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ETV=김진태 기자] 미국이 자국 내에서 생산한 전기차에 대해서만 세액공제 혜택을 주기로 하면서 현대자동차·기아에 비상이 걸렸다. 미국에서 판매중인 현대차·기아의 전기차는 모두 한국에서 생산되고 있어서다. 현대차가 미국에 짓는 전기차 전용공장도 완성까지 3년가량 남아 있는 만큼 미국 시장내에서의 어려움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서명하면서 ‘북미에서 최종 조립된 전기차’만 7500달러(980만원 가량·중고차는 4000달러)에 달하는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세액공제 대상은 그간 72종에서 아우디, BMW, 포드, 크라이슬러, 루시드, 벤츠 등 21종으로 줄었다. 한국에서 생산하는 현대차·기아의 전기차(아이오닉5·GV60·코나EV·EV6·니로EV 등)는 세액공제 대상에서 제외됐다.
전기차에 대한 세액공제 혜택이 사라지면서 현대차·기아는 비상이 걸렸다. 미국에서 생산하는 전기차에 대해서는 세액공제 혜택이 유지되는 만큼 가격 경쟁력에 있어서 상대적으로 불리한 입장에 놓이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조지아주에 신규 전기차 전용 공장을 설립할 예정이지만 이 공장은 2025년 상반기에나 본격 가동된다. 세액공제 혜택에 3년 가량 공백이 발생하는 셈이다. 현대차·기아 입장에서는 미국이 주요 전기차 시장인만큼 향후 미국 공장에 생산라인을 추가하는 등 현지 생산과 출시 전략에 변화를 줄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이 미국산 제품 외 세액공제 혜택을 없애면서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도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미국 의회에 보낸 의견서에서 "한국산 제품과 미국산 제품을 동등하게 대우해야 한다는 한미 FTA에 따라 한국에서 제조 또는 조립한 부품을 사용한 배터리를 탑재한 한국산 전기차에도 세제 혜택을 적용해야 한다"며 "한국은 미국산 수입 전기차에도 보조급을 지급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