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ETV=김진태 기자] 현대자동차(이하 현대차)가 글로벌시장 점유율 올리기에 팔소매를 걷고 나섰다. 해외시장개척 비용을 확대하고 해외 현지인을 겨냥한 광고 마케팅 비용도 대폭 늘리고 있다. 실제로 현대차는 올해 1분기 해외시장 개척 비용을 위해 1000억원을 웃도는 천문학적인 자금을 투입했다.
광고 선전비와 판매활동 촉진비(이하 판매촉진비)도 두자릿수 이상 확대했다. 글로벌 자동차시장 공략 강도를 높이기 위한 정의선 회장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같은 투자 확대에 힘입어 현대차의 해외 자동차 시장점유율이 상승하는 등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특히 북미 시장에서의 약진이 뚜렷하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차의 올 1분기 해외시장개척비는 1276억원을 투입했다. 이는 전년 2분기(664억원)대비 2배가량 늘어난 금액이다. 해외시장개척비란 점유율 확대를 위해 현지에서 지출하는 딜러 인센티브 등 각종 비용을 말한다.
현대차가 해외시장개척비를 다시 늘리는 것은 해외 현지에서 점유율과 인지도를 높여야 한다는 위기의식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과 러시아 전쟁, 중국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도시 봉쇄 등 대외리스크로 부품 수급에 어려움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실제 현대차는 그동안 현지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판단될 경우 해외시장개척비를 늘려왔다. 글로벌 경기 침체가 시작된 2009년에는 7000억원을 한해에 쏟아붓기도 했다. 2013년 이후에는 글로벌 시장에서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지고 품질 경쟁력을 인정받으면서 비용을 줄이기 시작했다. 2013~2014년에는 3000억원대로 떨어졌다.
하지만 지난 2015년 주력 시장인 중국과 신흥 시장인 러시아에서 부진을 겪자 해외시장 개척비를 5300억원으로 늘렸다. 현대차는 이같은 투자 확대에 힘입어 미국과 유럽, 인도 등 해외 판매실적이 호조세를 보였다. 특히 미국에서는 2015년 76만대를 판매하며 진출 이후 가장 높은 실적을 올렸고 인도에서도 최대치인 47만대를 찍었다. 이 때문에 해외시장개척비는 위기관리 지표로 해석하기도 한다.
현대차는 판매촉진비도 늘렸다. 현대차의 올해 1분기 판매촉진비는 6256억원으로 전년 동기(5507억원)보다 13.6% 증가했다. 현대차가 해외시장에 투자를 늘리면서 실적도 역대급을 기록했다. 현대차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은 1조9289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6566억원)대비 14.1% 늘어난 실적을 나타났다. 이는 분기 기준으로는 2014년 2분기 이후 역대 최대다. 같은 기간 매출도 10.6% 상승해 30조2986억원을 기록했다.
현대차의 이 같은 호실적은 해외시장에서 약진한 판매고 덕분이다. 특히 북미에서의 실적이 돋보인다. 현대차는 올 1월 북미에서 3만8649대를 판매한 이후 3달 만인 4월(4만8904대)에 1만대 가량을 더 판매했다. 비율로 보면 26.5%(1만255대) 증가한 수치다.
유럽 등 다른 국가에서도 지난 1월과 비교하면 증가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같은 기간 유럽과 그 외 지역은 14.9%(1만2047대), 9.1%(2만7094대) 늘었다. 해외시장에 대한 투자가 실적으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반도체 부품 수급 차질 등으로 경영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이라며 “내실 있는 판매 전략 등을 통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수익성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