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최명진 기자] 파격적인 기술과 가격으로 기대를 모았던 클라우드 게임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모양새다. 이에 야심차게 시장에 진입했던 국내 이통사들도 철수를 선택하는 등 이탈이 이어지고 있다. KT는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인 KT 게임박스의 철수를 공지했으며, LG유플러스도 7월 즈음 지포스나우를 새로운 제공 업체로 이관할 예정이다. 앞서 구글은 최초로 선보였던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스태디아’의 서비스를 중단한 바 있다. 이는 킬러 타이틀의 확보 실패로 인한 경쟁력 상실과 함께 통신품질로 인한 입력지연, 과도한 데이터 사용량이 이용자들의 외면을 불러온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클라우드 게임 시스템은 비디오 게임의 스트리밍 원격 플레이를 말한다. 대기업에서 직접 구축한 클라우드 컴퓨팅 서버에서 동작하는 게임을 정기적인 요금을 내고, 정해진 타이틀들을 스마트폰·PC·콘솔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스트리밍을 통해 플레이하는 것이다. 스마트폰이나 PC의 사양을 따지지 않고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점에 경제적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하지만 최근 KT와 LG유플러스는 3년간 이어왔던 클라우드 게임에서 손을 떼고 있다. KT는 자체 클라우드 게임 플랫폼인 ‘게임박스’의 서비스를 6월 30일 종료한다고 예고했다. LG유플러스 또한 엔비디아의 클라우드 게임 플랫폼 ‘지포스 나우’를 7월 1일까지 제공 업체를 변경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국내 이통사 중 SK텔레콤만이 유일하게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지난 2019년 구글이 게임개발자컨퍼런스에서 발표한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스태디아’가 큰 파장을 일으켰다. 마이크로소프트를 비롯해 엔비디아, 텐센트 등 유수의 글로벌 인터넷 기업들이 연이어 해당 시장 참전을 선언했으며, 국내 이통사들도 1년 뒤인 2020년에 본격적으로 시장에 뛰어들었다. 전문가들은 클라우드 게임 시장이 2025년까지 약 81억7000만달러 규모로 커질 것이라 내다보기도 했다.
하지만 클라우드 게임의 시발점이었던 구글 스태디아는 각종 문제점들을 노출하며 게이머들의 외면 속에 올해 1월 서비스를 종료했다. 이번 이통사들의 관련 사업 철수 선언도 스태디아의 실패가 어느정도 작용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현재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중 마이크로소프트의 ‘엑스박스 게임패스’만이 여전히 이용자들의 호평을 이끌어내고 있는 실정이다.
이통사의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철수에는 킬러 타이틀 확보 실패로 인한 이용자들의 외면이 큰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게임 시장, 특히 클라우드에서 가장 많이 즐기는 콘솔 게임의 경우 소니와 MS, 닌텐도의 치열한 독점 출시 경쟁이 전개되고 있다. 하지만 정작 클라우드 게임 플랫폼들은 신작 타이틀에 대한 경쟁력이 뒤처지고 있다. 대부분의 클라우드 플랫폼은 출시된 지 어느 정도 지난 게임들이 서비스되고 있는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엑스박스 게임패스가 유일하게 살아남은 이유는 신작들을 지속적으로 선보였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불충분한 인프라 또한 발목을 잡았다. 클라우드 서비스는 게임에 필요한 리소스 등 각종 데이터를 개인 컴퓨터가 아닌 클라우드 서버에 저장해 스트리밍하는 개념이다. 이에 원활한 통신환경이 필수요건으로 꼽힌다. 이에 국내에서는 5G 기술에 최적화된 콘텐츠로 지목된 바 있다.
하지만 통신환경이 비교적 좋은 국내에서마저 입력이 실제 게임에 반영되기까지의 지연시간, 인풋랙이 발생했다. 이에 반응속도가 중요해지는 액션이나 대전, 슈팅 장르의 게임이 많은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의 외면으로 이어졌다. 여기에 과도한 데이터 사용량도 클라우드 게임의 큰 걸림돌이 됐다. 클라우드 게임을 사용했던 이용자들은 ”1시간만 플레이해도 2~3GB 이상의 데이터가 소모된다. 데이터 통신 속도도 최소 LTE나 5G가 요구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