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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가만히 있으면 중간은 간다

 

우리나라 속담 중에 “가만히 있으면 중간은 간다”는 말이 있다. 허튼 짓을 하지 않으면 부정적인 이미지는 막을 수 있다는 뜻이다. 여기에는 “무슨 일이 있든 무작정 가만히 있거나 침묵하는 것도 좋은 건 아니다”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지난 번 기자수첩에서 기자는 강력범죄의 원인, 중독물질 주장 등 미디어의 연례행사와 같은 ‘게임 탓’ 에 대해 이야기한 바 있다. 두 달이 다되어가는 시점이지만 여전히 제작진의 추가 해명문은 없는 상태며, 해명마저 지지부진하다. ‘가만히 있으면 중간은 간다’라는 속담에서 찾을 수 있는 모든 부정적 의미의 결정체다. 해당 방송에 대해 게이머들은 여전히 분노의 감정을 가지고 있다.

 

게이머들의 분노게이지는 여전히 높아지기만 한다. 최근 한 국회의원이 카카오게임즈가 서비스하는 '우마무스메'에 대해 성(性) 상품화를 지적하고, 나아가 한국마사회 내 성 비위 문제라는 뜬금없는 방향으로 끌고 가면서 게이머들의 공분과 조롱을 사고 있다.

 

이번 논란은 게임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바닥인 대다수 국회의원과 지적 재산권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부족한 한국마사회의 환장의 콜라보다. 그도 그럴 것이 우마무스메는 국내에서 서비스 중인 서브컬쳐 게임 중 건전한 축에 꼽힌다. 실제로 다른 게임들이 15세, 18세로 등급 샹향이 이뤄질 때도 우마무스메는 문제없이 12세 이용가를 고수하고 있다.

 

여기에 우마무스메는 실존마의 관리회사 측과 협의 하에 ‘경주마의 이미지를 손상시키지 않는’ 이라는 대의명분을 앞세워 성인용 2차 창작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성 상품화 우려와 가장 동떨어진 게임인 것이다. 하물며 일본중앙경마회나 개발사인 사이게임즈, 국내 퍼블리셔인 카카오게임즈와 한마디 상의없이 영상을 제작한 한국마사회의 저작권 의식을 지적하지 않았다. 하물며 단순한 여성임원의 부재로 인한 성인지 감수성 부족을 지적했다. 이에 대해 게이머, 게임업계. 여기에 기자들마저 황당함을 감출 수 없다.

 

과거 임요환 선수 아침마당 사건, MBC의 PC방 실험부터 이번 우마무스메를 언급한 국회의원의 촌극과 지난 2022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딴 '페이커' 이상혁 선수에게 ‘e스포츠가 스포츠입니까?’라는 황당한 질문까지... 게임에 대한 무지성 공격은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다.

 

물론 게이머들의 편에 서서 게임이라는 종합문화를 이해하고 탐구하며, 나아가 게임에 대한 인식 변화에 앞장 서는 분들도 많을 것이다. 이와 반대로 게임을 그저 공부와 사회생활의 방해꾼, 단순한 애들 놀이, 범죄의 원인 등 구시대적 사고를 이어가겠다는 굳은 신념을 가지신 기성세대분들께 예비 기성세대인 기자가 감히 한 마디 올리겠습니다. “어르신, 제발 모르시면 알려드리기 전까지 기다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