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ETV=김진태 기자] 반도체 수급난으로 상반기 힘든 시기를 보냈던 현대모비스가 하반기엔 활짝 웃을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체 수급난이 조금씩 해소되면서 현대차·기아의 생산량이 늘었고 원자재 가격 인상도 하향 곡선을 그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미국이 금리를 높이면서 고환율 기조가 이어지는 것도 해외 판매 비중이 높은 현대모비스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25일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현대모비스의 3분기 매출은 12조4359억원, 영업이익은 5688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지난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보다 각각 9.9%, 47.0% 증가한 것으로 매출은 분기별 역대 최고 실적을 갱신했고 영업이익도 최근 2년간 가장 높은 수치다.
현대모비스의 3분기 실적이 긍정적으로 전망되는 것은 반도체 수급난이 점차 해소되면서 현대차·기아의 생산량이 늘고 있어서다. 현대차는 지난 1~2분기 각 90만대선 생산에 그쳤지만 3분기에는 100만대를 넘어섰고, 기아도 1분기 68만대에서 3분기엔 75만대 선으로 회복됐다. 현대모비스는 완성차 생산 차질에 올 1~2분기 모듈 부문에서 각 300억~400억원대 적자를 냈지만 3분기에는 흑자를 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모비스 실적에 큰 부담으로 작용했던 원자재와 운송비가 안정화되고 있는 점도 현대모비스의 3분기 호실적을 기대하는 이유다. 런던금속거래소에 따르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 직후인 지난 3월 톤(t)당 1만845달러로 사상 최고가를 찍었던 구리 선물 가격은 24일 기준 t당 7689달러로 하락했다.
상하이 해운거래소에 따르면 21일 기준 상하이컨테이너 운임지수(SCFI)도 1778.69를 기록하며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올 초 SCFI가 5100을 넘었던 것과 비교하면 65.1% 줄어든 셈이다. SCFI는 컨테이너 운송 15개 항로의 운임을 종합한 것으로 해상 운임 수준을 보여주는 지표다.
문용권 신영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수급 여건 개선에 현대차·기아의 출고가 반등했다. 미국·인도 공장에서 물량 반등이 지속됐고, 중국 공장도 봉쇄조치 완화에 출고가 늘었다”며 “물류비도 올 하반기부터는 하락 추세여서 3분기부터 이익이 회복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금리 인상에서 시작된 고환율 기조도 현대모비스의 3분기 실적을 긍정적으로 전망하는 이유다. 현대모비스가 타 경쟁사 대비 해외 매출 비중이 높아서다. 특히 수출은 주력 사업군인 애프터서비스(AS) 사업이 중심이라는 점에서 고환율 기조가 득이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AS사업부의 매출 규모는 전체의 20% 수준이지만 영업이익은 매 분기 4000억원 이상을 내고 있다. 정용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AS 사업부는 올해 물류 차질로 피해가 가장 컸던 사업”이라며 “최근 강달러 수혜로 AS 사업부의 수익성을 상향 조정할 필요가 있다”도 설명했다. 핵심 부품 해외 수주 목표액을 빠르게 달성하고 있다는 점도 상승세 요인으로 꼽을 수 있다. 현대모비스는 올해 핵심부품 해외 수주 목표액을 37억4700만달러(5조3690억원 가량)로 잡았는데 상반기에만 이미 70%를 넘겼다.
현대모비스는 해외 수주 확대를 위해 지난해 하반기부터 임원급 현지 전문가를 영입하는 등 역량 강화에 한창이다. 최근에도 메르세데스 벤츠의 전기차 전용 모델에 샤시 모듈 공급을 확정하고 3분기부터 양산에 들어갔다. 현대모비스의 생산 기술력과 생산·품질 관리 능력 등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수익성 확보를 위해 공격적인 수주 활동을 이어가고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연구개발 역량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