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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현대차, KT와 혈맹 맺은 속내는?

KT, 국내 통신사 중 유일한 위성사업자…UAM 사업 필수
자사주 매각 시 의결권 부활…승계작업 초석이란 지적도

[FETV=김진태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KT와 자사주를 맞교환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동통신사와의 협업이 목적이라면 해당 시장에서 1위의 점유율을 가진 SK텔레콤(SKT)과의 지분 교환이 더 자연스럽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업계 일각에서는 KT의 특수성을 꼽는다. 현대차그룹의 미래 먹거리로 손꼽는 도심항공모빌리티(UAM)사업 특성상 위성 활용 여부가 중요하기 때문에 국내 이동통신사 중 유일하게 위성을 보유한 KT를 선택했다는 시각이 나온다. 자사주 매각 시 사용할 수 없던 의결권을 사용 가능해지기 때문에 승계작업 초석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최근 KT와 7500억원 가량의 자사주를 교환하기로 결정했다. 현대차 지분 1.04%(4456억원 가량)와 현대모비스 지분 1.46%(3003억원 가량)을 KT 지분 7.7%(7500억원 안팎)와 교환하는 방식이다. 지분 교환은 가장 강력한 단계의 협력관계 구축으로 혈맹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현대차그룹이 이번에 지분 교환 파트너로 KT를 낙점한 것은 모빌리티 산업의 미래로 평가받는 UAM사업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의 미래 먹거리로 손꼽는 UAM산업은 통신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늘을 나는 드론 택시가 최적의 경로를 찾아 비행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다만 모빌리티 사업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파트너사로 SKT가 아닌 KT를 선택한 것을 두고 업계 일각에서는 의아하다는 시각도 나온다. 이동통신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SKT도 CEO 직속 조직으로 UAM 신규사업 TF를 만드는 등 UAM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이동통신 시장에서 지난 2020년 기준 SKT는 41.4%(가입자 2926만1390명), KT는 24.6%(가입자 1738만8291명)의 점유율을 보였다. 이동통신 시장에서 SKT가 KT보다 가입자수가 2배가량 더 많은 셈이다.

 

SKT가 KT보다 점유율이 높은데도 현대차그룹이 혈맹으로 KT를 선택한 것은 위성의 활용 여부 때문이다. KT는 국내 통신사 중 유일하게 위성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KT는 무궁화 5, 6, 5A, 7호 및 KOREASAT 8 등 총 5개의 위성을 보유한 국내 유일의 위성사업자다.

 

KT는 위성통신 자회사 KT SAT을 통해 ‘스페이스 데이터’ 사업도 하고 있다. 스페이스 데이터 사업은 우주에 띄운 위성으로 각종 영상·사진 데이터를 확보하고, 이를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로 분석하는 것을 말한다.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개편을 위해 KT를 선택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지만, 해당 자사주를 타 사에 매각할 시 의결권이 부활하기 때문에 우호 세력에 넘기면 경영권을 방어하는 효과가 있다. 기존에 인연이 없던 SKT보다 인연을 유지해 오던 KT를 선택함으로써 백기사의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현대차그룹은 지난 2005년부터 자동차에 탑재되는 텔레매틱스, 자율주행, UAM 등의 분야에서 협력해왔다. 현대차는 2009년 6월 KT 지분 0.09%를 취득해 현재까지 보유한 상태다. 이와 관련, 현대차 측은 “이번 지분 맞교환은 전략적 제휴 강화가 목적으로 지배구조 개편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며 “거래전후 대주주의 지분율이 동일하며 지배권이 강화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KT출신 임원들이 현대차에 몸을 담고 있는 것도 KT 백기사설에 힘을 싣는다. 현대차에는 윤경림 KT그룹 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 서정식 현대오토에버 대표, 김지윤 현대오토에버 기술총괄사업부장 등 3명은 모두 KT나 KT자회사 출신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