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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에 굴리고 수익률도 낮은데...은행 퇴직연금 수수료, 증권사 '두 배'

DB형 평균 수수료율, 5대 은행 5.90% vs 7대 증권사 0.37%
'펀드관리비' 포함시 더 벌어져...은행, 수익률도 0.8%p 낮아

 

[FETV=권지현 기자] 은행이 증권사보다 더 많은 퇴직연금 수수료를 받아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퇴직연금 가입 기업이나 가입자가 직접 부담하는 수수료는 '운용관리수수료'와 '자산관리수수료'로 구성된다. 은행은 증권사보다 더 많은 비중을 예금 등 원리금 보장형 상품으로 운용하는데도 최대 70% 비싸게 받았다. 펀드관리 비용까지 포함하면 최대 133% 더 높았다. 수익률도 증권사보다 떨어지면서 은행이 과도한 수수료를 챙기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퇴직연금 확정급여(DB)형 평균 수수료율은 0.589%(3년 가입, 적립금 1억원 기준)로 집계됐다. 주요 증권사(미래에셋·한국투자·NH투자·삼성·KB·신한투자·하나)는 0.368%로 은행의 62% 수준이었다. 회사가 알아서 굴려주는 DB형은 확정기여(DC)형, 개인형 퇴직연금(IRP)을 포함한 전체 퇴직연금 적립금 중 약 55%(작년 말 기준)를 차지하고 있다. 

 

은행별로는 국민·신한·하나은행 수수료율이 0.598%로 동일했다. 우리은행과 농협은행은 각각 0.581%, 0.572%였다. 증권사 중에선 미래에셋증권이 0.405%로 유일한 0.4%대였다. 하나증권과 한국투자증권 수수료율은 각각 0.387%, 0.36%였으며, KB증권과 NH·신한투자증권 등 3곳은 0.351%로 같았다.  

 

 

펀드관리 비용까지 포함한 수수료율에서도 은행들이 증권사보다 높은 수수료를 청구했다. 5대 은행의 평균 총비용부담률(DB형 기준)은 0.39%로 증권사 7곳 평균(0.22%)보다 77% 더 높았다. '총비용부담률'은 운용관리수수료와 자산관리수수료에 펀드 총비용(판매·운용·수탁·사무관리 보수+펀드판매수수료)을 포함한다. 

 

금융사별로는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이 0.42%로 가장 높았다. 신한·농협은행이 0.37%, 하나은행은 0.35%였다. 증권사 중에선 KB·미래에셋증권 총비용부담률이 0.26%로 가장 높았으며, 신한투자증권(0.19%)과 하나증권(0.18%)은 0.20%를 밑돌았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은행들은 상품단위수수료(운용보수, 수탁보수, 판매보수)가 나오는 펀드 상품이 아닌 예금으로 퇴직연금의 대부분을 운용하는데, 펀드를 상대적으로 많이 판매하는 증권사보다 수수료율이 왜 높아야 하는지 의문이 든다"면서 "은행 상위사를 중심으로 수수료가 적합하게 책정됐는지 한 번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은행은 수수료를 더 받아가면서도 수익률은 증권사를 밑돌았다. 국내 은행의 퇴직연금 적립금 95%가량이 원리금 보장상품에 쏠려있는데, 작년 말 기준 5대 은행의 원리금 보장상품 평균 수익률은 4.32%를 기록했다. 퇴직연금의 85%가량을 원리금 보장상품으로 구성한 증권사 7곳의 수익률은 5.15%였다. 

 

KB증권(5.36%), NH투자증권(5.22%), 신한투자증권(5.2%) 등 7개 증권사가 모두 수익률 5%대를 기록했다. 반면 국민(4.31%)·신한(4.52%)·하나(4.48%)은행 등 4곳은 4.5% 안팎이었으며, 농협은행은 3.81%로 가장 낮았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 제도화 이후 퇴직연금 수익률에 대한 고객의 관심이 높아졌는데, 지난해 고금리 기조와 증시 불안이 맞물리면서 은행들이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운용하는 경향이 커졌다"고 했다.

 

이어 "작년 4월 금융감독원장이 퇴직연금 시장의 수익률 경쟁을 유도하겠다고 한 데다,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 전망도 나오고 있어 은행 간 포트폴리오 차별화가 중요해질 것"이라며 "은행들은 그간 암묵적으로 높은 수수료를 매겨왔는데, 향후 금융 환경에 따라 이전과 다른 수수료율을 정하는 것 역시 차별화 요소 중 하나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