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성우창 기자] 최근 주요 증권사들이 '금 선물 상장지수증권(ETN)'을 잇따라 출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주 KB증권·NH투자증권·삼성증권·한국투자증권은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코멕스(COMEX)의 금 선물 지수를 추종하는 금 선물 ETN을 상장했다. 최근 금 선물 가격이 조정세인 점, 상장지수펀드(ETF)에 비해 외면받기 쉬운 ETN 상품을 늘려 고객의 선택지를 확보하는 방법으로 시장을 활성화하고자 하는 노력으로 보인다. 금 선물 ETN은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으로 나뉜다. 투자자들은 금 선물 시세가 오를 경우 레버리지 ETN을, 내린다면 인버스 ETN을 선택해 수익을 얻을 수 있다.
또 상대적으로 활성화되지 않은 ETN 시장을 활성화시키고자 하는 증권사들의 노력도 엿보인다. ETF는 자산운용사가 운용하고 추종 지수를 100% 따라간다면, ETN은 증권사가 운용하고 기초 지수를 따라가되 발행자 재량으로 운용한다는 차이가 있다. 지난 6일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가총액이 61조4738억원인데 비해 ETN 시가총액은 7조5192억원으로 규모 면에서 크게 차이가 난다. 올해 일평균 거래대금은 ETF가 3조1739억원, ETN이 358억원으로 집계됐다. 금 선물 인지도도 ETF가 더 높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금 조정이 있다보니 상승·하락기에 투자할 수 있는 금에 대한 투자와 관심이 최근 높아졌다"며 "ETF에 비해 ETN이 활성화가 잘 안 된 시장이다 보니 앞으로도 있을 수요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KB증권의 레버리지·인버스 ETN 상품은 기초지수 변동률의 2배 또는 -2배를 추종하는데 비해, 삼성증권의 상품은 기초지수 변동률의 1배 또는 -1배를 추종한다. 그만큼 위험도가 줄어들었다.
임상백 삼성증권 상장지수상품운용팀 팀장은 "이번 ETN은 금선물 가격을 1·-1배로 추종하는 상품으로 기존에 레버리지 위주로 구성되었던 ETN라인업을 확장했다"면서 "원자재의 경우 상대적으로 생소한 자산인만큼 이번 ETN 출시로 더 다양한 고객들이 부담없이 접근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TF처럼 상장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인 만큼 ETN 시장이 활성화된다면 증권사의 주요 수수료 수익원이 될 수있다. 업계에서는 금 선물 외 메타버스·ESG 등 시대 트렌드를 따라가는 다양한 ETN 상품을 내놓고 있으며, 앞으로도 원자재 상품 및 국내 대표 지수에 투자하는 ETN 상장을 진행할 예정이다.
한편 지난 6일(미국시간) 트로이온스(OZ.T)당 국제 금 시세는 전일대비 45.10달러(-2.49%) 하락한 760.00달러로 마감했다. 상장한 국내 금 선물 ETN이 추종하는 기초지수 'DJCI Gold'는 -15.81포인트(-2.53%) 하락한 608.81포인트로 마감했다. 전문가들은 금값이 조정 국면이며 투자 시 관련 이슈에 따른 중장기적 추이를 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진종현 삼성증권 선임연구원은 "최근 변동성 확대로 발생한 위험자산 회피 현상은 금 투자에 호재지만 수혜는 제한적이다"라며 "미국 테이퍼링 논의가 점차적으로 활발해지면서 중장기적으로는 금 가격에도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