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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중공업


HD현대 3사, 신용등급 전망 ‘긍정적’…조선 안정성에 ‘전력’ 신규 축 부상

美, 데이터센터·AI 인프라 투자 확대…HD현대일렉트릭 주력 제품 수요↑
HD현대일렉트릭, 순차입금 -6729억…순현금 기조 강화

[FETV=이신형 기자] 한국기업평가가 HD현대 주요 계열 3사의 회사채 신용등급 전망을 A+ ‘안정적’에서 A+ ‘긍정적’으로 조정했다. 기존에 그룹의 핵심 축으로 자리잡은 조선 부문 외에 전력기기 계열사인 HD현대일렉트릭의 성장성이 두드러져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한국기업평가는 최근 HD현대와 HD현대중공업, HD현대일렉트릭의 회사채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일제히 상향 조정했다. 3대 신용평가사 중 이번에 신용등급 전망을 상향 조정한 것은 한국기업평가가 유일하다. 한국기업평가는 조선·전력 부문 실적 성장과 다각화된 사업 구조가 HD현대의 향후 통합신용도 상승 가능성을 뚜렷하게 만든다고 판단했다.

 

주력사업인 조선 부문은 이미 견조한 실적 흐름을 보여왔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해 수주된 LNG선 중심의 고가 프로젝트가 본격 실적에 반영됐다. 올해 3분기 HD현대중공업은 전년 대비 각각 22.6%, 173.8% 증가한 분기 매출 4조4178억원, 영업이익 5572억원을 기록해 수익 성장세가 크게 두드러지고 있다.

 

 

올해 역시 컨테이너선, 원유운반선 등 다양한 선종을 바탕으로 고선가 수주가 이어져 상반기 기준 누적 수주잔고가 약 46조원까지 확대됐다. 여기에 HD현대미포와의 합병이 다음달 완료될 예정이라 사업 효율성 역시 강화될 전망이다.

 

한국기업평가는 HD현대중공업에 대해 “고가 잔고 실적 반영과 생산성 향상으로 수익성이 제고되고 있는 동시에 HD현대미포 합병으로 사업 역량이 강화될 것”이라며 “실질적 무차입 기조 하에 우수한 재무안정성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눈에 띄는 변화는 그룹에서 상대적으로 비중이 적었던 HD현대일렉트릭의 실적 약진이다. HD현대가 지분 36.4%를 보유한 HD현대일렉트릭은 발전 송전 배전에 이르는 전력공급 전 과정에 필요한 전력기기와 솔루션을 공급하는 회사다. 최근 발표된 HD현대일렉트릭 3분기 실적발표 자료에 따르면 HD현대일렉트릭은 미국 중동 유럽 등 해외에서 전력 교체 수요 확대에 따라 신규 수주가 확대되며 매출이 빠르게 늘고 있다.

 

 

올해 3분기 HD현대일렉트릭의 연결기준 분기 매출은 995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2% 증가했다. 누적 영업이익은 6744억원으로 전년 대비 34.2% 증가했다. 3분기 영업이익률 역시 24.8%로 2021년 0.5%에서 크게 개선됐다. 수주잔고도 9조5667억원으로 지난해 말 7조6466억원에 이어 크게 증가했다.

 

실적 성장에 재무구조 역시 뚜렷하게 안정화됐다. 올해 3분기 기준 현금및현금성자산은 지난해 5698억원에서 8777억원으로 54% 증가했다. 차입금은 같은 기간 2937억원에서 2052억원으로 줄었고 순차입금은 -6729억원을 기록해 지난해에 이어 순현금 기조가 강화됐다.

 

한국기업평가는 “북미 기업들의 데이터센터·AI 인프라 투자 확대로 주력 제품인 변압기, 차단기 수요가 구조적으로 증가한 점도 향후 실적 전망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전했다.

 

 

이번 HD현대 3사의 전망 상향은 HD현대가 올해 단행한 대규모 사장단, 임원 인사의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HD현대는 올해 정기선 회장 체제 출범 이후 리더십 전환 과정에서 조선과 건설기계 부문 중심의 인사 이동이 두드러졌다. 조선은 기존 수주잔고와 생산능력 개선, 합병 등으로 기존의 안정적 축을 유지하고 글로벌 전력망 투자 수요를 기반으로 전력기기라는 새로운 신규 성장 축이 부상한 것이다.

 

종합해보면 조선·정유·건설기계로 이어지는 기존 3대 축에 ‘전력’이 신규 성장 축으로 편입되는 구도가 형성됐다. 조선 부문이 안정적 수주잔고와 합병 효과를 기반으로 기초 체력을 강화하는 가운데 HD현대일렉트릭은 글로벌 전력망 투자 확대라는 구조적 수요에 힘입어 고성장 트랙에 진입했다. 이는 HD현대의 통합 신용도 개선 가능성을 실질적으로 끌어올리는 주요 요인으로 평가된다.

 

시장에서는 HD현대가 올해 대대적인 조직개편과 전략 재정비를 마무리한 상황에서 전력 부문의 부상이 단순한 ‘계열사 실적 호조’를 넘어 그룹 전략의 방향성을 재편하는 신호라는 해석을 내놓는다. 특히 조선 중심의 체질에 전력이 결합되면서 그룹의 실적 사이클이 다각화되고 재무 안정성이 강화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향후 HD현대가 전력 부문의 성장 동력을 얼마나 공고히 구축하느냐가 중장기 밸류에이션 재평가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