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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형 증권사, 호실적 불구 대형사와 격차 벌어졌다

상위 5개 증권사 수탁수수료 전체의 60%
“모기업 지원 없으면 더 어려워질 듯”

[FETV=이건혁 기자] 증시 호황으로 증권사 수탁수수료가 전반적으로 오름세를 보이고 있지만 중소형 증권사의 표정은 밝지 않다.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축소로 중소형사의 기존 수익원이 흔들린 와중에 리테일 수수료의 대형사 쏠림 현상이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의 IMA(종합투자계좌) 인가로 초대형 증권사의 자금 조달 능력이 강화되면서 체급 간 격차는 벌어질 전망이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상위 20개 증권사의 누적 수탁수수료는 4조6907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3조9196억원)보다 19.7% 증가한 수치다.

 

 

수탁수수료는 개인투자자들이 주식·ETF 등을 거래할 때 증권사가 받는 위탁매매 수수료가 포함된다. 이 때문에 증시 거래대금 증감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대표적인 리테일 수익 항목이다. 올해 들어 국내외 증시가 동반 강세를 보이면서 개인투자자 거래가 활발해진 것인 전반적인 수탁수수료 증가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이 기간 가장 큰 증가 폭을 기록한 곳은 미래에셋증권이었다.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3분기까지 6787억원의 수탁수수료를 벌어들이며 전년 동기 대비 29.4% 늘어났다. 20개 증권사 전체 수탁수수료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4.5%에 달했다. 미래에셋증권을 포함한 키움증권·삼성증권·KB증권·NH투자증권 등 상위 5곳의 올해 3분기 누적 수탁수수료는 2조798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조3072억원)보다 21.3% 증가했다.

 

특히 상위 5개 증권사와 나머지 15개 증권사 간 격차가 벌어지는 모습이다. 누적 기준 지난해 3분기 상위 5개사의 수탁수수료 비중은 58.9%였지만 올해는 59.7%로 소폭 상승했다. 증시 호황에 따른 거래 증가가 전체 수탁수수료를 끌어올렸지만 거래 집중도가 높은 대형사로 수익이 쏠렸다는 의미다.

 

교보증권이 올해 3분기까지 1085억원의 수탁수수료를 거두며 전년 대비 40.7% 성장하는 등 일부 중견사의 선전도 있었다. 그러나 미래에셋증권이 올해 3분기 단일 분기에만 2637억원을 벌어들인 점을 감안하면 대형사와 중소형사 간 수익 규모 차이는 뚜렷하게 드러난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쏠림 현상이 앞으로 더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최근 부동산 시장 위축으로 중소형 증권사의 핵심 수익원인 PF 부문이 급격히 줄어든 데다, 이를 대체할 만한 안정적 수익원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 대형 증권사들이 자본력을 바탕으로 IT 인프라를 고도화하는 등 시장 지배력을 더 확장하면서 중소형사가 새로운 성장 영역을 발굴하기 한층 어려워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여기에 최근 금융당국이 IMA 인가를 부여하면서 초대형 증권사의 지위가 더 공고해지고 있다는 점도 중소형사의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IMA 사업자로 선정된 증권사는 발행어음까지 포함해 자기자본의 최대 300%까지 자금 조달이 가능해지는 데 이는 기업금융·모험자본 투자 등 고수익 사업을 확대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이번에 IMA 인가를 받은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각각 수탁수수료 1위와 6위를 기록하고 있어 자본력과 영업력 모두에서 격차가 더 벌어질 전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분기 실적은 좋아 보이지만 내부 분위기는 오히려 침울하다”며 “대형 증권사와 경쟁하기 어려울 만큼 체급 차이가 벌어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지원해줄 모기업이 없는 증권사들은 앞으로 더 어려워지지 않을까”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