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신동현 기자] 넥슨이 최근 모바일 게임 ‘메이플 키우기’에서 발생한 확률 조작 논란에 대해 내놓은 답은 ‘전액 환불’이었다. 단순히 논란이 된 특정 아이템에 대한 보상이 아니다. 지난해 11월 출시 시점부터 현재까지 이용자가 게임에 쏟아부은 모든 결제 내역을 돌려주겠다는 것이다. 예상 환불 규모만 최소 1500억원대에 달할 전망이다. 그간 국내 게임사의 확률형 아이템 보상은 극히 보수적이었다. 보통 표기 오류가 적발될 경우 특정 아이템에 국한된 환불이나 게임 내 재화 지급으로 대응하는 것이 관례였다. 그런 상황에서 넥슨의 이번 조치는 파격적이라 볼 수 있다. 넥슨이 이런 선택을 한 배경에는 결국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염두에 뒀을 것이다. 지난해 8월부터 시행된 개정 게임산업법은 확률형 아이템 정보를 거짓 고지할 경우 손해액의 최대 3배까지 배상해야 한다. 이번 전액 환불 조치에는 이러한 부분을 냉정하게 계산했을 것이다. 실제로 환불 공지 직후 한국게임이용자협회의 공정위 신고가 곧바로 철회되기도 했다. 그렇다해도 이번 사태 때 가장 눈에 띄었던 건 '사과문'이었다. 대표이사들이 직접 전면에 나서 “어떤 변명도 없이 사죄드린다”는 표현을 사용하며 고개를
[FETV=장기영 기자]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It's the economy, stupid).” 지난 1992년 미국 대통령 선거 당시 민주당 후보였던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진영에서 내건 선거 구호다. 이 구호는 경제 불황에 시달리던 유권자들의 표심을 파고들면서 열세였던 클린턴 전 대통령을 대선 승리로 이끌었다. 유권자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문제, 즉 먹고 사는 문제를 제대로 짚은 것이 승리로 이어졌다. 그로부터 30년 이상이 흐른 지금, 앞다퉈 금융소비자 보호를 외치고 있는 보험사들을 보면서 이 구호가 떠올랐다. 보험업계는 금융당국의 소비자 보호 기조 강화에 따라 올해 연초부터 요란한 선포식과 결의대회를 이어가고 있다. 대표이사를 비롯한 임직원들이 모여 소비자보호헌장을 낭독하고 팻말을 들어 보이는 사진을 촬영해 대대적인 홍보에 나섰다. 그러나 이 같은 일회성 행사는 소비자 보호의 핵심을 짚어내지 못한 보여주기에 불과하다. 상품 판매 과정을 투명화하고 민원을 신속히 해결하겠다는 뻔한 다짐은 소비자가 아닌 금융당국 비위 맞추기일 뿐이다. 이러한 방식으로는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을 수 없다. 보험사에게 가장 중요한 소비자 보호는 약속한 보험금을 제때 주는
[FETV=박원일 기자] 분양이 회복되면 양호한 실적이 뒤따르고 대형 개발에 나서면 건전성 훼손 우려가 고개를 든다. 광역개발공사를 둘러싼 평가는 언제나 이처럼 두 갈래로 갈린다. 공공기관으로서의 역할을 다하라는 주문과 민간 기업처럼 성과를 내라는 요구가 동시에 작동하는 구조 때문이다. 최근 SH를 비롯해 대구·울산·전북의 광역개발공사를 차례로 점검하며 확인한 것도 바로 이 지점이었다. 광역개발공사 관련 기사에는 유독 비슷한 구조가 반복된다. ‘수익성이 개선됐다’, ‘실적이 반등했다’는 평가 뒤에는 어김없이 ‘부채 증가’, ‘현금흐름 부담’, ‘재무 건전성 시험대’라는 단서가 붙는다. 성과와 부담이 동시에 등장하는 이 공식은 우연이 아니다. 광역개발공사의 사업 구조 자체가 그렇게 설계돼 있기 때문이다. 공공기관에게 ‘잘했다’는 평가가 가장 위험해지는 순간은 아이러니하게도 실적이 좋아질 때다. 분양 회복이나 대형 개발사업 착수, 국책사업 참여는 단기적으로 외형과 수익성을 끌어올리지만 그 과정에서 선투자와 차입 확대가 불가피하다. 회수 시점은 길고 불확실한 반면, 재무 지표의 부담은 비교적 빠르게 드러난다. 성과의 출발점이 곧 리스크의 시작점이 되는 구조다. 문
[FETV=김선호 기자] 정부가 14년 만에 다시 꺼내든 약가인하 방안은 제약업계에 충격을 안겼다. 보건복지부는 신약개발 생태계 조성과 환자의 약제비 부담을 완화하겠다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제약업계는 오히려 수익성 악화로 인해 R&D(연구개발) 투자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를 표했다. 정부와 제약사가 제네릭(복제약) 약가인하를 두고 여전히 대립을 이어가고 있다. 제약업계는 ‘제약바이오산업 발전을 위한 제도 개편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정부에 약가인하 재검토를 촉구하고 있다. 그럼에도 약가인하 등이 담긴 제도 개선안을 정부가 예정대로 추진할 것이라는 시각에 무게가 실린다. 이 가운데 혁신형 제약기업에 포함되지 못한 업체가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상황이다. 약가인하 시행 시 혁신형 제약기업을 중심으로 혜택(약가산정률 가산 등)을 부여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혁신형 제약기업은 일정 규모 이상의 연구개발 투자를 통해 정부의 인증을 받은 기업을 의미한다. 2024년 6월 기준 혁신형 제약기업으로 인증을 받은 곳은 42개사다. 그중 일반 제약사는 28개, 바이오 벤처사는 11개, 외국계 제약사는 3개다. 기존에는 혁신형 제약기업에게 모두 약가산정률 68%의 가산을
[FETV=이건혁 기자] “얼마 전에 공지가 내려왔어요. 매년 지급되던 복지포인트를 반으로 깎고, 나머지는 성과급 형태로 전환한다는 내용이었죠. 이거 때문에 분위기가 뒤숭숭해요.” 빗썸의 한 직원은 씁쓸하게 말했다. 불만의 핵심은 ‘돈’ 그 자체만은 아니다. 매년 당연하게 이어질 거라 믿었던 복지 제도가 회사 사정에 따라 언제든 손쉽게 바뀔 수 있다는 신호로 읽혔기 때문이다. 더 민감한 건 ‘시점’이다. 최근 가상자산 시장은 예년만 못한 거래 흐름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상반기 기준 국내 가상자산 거래업자들의 일평균 거래규모는 6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2024년 하반기 대비 12% 감소한 수준이다. 실적도 궤를 같이했다. 같은 기간 가상자산 거래업자들의 영업손익은 7446억원에서 6185억원으로 17% 줄었다. 업계 특성상 거래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수료가 수익의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거래규모 둔화는 곧바로 실적 압박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현장 체감은 더 빠르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4분기 들어 거래량 감소가 눈에 띄게 느껴졌다는 말이 나온다. 이후 반등 신호가 뚜렷하지 않으면서, 4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우려도 커지는 분위기다. 빗썸에
[FETV=이신형 기자] 최근 '홈플러스 사태'로 인해 검찰이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법원에 청구했다. 기각됐긴 했지만 이 사건은 단순히 한 사모펀드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넘어, 사모펀드 전체에 대해 '책임 공백'이라는 문제를 던진다. 홈플러스 사태를 계기로 다시 제기된 질문은 단순하다. 사모펀드는 기업 경영에 개입하면서 어디까지 책임을 져야 하는가에 대한 것이다. 그간 이 질문은 늘 단순히 논쟁의 영역에 머물렀지만 MBK파트너스의 ‘홈플러스 사태’와 '고려아연 영풍 분쟁 개입'을 통해 보다 선명하게 확인할 수 있다. MBK파트너스는 국내 사모펀드 시장의 상징적 존재다. 지난 2015년에는 홈플러스를 통해 유통업 전반에 깊숙이 개입했고, 지난 2024년에는 고려아연과 영풍 간 경영권 갈등의 한 축으로 등장했다. 업종은 다르지만 재무 구조를 중심으로 경영에 깊숙히 관여하고 차입을 전제로 한 투자 방식을 통해 엑시트를 최종 목표로 삼는다는 점은 동일하다. 홈플러스 사태는 이 같은 투자 논리의 한계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검찰은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의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을 인지한 상태에서도 단기성 채권을 발행했고 이것이 투자자 보호 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