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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즈업] 투자 시동 건 한국투신운용, 조홍래 대표 7연임은?

유상증자로 투자재원 마련...자금유치 효과 기대
이론·실무 겸비한 경제전문가...연간 순익 개선이 과제

 

[FETV=성우창 기자] 한국투자신탁운용이 20여년만의 유상증자 등 실적 개선을 위한 적극적인 행보에 나섰다. 1년 앞으로 다가온 조홍래 대표의 7연임에 어떤 영향이 미칠 지 주목된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최근 약 1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지난 2002년 이후 19년만에 이뤄지는 유상증자다. 이번 증자로 인해 한국투신운용의 자기자본은 1263억원에서 1363억원으로, 자본금은 660억에서 660억5000만원으로 늘었다. 한국투신운용이 이번 유상증자를 결정하게 된 이유는 자본금이 소요되는 운용 펀드의 시드머니를 늘리기 위한 목적이다. 시드머니 투자를 확대할 경우 고유재산 운용을 강화해 수익을 얻는 한편, 투자자들에게 신뢰를 줘 자금유치에 더 유리해질 수 있다.

 

한국투신운용의 펀드 순자산총액(AUM·펀드순자산+일임평가액)은 현재 64조원으로 국내 전체 자산운용사 중 6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하지만 상위 자산운용사인 삼성자산운용(AUM 297조원)의 자본금은 934억원, 한화자산운용(AUM 112조원)의 자본금은 5700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한국투신운용의 자본금(660억5000만원)은 다소 부족한 감이 있다. 특히 지난 4월을 기점으로 연기금투자풀 주간운용사 업무가 종료되며 67조원 규모이던 AUM이 약 3조원 감소했다. 이런 이유로 그간 한국투신운용의 시드머니 투자는 일부 펀드에만 제한적으로 집중되고 있었지만, 이번 유상증자로 인한 자기자본을 늘려 더 많은 펀드 상품에 힘이 실릴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투신운용 관계자는 "당사는 그간 대형 자산운용사 중 자기자본이 적은 편이었다"며 "시드머니 투자를 위한 자기자본 확충이 이번 유상증자의 주 목적"라고 말했다.

 

 

이번 유증은 지난해 경영부진을 탈출하기 위한 중장기적 대책으로도 풀이된다. 작년말 기준 한국투신운용의 연간 순이익은 354억원으로, 2019년 404억원에 비해 크게(-12.6%) 떨어졌다. 증시호황을 타고 대부분 주요 자산운용사들의 순이익이 증가한 반면 한국투신운용 홀로 두 자릿수 감소를 한 것이다. 

 

그럼에도 지난 6월 조 대표가 6연임에 성공한 이유는 오랜 기간 성과를 낸 조 대표의 능력을 믿고 경영쇄신을 하라는 그룹의 기대감이 반영 된 것으로 풀이된다. 조 대표는 서울대 경영학과 졸업하고 미국 예일대 경제학 박사를 취득했다. 이후 1991년부터 현대경제연구원에만 10년 이상 재직했으며, 동원증권·한국투자증권·한국투자금융지주에서 줄곧 리서치 부문을 맡아온 자타공인 '경제 전문가'다. 실제로 한국투신운용 사장으로 부임한 이래 연간 순이익은 2017년 286억원, 2018년 355억원, 2019년 404억원으로 상승세를 기록해 능력을 입증했다. 

 

일단 연임에 성공한 이상 올해 남은 기간 다시 한번 순이익 상승을 이룰 수 있는지는 조 대표의 어깨에 달려 있다는 평가다. 그 성과에 따라 내년 7연임 가능성을 점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경영쇄신을 위한 시동은 이미 걸렸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올해 초 증권가에 나타난 ESG(환경·사회·지배구조)라는 최신 트렌드에 주목해 '뉴딜테크 ESG펀드', '미국 스팩 친환경테마 상장지수펀드(ETF)', 'ESG테마 주식형 액티브 ETF' 2종을 출시했다. 내부적으로도 ESG 경영위원회를 설치하고 규정을 만들어 ESG 경영을 본격화했다.

 

이미 가시적 성과가 나타난 부분도 있다. 연기금투자풀 주간운용사 업무 종료로 AUM이 줄었다곤 하나 현재 64조원 역시 전년 대비 무려 9조원이나 오른 규모다. 게다가 지난 11일 미국 ETF 2종의 순자산이 5000억원을 돌파하는 등 ETF를 중심으로 한 실적 성장이 눈에 띈다. 베트남 투자가 성공을 거둬 현재 'KINDEX블룸버그베트남VN30선물레버리지', 'KINDEX베트남VN30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이 전체 해외주식형 ETF 중 수익률 2위·4위에 올랐다. 특히 지난 2006년에 설정된 '한국월드와이드베트남혼합증권투자신탁2'는 15년이 지난 지금 누적 수익률 100%를 돌파했으며, 올해 들어서만 43% 수익률을 달성 중이다. 간판 상품인 '한국투자베트남그로스펀드'의 누적 수익률은 최근 1년 기준 60%에 달한다.

 

한국투신운용은 여러 전략상품에 대한 시드머니 투자 확대로 지난해 부진을 떨쳐내려 하고 있으며, 최근 주목하는 것은 바로 타겟형 데이트 펀드(TDF) 상품이다. 조 대표는 평소 "금융자산이 얼마나 있어야 노후가 편할까"라고 주변에 질문을 던지곤 하는데, 사람들이 은퇴 후 필요한 지출을 가늠하고 있는지 알고 싶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작 만족스러운 대답을 들은 경우는 적다고 한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노후자금에 대한 관심은 있으나 구체적인 플랜을 마련하거나 관련 지식을 갖추지 못했다는 방증이다.

 

조 대표의 관심처럼 한국투신운용 고령화 관련 상품인 '한국투자TDF알아서펀드'를 주력 상품으로 밀고 있다. 지난해 말 출시 3년 10개월 만에 설정액 5000억원을 달성한 후 1년이 채 지나지 않아 지난 6월 15일부로 시리즈 설정액이 8000억원을 돌파했다. 

 

오원석 한국투자신탁운용 연금담당은 “은퇴자산 증식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그런 가운데 한국투자TDF알아서펀드가 우수한 성과를 인정받으면서 자금이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