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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제약


[제약R&D분석] 종근당, '보수적이지만 확실한' 파이프라인 비결은

개량·합성신약 위주 프로젝트, 기술수출로 수익성 강화
기타 무형자산 80%, "성장 기반으로 작용하는 잠재 기술"

[편집자 주] 제약·바이오 분야에서 R&D는 미래 경쟁력을 좌우하는 척도다. R&D를 어떤 방식으로 설계하고 기술 자산을 구조화하는지가 전략 로드맵의 핵심이기도 하다. 연구개발비가 단순한 투자가 아닌 기업의 자산으로 자리하고 있는 배경이다. 이에 FETV는 R&D 전략과 자산 구조를 통해 각 사의 재무구조와 미래 경쟁력을 살펴보고자 한다. 

 

[FETV=김주영 기자] 종근당이 실현 가능성이 확인된 제품만 자산화하는 보수적 R&D 전략으로 수익성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무형자산 구성과 개발비 자산화 정책에서 그 특성이 두드러진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종근당은 2024년 기준으로 무형자산 총 3070억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 중 ‘건설 중인 무형자산’이 1270억원, ‘기타 무형자산’이 1290억원으로 전체의 약 84%를 차지하고 있다. ‘기타 무형자산’ 항목에는 허가권, 시스템 구축 등 특허권, 상표권, 개발비 외 무형자산이 모두 포함돼 있다.

 

 

종근당은 회계 기준상 개발비 자산화 비중이 매우 낮은 편이다. 2023년 기준 전체 연구개발비는 1566억원이었으나 이 중 실제로 자산화된 금액은 약 55억원에 불과하다. 이는 전체 R&D의 약 3% 미만으로, 대부분의 개발비가 비용으로 처리됐다는 뜻이다.

 

전체 연구개발비 중 자산화된 품목의 비중이 유한양행은 13%, 대웅제약의 경우 20%에 달한다. 

 

종근당은 임상 초기 단계의 물질은 자산으로 처리하지 않고 규제 승인이나 시장 진입이 가시화된 이후에만 자산화에 나서는 보수적인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이는 단기 실적 부풀리기를 지양하고 실현 가능성 위주의 기술에만 재무적 가치를 부여하는 전략적 판단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종근당의 무형자산 내 ‘개발비’ 항목은 CKD-828, CKD-391, CKD-371 등 개량신약이 대부분이며 이 중 일부는 이미 식약처로부터 품목 허가를 받은 제품이다. 반대로 시장성과 임상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될 경우 손상 처리한다. CKD-351은 임상 중단에 따라 약 88억원의 손상차손이 반영되며 장부에서 제거됐다. 자산화 전략이 ‘수익 가능성 검증’이라는 전제를 따르고 있음을 보여준다.

 

종근당의 실적은 이 같은 보수적 운영 전략이 효과적으로 작동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최근 5년간 매출은 꾸준히 상승하며 안정적인 외형을 확보하고 있다. 2019년 1조793억원이던 매출은 2024년 1조5864억원으로 증가했다. 특히 팬데믹 이후에도 매출 감소 없이 완만한 성장 곡선을 유지했다는 점에서 구조적 안정성이 입증된다.

 

영업이익은 기술수출 계약에 따라 등락이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흑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2023년에는 노바티스와의 기술수출 계약(약 1조7300억원 규모) 효과가 반영되며 영업이익이 2465억원까지 치솟았다. 반면 2024년에는 일회성 수익이 빠지면서 다시 994억원 수준으로 조정됐지만 이는 비용 처리 기조 유지 및 자산화 최소화에 따른 회계상 전략적 결과다.

 

R&D 투자 규모도 안정적이다. 최근 3년간 R&D 비중은 평균 10~12% 수준이다. 비용의 대부분은 인건비, 임상비, 위탁용역비 등 실제 비용으로 집행되며 자산화는 최소한으로 제한된다. 장부상에 보이는 무형자산의 대부분이 실현된 매출로 이어지지 않았음에도 향후 상업화 가능성이 있는 유효 자산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보전하고 있는 셈이다.

 

종근당의 기술 전략 역시 이러한 재무 구조와 마찬가지로 보수적이고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고혈압·당뇨·이상지질혈증 등 만성질환 영역의 개량신약과 복합제가 매출의 주축을 이루는 가운데 신약 개발은 선택과 집중을 기반으로 진행되고 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파이프라인은 총 22개로 이 중 절반이 개량신약이고 나머지 절반을 합성신약과 바이오의약품이 메꾸고 있다.

 

파이프라인 중 가장 대표적인 성과는 2023년 11월 노바티스에 기술 수출한 희귀질환 치료제 ‘CKD-510’으로 계약 규모는 약 1조7300억원에 달한다. 그 외에도 로베글리타존(듀비에)의 글로벌 라이선스 계약, 바이오시밀러 CKD-11101의 일본 수출 등도 종근당의 기술 기반 확장 전략을 보여주는 사례다.

 

현재 파이프라인으로는 고형암 대상 ‘CKD-512’, ADC 기반 항암제 ‘CKD-703’, 비소세포폐암 대상 바이오신약 ‘CKD-702’ 등이 있으며, 대부분 전임상 혹은 임상 1상 초기 단계다. 전체 R&D의 큰 축은 여전히 상업화 가능성이 높은 만성질환 중심이며 신약은 전략적·선별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종근당 관계자는 “회계상 자산화된 개발비 규모는 크지 않으나 장기적 성장 기반으로 작용할 수 있는 '잠재 기술 자산'이라고 보고 있다”며 “항암이중항체, 이상지질혈증 치료제, 유전자치료제 등 혁신 신약 개발을 위해 다양한 파이프라인에 모두 집중하고 있고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