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ETV=김진태 기자] 최근 쌍용차 생산라인이 잇따라 멈췄음에도 장밋빛 전망이 나와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반도체 수급난이 여전한 가운데 신차 토레스의 인기가 급증하면서 발생한 일시적인 헤프닝이라는 인식에서다. 반도체난이 조금씩 완화되는 데다 쌓여있는 주문대기(백오더) 물량도 7만여대가 넘어가면서 몇분기동안 계속된 적자 탈출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쌍용차는 지난달 28일과 이달 8~13일까지 평택공장의 생산라인이 연달아 멈췄다. 영업일수 기준으로 보면 총 5일간 공장 가동이 중단됐다. 이로 인해 발생한 생산 차질은 최소 3000대 이상이라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견해다.
쌍용차가 공장을 멈춘 것은 반도체 소자 부품수급에 차질을 빚어서다. 지난 2020년 말부터 시작된 반도체 수급난이 여전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도체 수급난에 쌍용차의 공장이 멈춰섰지만 업계에서는 이를 긍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는 견해가 많다. 반도체 수급에 차질을 빚을 정도로 쌍용차의 신차 ‘토레스’ 돌풍이 여전하다는 시각에서다.
실제로 쌍용차가 지난해 7월 출시한 토레스는 매달 3000~4000대 가량의 판매고를 올리면서 부진했던 쌍용차의 실적을 견인했다. 출시 전 사전계약에서 3만대를 돌파한 토레스는 출시한 달인 7월에만 2752대를 판매했다. 이후 8월엔 3000대를 넘겼고 9월과 10월에는 4000대를 훌쩍 웃돌았다.
토레스가 시장에서 흥행몰이를 이어가면서 쌍용차내 판매 비중도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출시한 첫 달 토레스는 전체 판매한 1만752대 중 2752대를 팔면서 4분의 1 수준인 25.5% 비중을 보였지만 8월엔 32.1%, 9월에는 42.5%를 기록했다. 전체 판매에 절반 가까운 숫자가 토레스에서 나온 셈이다. 쌍용차 평택공장에서의 생산 중단을 일시적인 헤프닝으로 받아들이는 이유다.
백오더 물량이 넘치는 것도 이번 생산 중단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원인중 하나다. 업계에 따르면 토레스의 백오더 물량은 7만여대가 넘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출시 전 사전계약이 3만여대였던 것을 고려하면 출시 이후 토레스 인기가 더 상승한 셈이다. 비록 지난달과 올 초 반도체 수급난에 생산 차질을 빚었지만, 그 기간이 길지 않았고 토레스의 인기는 여전한 만큼 흑자 전환에 대한 기대감도 나온다.
쌍용차는 지난 2017년부터 올해 3분기까지 23분기 연속 적자 행보를 지속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들어 적자 폭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에 따르면 쌍용차의 영업손실은 지난해 3분기 2379억원에서 올해 3분기 1102억원으로 2배 이상 줄었다. 신차 토레스를 앞세워 판매를 늘리면서 수익성 개선이 이뤄진 것으로 풀이된다.
반도체 수급난이 완화된다는 전망도 쌍용차의 장밋빛 전망에 힘을 싣는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올해 1~11월 현대차·기아·르노코리아·쌍용차·한국GM의 국내공장 생산실적은 총 339만4816대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313만5230대)대비 8.3% 증가한 실적이다.
특히 11월 생산량은 월간 기준 4년내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 2020년 말부터 본격화된 반도체 수급난이 완화되는 것으로 전망하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난이 장기화되고 있지만 최근 공급 상황이 개선되면서 특근 등을 활용해 생산량을 최대한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