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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너무 늘렸나...신한·하나은행, 자금조달 능력 '뒷걸음'

신한·하나, 6월 말 NSFR 평균 2.34%p 하락...5대 은행 감소세 이끌어
기업금융 경쟁서 대출 큰 폭 늘려...리스크관리 및 자금조달 전략 주목

 

[FETV=권지현 기자] 국내 주요 대형 은행들의 자금조달 능력이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들어 기업대출 경쟁이 더 뜨거웠던 데다 금리 고점 인식에 예수금 확보에 한계를 보인 점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6월 말 평균 순안정자금조달비율(NSFR)은 111.49%로 1년 전(111.95%)보다 0.46%포인트(p) 낮아졌다.  

 

NSFR이 하락했다는 것은 은행들의 중장기 유동성 비율이 나빠지고 있다는 의미다. 1년간 안정적인 자금 조달원을 보유하도록 하는 NSFR은 향후 1년간 신뢰할 수 있는 자금조달인 '안정자금가용금액(ASF)'을 향후 1년 내 유출 가능성이 큰 부채규모인 '안정자금조달필요금액(RSF)'으로 나눠 산출한다. 단기유동성비율(LCR)과 함께 유동성 규제 핵심안 중 하나로, 금융당국은 은행들이 NSFR 100% 이상을 유지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5대 은행은 모두 NSFR이 100%를 웃돌았지만, 은행별로 추세 편차를 보였다. 6월 말 기준 KB국민은행의 NSFR은 115.81%로 5곳 중 가장 높았다. 전년 같은 기간(115.07%)보다 0.74%p 오른 수치다. 우리은행은 같은 기간 0.71%p 상승한 111.89%로 뒤를 이었으며, NH농협은행도 0.7%p 높아진 110.84%를 나타냈다.  

 

반면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은 NSFR이 뒷걸음쳤다. 신한은행은 111.84%를 기록해 1년 전(113.18%)보다 1.34%p 낮아졌으며, 하나은행은 이보다 더 큰 폭인 3.34%p 하락한 106.86%로 5대 은행 중 유일하게 110%를 밑돌았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의 NSFR이 나빠진 데는 ASF보다 RSF가 더 큰 폭으로 늘어난 점이 영향을 미쳤다. 6월 말 기준 하나은행의 ASF는 2023년 273조8878억원에서 올해 289조8065억원으로 5.8%(15조9187억원) 불어난 반면, RSF는 2023년 248조5325억원에서 271조2026억원으로 9.1%(22조6701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준 신한은행은 ASF가 8.3% 늘어날 때 RSF는 9.6% 높아졌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은 6월 말 원화대출금이 연초 대비 6%대 크게 늘어났다는 공통점이 있다. 두 곳을 제외한 국민·우리·농협은행의 대출 증가율은 평균 3.3%인 반면,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은 각각 6.4%, 6.1% 원화대출이 불었다. 특히 작년 이후 경쟁이 급속도로 심화한 기업대출 출혈이 컸다. 신한은행은 연초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기업대출이 9.9% 늘어나 5대 은행 중 가장 큰 증가율을 보였으며, 하나은행이 8.1%로 뒤를 이었다. 국민·우리·농협은행의 기업대출 상승률은 평균 4.3%였다.    

 

기업대출 증가세가 이어진다면 이들 은행의 NSFR이 하락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장기 자금조달 관리가 요구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국내 기준금리가 3년 2개월 만에 0.25%p 내리긴 했지만 은행들은 금융당국의 대출 관리 압박 속에서 시장금리를 거슬러 대출금리를 올리거나 유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대출 수요가 우하향을 그리지 않는 한 '피벗'(통화정책 전환) 이후에도 RSF 리스크가 여전히 잔존할 것이란 뜻이다.

 

이런 가운데 예금금리의 경우 이미 시장금리를 반영해 상당 부분 낮아져 ASF 상승 폭은 제한적이다. 은행들로선 예적금 외 새로운 자금 조달처를 확보해야 하는 부담 역시 안게 된 셈이다.  

 

한 대형은행 관계자는 "요구불예금, 저축·기업자유예금 등 저원가 고유동성 자금 순유입은 이미 정점을 찍었다"면서 "중소기업 고객 대출 등은 여전히 수요가 적지 않아 내년엔 올해보다 유동성 확보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