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장기영 기자] 최근 ‘사법개혁’ 논란의 중심에 선 대법원과 대법원장의 거취가 연일 언론에 오르내리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대법관을 현재 14명에서 26명으로 증원하는 내용을 포함한 ‘사법개혁안’을 발표하며 조희대 대법원장의 사퇴를 압박하고 나섰다. 반면, 야당인 국민의힘은 여당의 이 같은 움직임을 ‘사법쿠데타’로 규정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지켜보는 전직 대법관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이제 변호사 신분이 된 두 명의 전직 여성 대법관이 서울 서초동 삼성타운에 모였다.
삼성 보험계열사인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사외이사로 약 7년만에 다시 만나게 된 박보영 전 대법관과 김소영 전 대법관이 그 주인공이다.
두 사람은 지난 2012년부터 2018년까지 6년간 대법관으로 재임하며 함께 판결을 했다.
두 전직 여성 대법관이 삼성 보험계열사에서 나란히 사외이사로 활약하는 것은 처음이다. 공교롭게도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본사는 두 사람이 몸담았던 대법원과 멀지 않다.
삼성생명은 오는 11월 28일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해 박 전 대법관을 신임 사외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박 전 대법관은 1961년생으로 전주여고와 한양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사법고시 26회 출신으로 서울가정법원 부장판사를 거쳐 대법관을 역임했다. 대법관 퇴임 후 광주지법 순천지원 여수시법원 판사로 근무했으며, 현재 법무법인 동인 변호사로 재직 중이다.
삼성화재는 앞선 2023년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김 전 대법관을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김 전 대법관은 1965년생으로 정신여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사법고시 29회 합격 후 대전고법 부장판사를 거쳐 대법관을 역임했다. 현재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로 재직하고 있다.
두 전직 여성 대법관의 서초동 재회 뒤에는 신임 사외이사 후보를 찾아 헤맨 삼성생명의 긴 기다림이 있었다.
삼성생명은 지난 6월 30일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사외이사직을 사임한 이후 4개월이 흐른 현재까지 사외이사 자리를 비워뒀다.
박 전 대법관이 다음 달 사외이사로 공식 선임되면 무려 5개월만에 공석을 채우게 된다.
만약 삼성생명이 또 구 부총리와 같은 고위 경제관료 출신을 사외이사로 영입했다면, 박 전 대법관과 김 전 대법관의 만남은 성사되지 못했을 것이다.
논란에 휩싸인 대법원을 벗어나 다시 만난 두 전직 여성 대법관. 두 사람이 판결문 대신 써 내려갈 이사회 의사록은 어떤 내용일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