 유럽 노선을 맡게 된 배경을 들여다보면 단순한 노선 확대가 아닌 정부의 운수권 재배분과 산업 구조가 맞물린 결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달라진다. 정부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 이후의 독과점 우려를 낮추기 위해 일부 운수권을 타 항공사에 재배분했다. 이 과정에서 유럽과 같은 장거리 노선을 실제로 운항할 수 있는 기단을 갖춘 국내 LCC는 사실상 티웨이항공이 유일했다. 결과적으로 티웨이항공은 시장 경쟁력 확대라기보다 정책적 필요에 따라 장거리 노선을 맡게 된 측면이 강하다. 문제는 티웨이항공과 같은 LCC의 사업 구조가 장거리 노선과 근본적으로 맞지 않는다는 점이다. LCC는 단거리 고회전 운항과 낮은 운임 등을 기반으로 수익을 내는 항공사 모델이다. LCC 입장에서 유럽 노선과 같은 중장거리 노선의 경우 운항 시간 자체가 길어 항공기
[FETV=임종현 기자] "시장에서 행동주의 펀드를 바라보는 시선이 결코 우호적이지만은 않다. 일부 행동주의 펀드가 단기 성과에 집착하거나 과도한 요구로 논란을 만든 사례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다만 모든 행동주의 펀드의 활동을 같은 잣대로 볼 수는 없다. 기업가치가 훼손되고 있다고 판단될 때 주주로서 문제를 제기하고 개선을 요구하는 것 역시 정당한 역할이다." 한 자산운용사 부사장의 이 말에는 국내 자본시장을 향한 아쉬움이 담겨 있다. 논란이 됐던 일부 사례가 전체 인식을 규정하면서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정상적인 주주 활동까지도 동일한 잣대로 묶이고 있다는 것이다. 행동주의 펀드의 본질은 주주로서의 권리 행사다. 기업 가치가 저평가돼 있고 그 원인이 지배구조나 의사결정 구조에 있다면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주주의 정당한 역할에 가깝다. 이사회 구성과 운영이 기업가치에 직결되는 금융지주에서는 이런 문제의식이 더욱 분명하게 드러난다. 그간 금융지주 이사회를 들여다보면 사외이사의 독립성 측면에서 아쉬움이 적지 않았다. 이사회 구성원이 경영진과 임기를 같이하는 구조가 반복되면서 견제 기능이 약화됐다는 지적이다.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통한 선임 절차를 두고 있지만
[FETV=권현원 기자] 하나금융그룹이 지난달 30일 연간 경영실적 발표를 통해 ‘실적 부문’의 2025년 한 해를 마무리했다. 하나금융은 그룹 최초로 연간 4조원대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연간 실적발표 컨퍼런스콜 시작 초반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이 깜짝 등장했다. 주요 금융지주 컨퍼런스콜은 통상 그룹의 최고재무책임자(CFO) 중심으로 진행되는 만큼 회장이 현장에 직접 등장하는 것은 굉장히 이례적인 일로 평가된다. 실제 현재 국내 주요 금융지주사 중 회장이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 직접 등장한 사례는 2023년 4월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과 2024년 10월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 정도다. 이 중 양 회장의 경우 직접 등장이 아닌 설명 영상으로 대신했다. 함 회장은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모든 이해관계자들을 향한 감사 인사와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 이후 그는 그동안의 성과 분석, 앞으로의 과제, 신성장 동력 확보 등과 관련한 발언을 이어 나갔다. 특히 최우선 과제로는 비은행 부문 펀더멘탈 강화가 언급됐다. 증권·캐피탈 등 그룹의 주요 비은행 자회사들이 투입된 자본 대비 충분한 수익을 달성할 경우, 그룹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이 목표
[FETV=신동현 기자] 넥슨이 최근 모바일 게임 ‘메이플 키우기’에서 발생한 확률 조작 논란에 대해 내놓은 답은 ‘전액 환불’이었다. 단순히 논란이 된 특정 아이템에 대한 보상이 아니다. 지난해 11월 출시 시점부터 현재까지 이용자가 게임에 쏟아부은 모든 결제 내역을 돌려주겠다는 것이다. 예상 환불 규모만 최소 1500억원대에 달할 전망이다. 그간 국내 게임사의 확률형 아이템 보상은 극히 보수적이었다. 보통 표기 오류가 적발될 경우 특정 아이템에 국한된 환불이나 게임 내 재화 지급으로 대응하는 것이 관례였다. 그런 상황에서 넥슨의 이번 조치는 파격적이라 볼 수 있다. 넥슨이 이런 선택을 한 배경에는 결국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염두에 뒀을 것이다. 지난해 8월부터 시행된 개정 게임산업법은 확률형 아이템 정보를 거짓 고지할 경우 손해액의 최대 3배까지 배상해야 한다. 이번 전액 환불 조치에는 이러한 부분을 냉정하게 계산했을 것이다. 실제로 환불 공지 직후 한국게임이용자협회의 공정위 신고가 곧바로 철회되기도 했다. 그렇다해도 이번 사태 때 가장 눈에 띄었던 건 '사과문'이었다. 대표이사들이 직접 전면에 나서 “어떤 변명도 없이 사죄드린다”는 표현을 사용하며 고개를
[FETV=장기영 기자]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It's the economy, stupid).” 지난 1992년 미국 대통령 선거 당시 민주당 후보였던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진영에서 내건 선거 구호다. 이 구호는 경제 불황에 시달리던 유권자들의 표심을 파고들면서 열세였던 클린턴 전 대통령을 대선 승리로 이끌었다. 유권자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문제, 즉 먹고 사는 문제를 제대로 짚은 것이 승리로 이어졌다. 그로부터 30년 이상이 흐른 지금, 앞다퉈 금융소비자 보호를 외치고 있는 보험사들을 보면서 이 구호가 떠올랐다. 보험업계는 금융당국의 소비자 보호 기조 강화에 따라 올해 연초부터 요란한 선포식과 결의대회를 이어가고 있다. 대표이사를 비롯한 임직원들이 모여 소비자보호헌장을 낭독하고 팻말을 들어 보이는 사진을 촬영해 대대적인 홍보에 나섰다. 그러나 이 같은 일회성 행사는 소비자 보호의 핵심을 짚어내지 못한 보여주기에 불과하다. 상품 판매 과정을 투명화하고 민원을 신속히 해결하겠다는 뻔한 다짐은 소비자가 아닌 금융당국 비위 맞추기일 뿐이다. 이러한 방식으로는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을 수 없다. 보험사에게 가장 중요한 소비자 보호는 약속한 보험금을 제때 주는
[FETV=박원일 기자] 분양이 회복되면 양호한 실적이 뒤따르고 대형 개발에 나서면 건전성 훼손 우려가 고개를 든다. 광역개발공사를 둘러싼 평가는 언제나 이처럼 두 갈래로 갈린다. 공공기관으로서의 역할을 다하라는 주문과 민간 기업처럼 성과를 내라는 요구가 동시에 작동하는 구조 때문이다. 최근 SH를 비롯해 대구·울산·전북의 광역개발공사를 차례로 점검하며 확인한 것도 바로 이 지점이었다. 광역개발공사 관련 기사에는 유독 비슷한 구조가 반복된다. ‘수익성이 개선됐다’, ‘실적이 반등했다’는 평가 뒤에는 어김없이 ‘부채 증가’, ‘현금흐름 부담’, ‘재무 건전성 시험대’라는 단서가 붙는다. 성과와 부담이 동시에 등장하는 이 공식은 우연이 아니다. 광역개발공사의 사업 구조 자체가 그렇게 설계돼 있기 때문이다. 공공기관에게 ‘잘했다’는 평가가 가장 위험해지는 순간은 아이러니하게도 실적이 좋아질 때다. 분양 회복이나 대형 개발사업 착수, 국책사업 참여는 단기적으로 외형과 수익성을 끌어올리지만 그 과정에서 선투자와 차입 확대가 불가피하다. 회수 시점은 길고 불확실한 반면, 재무 지표의 부담은 비교적 빠르게 드러난다. 성과의 출발점이 곧 리스크의 시작점이 되는 구조다. 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