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나연지 기자] 지난해 삼성전자의 주요 벤더들은 혹독한 시간을 보냈다. 메모리 업황 둔화와 설비투자 축소로 장비·소재 기업들의 실적이 줄줄이 꺾였다. 그러나 올해 들어 판이 달라졌다. HBM(고대역폭메모리) 전환이 본격화되며 반도체 산업의 중심축이 ‘속도’에서 ‘완성도’로 옮겨갔기 때문이다. HBM 공정은 적층·레이저·식각·테스트 전 과정이 맞물려야 수율이 확보된다. 이 복잡한 밸류체인 속에서 한미반도체, 이오테크닉스, 솔브레인, 두산테스나, 하나마이크론, 하나머티리얼즈, 티씨케이 등 국내 벤더들은 각자의 기술 영역에서 핵심 축을 담당한다. 한미반도체의 하이브리드 본더가 적층 정밀도를 높이고, 이오테크닉스의 레이저 리페어 기술이 수율을 안정화한다. 솔브레인·하나머티리얼즈·티씨케이의 케미컬·세라믹 부품이 공정 균일성을 뒷받침하고, 두산테스나와 하나마이크론은 테스트·패키징을 통해 제품 신뢰도를 완성한다. 삼성전자도 이들을 단순한 납품사로 보지 않는다. DS(반도체) 부문은 매년 ‘상생협력 Day’를 열고 1·2·3차 협력사를 대상으로 상생펀드·공정개선 지원사업·기술컨설팅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또한 별도의 ESG 펀드를 조성해 협력사의 환경·안전·지속가능
[FETV=권현원 기자] “그룹 CFO 박종무입니다. 두 가지 질문이 저희한테는 조금 아픈 질문인 것 같습니다.” 최근 진행된 하나금융지주(이하 하나금융)의 3분기 경영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비은행 부문과 보통주자본비율(CET1)에 대해 묻는 한 애널리스트의 질문에 대한 박종무 하나금융지주 최고재무책임자(CFO)가 답변 서두에서 꺼낸 말이다. 이 애널리스트의 질문의 요지는 하나금융의 비은행 부문이 여전히 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이유와 환율 민감도가 높은 하나금융 특성상 기존에 약속한 13%대 CET1 유지 목표가 여전히 유효한지를 묻는 것이었다. 이 중 특히 하나금융의 비은행 부문의 기여도는 여러 부분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실제 3분기 연결 기준 하나금융 비은행 부문의 누적 당기순이익은 5890억원으로, 그룹 전체 순이익에 기여하는 비중은 13%였다. 이는 전분기에서 3% 가까이 빠진 수준이다. 지난해 10% 이상 대폭 끌어올렸던 비중이 재차 하락 전환했다는 점도 비은행 부문 관련 질문이 ‘아픈 질문’으로 작용하는 이유다. 앞서 하나금융의 비은행 부문 기여도는 2023년 4.7%를 기록하며 한 자릿수까지 내려 앉았지만, 이듬해인 2024년에는 15
[FETV=신동현 기자] 4년 전 SK텔레콤의 ‘AI 기업’ 변신을 선언하고 그 과정을 이끌던 유영상 대표가 최근 물러난다. 지난 10월 30일 SK텔레콤은 신임 대표이사로 정재헌 사장을 선임했다. SK텔레콤은 정 신임 CEO가 공직과 그룹 주요 보직을 두루 거친 만큼 기본과 원칙을 바탕으로 조직의 내실을 강화하고 대내외 신뢰 회복에 집중할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유영상 전 대표는 2021년 취임 직후 ‘AI & 디지털 인프라 서비스 컴퍼니(SKT 2.0)’를 제시하며, 국내 1위 통신사를 넘어 ‘글로벌 AI 컴퍼니’로의 도약을 목표로 삼았다. 이후 SK텔레콤은 ▲AI 인프라 ▲AIX(산업 전반의 AI 전환) ▲AI 서비스 등 세 축으로 구성된 ‘AI 피라미드 전략’을 수립하고, AI 데이터센터(AI DC), GPUaaS, 엣지 AI, 텔코 특화 LLM(거대언어모델) 등 핵심 사업을 추진해왔다. 2022년 선보인 개인화 서비스 ‘에이닷(A.)’은 세계 최초 한국어 기반 LLM을 활용해 2025년 현재 월간 이용자 1000만명을 돌파했다. 기업용 AI컨택센터(AICC) 역시 금융·렌털 업종을 중심으로 매출이 매년 두 배 이상 성장하며 B2B 사업의 핵심으
[FETV=장기영 기자] 최근 ‘사법개혁’ 논란의 중심에 선 대법원과 대법원장의 거취가 연일 언론에 오르내리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대법관을 현재 14명에서 26명으로 증원하는 내용을 포함한 ‘사법개혁안’을 발표하며 조희대 대법원장의 사퇴를 압박하고 나섰다. 반면, 야당인 국민의힘은 여당의 이 같은 움직임을 ‘사법쿠데타’로 규정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지켜보는 전직 대법관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이제 변호사 신분이 된 두 명의 전직 여성 대법관이 서울 서초동 삼성타운에 모였다. 삼성 보험계열사인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사외이사로 약 7년만에 다시 만나게 된 박보영 전 대법관과 김소영 전 대법관이 그 주인공이다. 두 사람은 지난 2012년부터 2018년까지 6년간 대법관으로 재임하며 함께 판결을 했다. 두 전직 여성 대법관이 삼성 보험계열사에서 나란히 사외이사로 활약하는 것은 처음이다. 공교롭게도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본사는 두 사람이 몸담았던 대법원과 멀지 않다. 삼성생명은 오는 11월 28일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해 박 전 대법관을 신임 사외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박 전 대법관은 1961년생으로 전주여고와 한양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FETV=박원일 기자] 국내 건설현장은 지금 전환점에 서 있다. 한때 젊은 노동력으로 북적이던 현장은 내국인 청년층의 유입이 눈에 띄게 줄어 이제 50~60대 이상 고령 근로자가 주축이 됐다. 현장마다 ‘젊은 사람 보기가 어렵다’는 말이 현실이 됐다. 빈자리를 채우는 것은 외국인 근로자들이다. 건설업의 외인화는 이미 돌이킬 수 없는 흐름이 됐다. 하지만 언어·문화 장벽과 기술 수준의 차이는 ‘생산성’과 ‘안전’에 새로운 부담을 안긴다. 숙련도 격차로 인한 공정 지연·안전사고 우려는 현장의 고질적인 고민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런 인력난 속에서 대형 건설사들은 ‘기술이 답’이라며 스마트 건설, 자동화, 로봇 시공 등에 힘을 쏟고 있다. 현대건설도 예외가 아니다. 디지털트윈, 로보틱스, 인공지능(AI) 기반의 스마트건설 기술을 포함해 전 구간 실시간 모니터링 디지털 관제부터 웨어러블 로봇, 자율주행 드론까지 첨단 건설기술 등으로 효율화를 꾀하고 있다. 그러나 기술이 현장 문제를 단숨에 해결해주지는 않는다. 로봇은 정형화된 작업에는 능하지만 불규칙하고 복잡한 공사 현장에서는 여전히 사람의 손을 필요로 한다. 첨단 장비를 도입해도 이를 운용할 숙련 인력과 시스템 이
[FETV=김선호 기자] 최근 SNS 상에서 ‘영포티(Young Forty)’가 조롱의 대상이 됐다. 젊은 40대가 아니라 젊은 척하는 이미지가 형성되면서 반감을 사기도 한다. 젊어 보이려고 애써 노력하는 패션, 묘한 꼰대 감성, 2030을 이해하지 못하는 중년이라는 말로 표현되기도 한다. 처음부터 조롱의 대상으로 영포티라는 신조어가 생긴 것은 아니었다. 말 그대로 외모뿐만 아니라 라이프스타일, 마인드 등 자기관리를 하며 젊게 사는 40대를 의미했다. 1990년대에 X세대 붐을 일으킨 1970년대생부터 1980년대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가 이에 속한다. X세대는 주위의 눈치를 보지 않는 개성파, 경제적 풍요 속에서 성장했던 세대로 1990년대 보급된 워크맨과 당시 유행한 삐삐가 이들을 대변한다. 파격적인 음악과 춤으로 흥행한 ‘서태지와 아이들’도 상징적인 존재다. X는 ‘정의할 수 없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후 등장한 밀레니얼 세대는 ‘N세대’로 불리기도 했다. N세대는 넷 제너레이션(Net Generation)의 줄임말로 각종 디지털 매체를 선택적으로 활용하는 문화의 주체로 등장했다. 정보사회학자인 돈 탭스콧은 ‘디지털 환경에서 태어나고 성장한 세대’로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