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최명진 기자] 방치형 게임과 서브컬쳐가 올 하반기 게임업계의 핵심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 상반기 키워드가 MMORPG였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특히 두 장르는 해외에서 인기가 상승하면서 넷마블과, 웹젠, 엠게임 등 대형 게임사들도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2010년대 중후반 인기와 매출 '두마리 토끼'를 잡았던 전성기가 다시 돌아올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이번 상반기는 카카오게임즈의 아키에이지워, 위메이드의 나이트크로우, 넥슨의 프라시아 전기 등 대형 MMORPG가 성공을 거뒀다. 하반기도 아레스, 엔씨소프트의 TL 등 대형 MMORPG가 출시하거나 출시를 앞두고 있다. 하지만 하반기엔 서브컬쳐와 방치형 게임이 절대적 대세로 급부상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도 두 장르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다. 제작 기간이나 비용이 적은 데에 반해 인기나 매출은 AAA급 게임 못지 않은 경우도 있다. 특히 서브컬쳐 게임은 지난해 열풍처럼 한번 성공하면 MMORPG가 부럽지 않은 성공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증명됐고 틈새 시장으로 평가받았던 방치형 게임도 글로벌 시장에서 규모가 커지고 있다.
이에 국내 중대형 게임사들이 서브컬쳐와 방치형 게임에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넷마블은 최근 방치형 게임 ‘세븐나이츠 키우기’의 출시일을 확정하고 막바지 담금질에 나섰다. 이미 북미, 대만, 태국 등 일부 해외 지역에서는 7월부터 얼리 액세스로 출시를 시작했다. 이 게임은 지난 2014년 출시해 글로벌 60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한 넷마블의 대표 IP 세븐나이츠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저용량’, ‘저사양’, ‘쉬운 게임성’을 전면에 내세운 것이 특징이다. 다양한 덱 조합을 통한 강화된 전략성과 함께 세븐나이츠 키우기만의 독창적인 세계관 등 차별화된 게임성을 확인할 수 있다.
웹젠은 서브컬쳐 수집형 RPG ‘라그나돌’을 올 3분기 출시할 예정이다. ‘라그나돌’은 아름다운 복수극을 소재로 한 이색적인 스토리와 완성도 높은 캐릭터 디자인이 특징이다. 웹젠은 출시를 앞두고 지난 5일과 6일에 열린 서울 코믹월드에 공식 부스를 세워 대대적인 맟춤형 마케팅을 벌이기도 했다. 이와 함께 웹젠은 애니메이션 원작의 서브컬쳐 게임 ‘어둠의 실력자가 되고 싶어서!’도 퍼블리싱 계약을 통해 국내에 서비스를 할 예정이다. 일본 개발사 에이밍이 제작한 이 게임은 지난해 11월 일본에서 출시 이후 현재까지도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웹젠은 애니메이션 2기 방영 일정에 맞춰 올해 하반기 국내 서비스를 목표로 한다.
엠게임은 21일, 방치형 게임 ‘퀸즈나이츠’를 출시했다. ‘퀸즈나이츠’는 원스토어를 통한 베타테스트에서 좋은 반응을 얻은 방치형 게임이다. 또한 방치형 게임으로는 보기 드물게 사전예약 100만명을 돌파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이에 업계에서는 MMORPG에 밀려났던 서브컬쳐, 방치형 게임이 전성기의 명성을 되찾을지 주목하고 있다. 두 장르는 앞서 2010년 중후반 스마트폰 시장이 커지면서 큰 인기와 매출을 얻었던 장르다.
서브컬쳐의 경우 MMORPG가 대세로 떠오르기 전 소녀전선, 데스티니 차일드 등이 상위권을 차지했한 바 있다. 방치형 게임 또한 가볍게 즐길 수 있는 게임성과 다양한 장르와의 융합을 통해 큰 인기를 얻었었다. 하지만 당시 1등 따라가기의 폐해로 수많은 서브컬쳐 게임이 1년을 채우지 못하고 서비스를 종료했으며, 방치형 게임 또한 개발이 쉽고 리스크가 적은 탓에 양산화 되면서 레드오션으로 전락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게임 시장 초창기를 주름잡았던 쌍두마차였지만 무분별한 카피캣 등장으로 시들해진 모습”이라며, “국내 중대형 게임사가 참여하는 만큼 성공 사례가 나올 가능성도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