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5 (목)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유통


이커머스 1세대의 눈물..."이베이, 인터파크 이어 다나와도 판다고?"

이베이, 인터파크 이어 다나와도 매각 추진...1세대 막내려
롯데그룹, 유력후보로 재등장...롯데온 강화 승부수던지나
GS리테일 요기요 인수로 이커머스 역량 확대 박차
‘최대 10조’SSG닷컴 상장 추진...신선식품 판도 재편

 

[FETV=김윤섭 기자] 이커머스 1세대가 저물고 있다. 이베이에 이어 인터파크, 다나와 등 1세대 이커머스의 대표주자들이 줄줄이 매각되거나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에 쏟아져 나오는 등 이커머스 시장이 다시 요동치고 있다. 코로나19사태 장기화로 이커머스 시장이 어느 때보다 빠른 성장을 이어가는 모습과는 정반대의 양상이다.

 

신세계그룹이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해 단숨에 쿠팡, 네이버와 함께 3강체제를 구축한 만큼 다른 유통업체들도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이번 인수전에 높은 관심을 보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1세대 이커머스의 몰락을 신호탄삼아 K-이커머스의 새판짜기가 본격화한다는 게 유통전문가의 공통된 분석이다.

 

또 SSG닷컴과 마켓컬리처럼 상장을 통해 실탄마련을 노리는 기업들도 관심을 받고 있다. 쿠팡이 성공적인 상장을 통해 경쟁력을 보인만큼 가장 가치가 높은 시기인 지금 상장을 통해 자금을 확보해 사업확대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 이베이, 인터파크 이어 다나와도 매각추진...1세대 폐막=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커머스 업체 다나와는 NH투자증권을 매각 자문사로 선정해 투자안내서를 배포하는 등 매각 작업에 착수했다.

 

지난 2000년 설립된 다나와는 1세대 이커머스 중 하나로 컴퓨터 주요 부품의 가격 비교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이트로 출발했다. 2002년 법인으로 전환한 뒤 현재는 종합 가격 비교 사이트로 최저가와 쇼핑 정보 등을 제공하고 있다. 지난 2011년 1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으며 성장현 회장과 그의 특수관계인이 총 51.3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다나와의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액은 2320억원, 영업이익은 378억원이다.

 

 

인터파크도 본격 매각 추진에 나섰다. 유력 인수후보로는 카카오와 함께 롯데가 꼽히고 있다. 인터파크는 최근 경영권 매각을 결정하고 NH투자증권을 자문사로 선임해 인수 후보 물색에 나서고 있다.

 

인터파크는 1997년 설립된 국내 1세대 온라인 쇼핑몰이다. 창업자인 이기형 대표가 데이콤 사내벤처로 출범해 대한민국 최초 온라인 종합쇼핑몰로 성장했다. 이후 2008년 주요 자회사인 G마켓을 이베이코리아에 매각하면서 입지가 좁아졌다. 사업 성장성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인터파크 매각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롯데그룹, 유력후보로 재등장...롯데온 강화 승부수던지나=현재 업계에서 두 업체의 유력 인수 후보로 꼽는 곳은 롯데그룹이다.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서 고배를 마셨고 이커머스 사업 강화를 위해 여러 전략을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이베이와 요기요 인수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았지만 언제든 M&A에 뛰어들 의지와 자금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수조원에 달했던 이베이코리아와는 달리 1600억원에서 2000억원 정도의 몸값으로 평가받는 만큼 가격에 대한 부담도 적은 상황이다. 그러나 코로나19로 공연·여행 수요가 급감하면서 실적 부진에 빠졌다는 점과, 핵심 사업으로 꼽히는 바이오와 B2B사업은 매각 대상에서 빠졌다는 점에서 쉽지 않은 매각전이 될 가능성도 남아있다.

 

우선 롯데그룹은 현재 자체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최근 롯데쇼핑 이커머스사업부는 이달 부터 백화점, 대형마트사업부 등에서 각각 운영되던 온라인 관련 인력을 이커머스사업부로 재배치 발령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그동안 롯데온의 운영만 이커머스사업부에서 맡고 각 사업부 소속 인사들이 각 사업부의 판매를 맡았던 시스템이 이커머스사업부로 일원화되는 것이다.

 

롯데온(ON)에 과감하게 힘을 실어주면서 독자생존의 전략을 모색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특히 경쟁사인 신세계그룹이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기로 하는 등 이커머스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나영호 이커머스사업부 대표의 리더십도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각 부문별로 이커머스를 담당하는 조직이 같은 공간에서 근무해왔으나, 이제 조직 자체를 이커머스 내부로 옮기려는 것"이라며 "8월까지 개편을 마칠 방침"이라고 말했다.

 

롯데온의 대대적인 조직개편은 최근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포기하면서 자체 경쟁력 강화를 선언한 롯데온의 승부수다. 롯데쇼핑이 대규모 M&A로 이커머스 사업을 키울 기회가 없어지면서 롯데온의 자생력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는 방안으로 이번 대규모 조직개편을 들고 나왔다는 평가다. 신동빈 회장은 지난달 1일 진행된 하반기 VCM(Value Creation Meeting)에서 “새로운 미래는 과거의 연장선상에 있지 않다”며 미래 관점의 투자와 과감한 혁신을 주문한 바 있다.

 

 

롯데쇼핑이 롯데온을 중심으로 이커머스 조직 강화에 나서면서 롯데온을 이끌고 있는 나영호 대표의 리더십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롯데그룹이 나 대표를 영입하면서 부사장급으로 대표직을 격상하는 등 든든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내부 정비를 시작으로 그가 독자생존을 위한 본격적인 준비에 나서리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나영호 대표도 취임 직후 “롯데그룹은 디지털로의 변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거기에 맞는 비즈니스 모델로 전환하고 혁신을 해야하는 상황이다”라며 “그것을 저와 우리 이커머스 사업부가 주도해야 한다”고 자신한 바 있다. 새로운 롯데온과 나대표의 최우선 과제는 롯데온의 점유율 확대다. 롯데온은 지난해 거래규모는 7조6000억원으로, 연간 20조~22조원 수준으로 추정되는 이베이나 쿠팡 등에 비해 크게 뒤처진다.

 

시장점유율은 2020년 기준 5%로 이커머스(전자상거래) ‘빅(BIG)3’인 네이버(17%)·쿠팡(13%)·이베이코리아(12%)의 절반을 밑돈다. 지난해 4월 그룹의 7개 유통계열사를 모두 모아 야심차게 출범했으나 기대이하의 성적을 기록했다. 롯데가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더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왔던 이유다.

 

카카오도 유력 후보 중 하나다. 카카오는 최근 카카오T를 통해 국내선 항공 예약 서비스를 선보이며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는 만큼, 공연·여행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확보한 인터파크와 시너지가 클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 여가슈퍼앱을 선언하고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는 야놀자도 후보로 꼽힌다.

 

◆ GS리테일 요기요 인수로 이커머스 역량 확대 박차=올 하반기와 함께 통합 법인으로 출범한 GS리테일은 최근 요기요 인수에 성공하면서 이커머스 경쟁력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GS리테일은 지난 13일 재무적 투자자인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 ‘퍼미라’와 공동으로 구성한 컨소시엄(이하 컨소시엄)을 통해 배달 앱 ‘요기요’를 운영하는 유한회사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이하 ‘DHK’)의 지분 100%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컨소시엄의 최종 인수 금액은 8,000억원이며, GS리테일은 이 중 30%의 지분에 해당하는 2400억원을 투자한다. 컨소시엄은 구(舊)주 인수와 동시에 2,000억원 규모의 증자를 통해 DHK의 영업 활동을 즉시 지원할 예정이며, 이중 GS리테일은 600억원을 부담해 투자금액을 총 3000억원 규모로 집행한다.

 

GS리테일의 이번 인수 참여는 △’요기요’의 높은 시장 점유율과 향후 성장성 △온·오프 커머스의 시너지 확대 가능성 △DHK의 안정적 재무구조 △글로벌 사모펀드와 공동 참여를 통한 투자 효율성 확보 등 여러 측면을 검토한 끝에 이뤄졌다.

 

 

GS리테일은 퀵커머스 시장 규모가 2025년까지 최소 5조원 이상으로 확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요기요 인수 즉시 GS25, GS더프레시, 랄라블라 등 1만6000여 소매점과 60여 물류 센터망이 결합된 도심형 마이크로풀필먼트(세분화 된 주문~최종 배송까지의 과정)를 통해 퀵커머스 시장에서 압도적 상품 구색을 갖추고 오프라인과의 시너지 창출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GS리테일은 가장 넓은 지역 범위에서 가장 빠른 배달을 구현하는 퀵커머스 업계 사업자로 올라서겠다는 계획이다. 박솔잎 GS리테일 전무는 “이번 인수로 퀵커머스 사업 역량이 강화돼 1만6000여 오프라인 플랫폼과 온라인 고객을 연결하고 GS리테일이 퀀텀점프 하는 계기가 마련된 것으로 평가한다”며 “이를 통해 GS리테일의 보유 역량을 활용한 시너지 창출 외에도 다양한 신사업 전개의 기회도 적극 모색해 가겠다"고 말했다.

 

1세대 이커머스 업체들이 매각을 통해 생존전략 찾기에 나선 가운데 코로나19로 폭발적인 성장을 기록한 신선식품 시장은 상장레이스가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특히 1위 사업자인 마켓컬리와 신세계그룹의 통합온라인몰 SSG닷컴의 상장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다.

 

 

◆ ‘최대10조’ SSG닷컴 상장 추진 본격화...마켓컬리와 상장레이스=SSG닷컴은 지난 13일 주요 증권사에 상장 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보냈다고 밝혔다. SSG닷컴은 “성장 가속화를 위해 임직원을 포함한 이해 관계자들과 상장 필요성에 대해 공감했다”면서 “그 시작으로 주관사 선정 작업에 나서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은 물류 인프라 및 IT 분야에 집중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다. SSG닷컴은 “향후 선정될 주관사와 함께 성공적인 기업공개(IPO) 추진을 위해 다각도로 논의할 예정”이라고 했다. 주관사 선정이 순탄하게 진행되면 내년 상반기 중에는 증시에 입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SSG닷컴의 상장 기업가치는 최대 10조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SSG닷컴은 지난 2018년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와 블루런벤처스로부터 1조원의 신주 인수 투자를 약속을 받았다. 당시 SSG닷컴과 재무투자자들은 2023년까지 IPO를 진행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SSG닷컴이 예상보다 빠르게 상장 추진에 나선것은 신선식품 새벽배송 시장의 규모가 성장하면서 관련 업체의 IPO 움직임이 빠르게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오아시스마켓은 지난 6월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상장 준비에 나서고 있고 마켓컬리 운영사 컬리도 내년 IPO 진입을 위해 주관사 선정 작업을 하고 있다.

 

컬리는 최근 주관사 선정 작업을 연기했다. 컬리는 지난달 국내외 주요 증권사에 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보내고 이르면 이달 초 주관사 선정 작업을 완료한다는 계획이었으나 예상보다 증권사들의 참여가 저조해 연기를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마켓컬리 관계자는 “상장 일정은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다”며 “상장 주관사 선정에 앞서 일단 지정감사인 신청 이슈를 먼저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관사 선정이 연기됐지만 컬리는 상장 작업은 지속적으로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최근 투자를 유치하면서 다시한번 기업가치를 높게 평가받았고 현재 국내 IPO 시장의 분위기를 놓칠 수 없다는 전략이다. 그동안 해외증시와 한국증시 상장을 동시에 탐색해왔던 컬리는 사업모델과 국내외 증시 상황 등 다양한 조건을 면밀히 검토한 후 최근 한국증시 상장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컬리 관계자는 “지금까지 마켓컬리를 아끼고 이용한 고객, 그리고 같이 성장해온 생산자 및 상품 공급자 등 컬리 생태계 참여자와 함께 성장의 과실을 나누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면서 “올해 들어 한국거래소가 K-유니콘의 국내 상장 유치를 위해 미래 성장성 중심 심사체계 도입 등 제도 개선과 함께 적극 소통해온 점도 컬리가 한국 증시 상장으로 방향을 돌린 요인 중 하나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