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김선호 기자] 콜마그룹의 계열사 콜마BNH가 업계의 예상과 달리 2인이 아닌 3인 각자 대표체제로 전환했다. 이로써 오너 2세인 윤상현 부회장과 윤여원 사장 간 경영권 갈등이 일단락된 가운데 전문경영인 이승화 신임 대표에 힘을 싣는 구도가 된 것으로 분석된다.
콜마BNH는 최근 윤여원 단독 대표에서 윤상현·윤여원·이승화 3인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했다고 공시했다. 윤여원·이승화 2인 대표체제로 전환될 것이라는 업계의 시각이 지배적이었지만 윤상현 부회장까지 각자대표에 오르며 예상과 다른 결과가 도출됐다.
![윤상현 콜마그룹 부회장 [사진 콜마홀딩스]](http://www.fetv.co.kr/data/photos/20251042/art_17604924629854_36cc03.jpg?iqs=0.21282227635064643)
이는 14일 개최한 이사회 의결로 이뤄졌다. 앞서 9월 26일 개최한 임시 주주총회에서 윤상현 부회장과 이승화 대표를 콜마BNH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안건이 통과된 후 이뤄진 결정이다. 콜마그룹의 최대주주인 윤상현 부회장의 의사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안건에 대한 각 이사회 구성원의 찬·반 의사는 아직 공개되지는 않았다. 다만 사내이사인 윤여원 사장과 창업주인 기타비상무이사 윤동한 회장은 이번 3인 대표체제 전환과 각자 대표의 업무와 역할 정립 안건에 찬성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이를 감안하면 윤여원 사장의 단독 대표체제에서 3인 각자 대표체제로 전환된 건 윤상현 부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그중 업계의 관측과 달라진 주요 사항은 윤상현 부회장이 콜마BNH의 각자 대표에 선임된 건이다.
사실상 윤여원 사장의 경영 참여를 제한시키기 위한 조치일 것으로 분석된다. 지주사 콜마홀딩스에 따르면 윤여원 사장은 콜마BNH의 대표 직은 유지하되 업무 등 역할이 변경된다. 기존 단독 대표로서 사업 전반을 이끌었다면 이번 이사회 의결 후 대외 사회공헌활동 담당으로 변경됐다.
윤여원 사장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지속가능경영을 중심으로 사회적 가치창출에 집중할 예정이라는 것이 콜마홀딩스 측의 설명이다. 다만 경영 의사결정 등 회사 경영 전반에는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이사회 의결을 통해 역할을 명확히 했다고 덧붙였다.
기존 맡았던 사내이사와 대표로서의 직위는 그대로 이지만 윤여원 사장의 경영 참여를 제한시킬 수 있는 장치가 필요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윤상현 부회장이 그동안 윤여원 사장이 이끌었던 계열사였던 만큼 직접 콜마BNH 대표를 맡기로 결정한 배경으로 풀이된다.
윤상현 부회장은 각자 대표로서 수행할 업무 영역을 중장기 비전 수립과 전략 자문 역할로 정립했다. 특히 2026년 3월 정기 이사회까지 임기를 이어나갈 것이라는 부분이다. 임기가 3년이지만 이사회와 대표 변경이 이뤄질 수 있는 내년 주총과 이사회를 의식한 행보로 풀이된다.
콜마BNH 경영권을 둘러싼 오너 2세인 윤상현 부회장과 윤여원 사장 간 갈등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윤상현 부회장으로서는 윤여원 사장의 경영 참여를 제한시키면서 외부 영입한 이승화 신임 대표에게 힘을 싣기 위해 3인 각자 대표체제로 전환한 셈이다.
이승화 신임 대표는 윤상현 부회장이 영입한 전문경영인으로 알려졌다. 이승화 신임 대표는 CJ제일제당 경영리더, CJ 부사장, CJ프레시웨이 상무, 베인앤컴퍼니 이사 등을 역임한 전략한 전문가다. 글로벌 제조·유통과 컨설팅 분야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콜마BNH의 체질을 개선시킬 방침이다.
콜마홀딩스는 콜마BNH가 추진해나갈 신사업 등 전략을 구체화한 단계는 아니지만 생명과학 중심의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전환시켜나가는 큰 틀은 마련했다. 이를 통해 콜마BNH를 콜마그룹의 핵심 기업으로 재정비시켜나갈 방침이다.
이러한 계획에 맞춰 이승화 신임 대표는 건강기능식품과 의약품이 포괄하지 못했던 영역까지 사업을 확장해 라이프사이언스 기반의 신소재·신기술·신제형 중심의 사업모델로 진화시키고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공고히 하겠다는 포부를 전하기도 했다.
기존 콜마BNH의 주요 사업인 건강기능식품과 화장품 ODM·OEM만으로는 성장 한계에 봉착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또한 건강기능식품과 화장품 ODM·OEM은 이미 콜마그룹의 계열사 한국콜마, HK이노엔 등의 사업과도 중복되는 영역이다.
콜마홀딩스 관계자는 “콜마BNH는 3인 각자 대표체제를 구축하고 경영쇄신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이라며 “윤상현 부회장은 임기를 이어가는 내년 3월까지 그룹 차원의 전략적 방향성과 시너지를 강화해 콜마BNH의 지속성장 기반을 확립해나갈 방침”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