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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


“만화로 한판 붙자”...네이버 vs 카카오, ‘웹툰대전’ 후끈

네이버웹툰, 점유율 기반 인기작 영상화로 시장 확대 정조준
다음웹툰·카카오페이지 통합 카카오웹툰, 직관적 UI 내세운 '작품 본질 집중' 강조
네이버는 글로벌 IP 확보, 카카오는 ‘K-웹툰 해외진출’ 방점…경쟁 업계 '주목’

 

[FETV=김창수 기자] 국내 양대 포털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인터넷 만화 플랫폼인 웹툰을 놓고 한판 승부를 벌인다. 양사는 네이버웹툰과 카카오웹툰을 통해 차별화된 강점을 무기로 국내와 글로벌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에 돌입했다.

 

네이버웹툰은 전체 웹툰 시장의 65% 이상을 장악한 점유율 우위를 기반으로 ‘유미의 세포들’, ‘백수세끼’ 등 인기 IP(지적재산권) 작품의 영상화 제작에 나선다. 아울러 ‘왓패드 웹툰 스튜디오’ 설립, 마블코믹스 해외 인기 콘텐츠 유치 등을 통해 글로벌 외연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카카오는 기존의 다음 웹툰과 카카오페이지를 통합한 카카오웹툰을 선보였다. 직관적 사용자 인터페이스(UI)를 기반으로 한 생동감 있는 화면 전개가 카카오웹툰이 내세우는 장점이다. 카카오웹툰은 향후 자사 IP뿐 아니라 일본·북미 등 잠재 시장 작품을 적극 활용해 ‘글로벌 K 웹툰 플랫폼’으로 거듭난다는 각오다.

 

◆ “드라마에서 만나요” 네이버웹툰, 인기 작품 잇단 영상화= 네이버웹툰은 최근 자사 웹툰 IP 기반 영상화 콘텐츠 라인업을 공개했다. 압도적인 국내 웹툰시장 점유율을 바탕으로 수익 창출을 본격화하는 행보로 풀이된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0 웹툰 사업체 실태조사’에 따르면 네이버웹툰 페이지뷰 점유율은 전체 시장의 65.1%에 달한다. 카카오웹툰으로 통합한 카카오페이지(15.6%)·다음웹툰(3.9%)의 점유율보다 월등히 높다.

 

네이버웹툰에서 총 누적 조회수 32억 뷰를 기록한 인기 웹툰 ‘유미의 세포들’은 드라마로 제작돼 올 하반기 티빙과 tvN에서 만나볼 수 있게 된다. ‘유미의 세포들’은 30대 평범한 직장인 유미의 일상과 연애 이야기를 머릿속의 세포들의 시각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드라마 '유미의 세포들'은 ‘쇼핑왕 루이’, ‘아는 와이프’의 이상엽 감독이 연출을 맡았으며 배우 김고은, 안보현, 이유비, 박지현 등이 출연한다.

 

음식을 소재로 삶의 이야기를 풀어낸 웹툰 '백수세끼'도 올 하반기를 목표로 웹드라마 방영을 준비 중이다. '백수세끼'는 취업준비생 재호가 연이은 취업 실패와 이별의 아픔을 음식으로 힐링하며 성장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네이버웹툰의 자회사 스튜디오N의 첫 오리지널 드라마 '그 해 우리는'도 하반기 SBS를 통해 방영된다. ‘그 해 우리는’은 헤어진 연인이 고등학교 시절 촬영한 다큐멘터리의 역주행 인기로 강제 소환되면서 펼쳐지는 청춘 성장 로맨스다. 드라마와 함께 두 주인공의 고등학교 시절을 담은 프리퀄 웹툰도 네이버웹툰에서 연재된다.

 

2022년 상반기에도 네이버웹툰의 영상화는 이어진다. MBC 판타지 드라마로 방영될 ‘내일’은 취업준비생 최준웅이 우연한 사고로 저승사자 구련을 도와 자살 예정자들을 구하는 이야기를 담는다. 원작 네이버웹툰 ‘내일’은 죽음의 상징이었던 저승사자들이 오히려 사람들을 도와 삶을 이어가게 한다는 기발한 설정으로 큰 사랑을 받은 작품이다.

 

좀비물 웹툰 ‘지금 우리 학교는’도 넷플릭스를 통해 오리지널 콘텐츠로 전 세계에 공개된다. 웹툰 ‘지금 우리 학교는’은 좀비 바이러스가 퍼진 한 고등학교에 고립된 이들과 그들을 구하려는 자들의 사투를 그린다.

 

이외에도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가들의 항일운동을 배경으로 한 ‘고래별’, 평사원에서 CEO가 된 한 남자의 인생 2회차를 그린 ‘상남자’ 등 네이버웹툰의 다양한 작품들이 영상화 콘텐츠로 제작될 계획이다.

 

네이버웹툰은 국내에서의 장악력을 바탕으로 해외 시장 진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 5월 세계 최대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의 지분 전부를 인수했다. 최근에는 네이버웹툰 스튜디오와 왓패드 스튜디오를 통합, ‘왓패드 웹툰 스튜디오’도 설립했다. 네이버는 1000억원 규모의 글로벌 IP 사업 자금을 조성, 왓패드 웹툰 스튜디오에 투자할 계획이다.

 

 

◆ 카카오웹툰, 감각적 플랫폼 바탕 네이버웹툰 맹추격=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1일 ‘카카오웹툰’을 새롭게 출시했다. 카카오웹툰은 지난 20년간 서비스해오던 다음웹툰을 카카오페이지와 통합해 개편 출범한 서비스다. 카카오는 다음웹툰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국내 1위인 네이버웹툰의 아성에 도전한다는 각오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공식 론칭에 앞서 지난달 27일 미디어를 대상으로 프리미어 웹사이트를 열고 카카오웹툰을 사전 공개했다. 카카오웹툰은 기존의 다음웹툰을 확대 개편한 웹툰 중심 플랫폼으로 전에 없던 웹툰 디자인과 풍부한 지식재산권(IP)이 특징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카카오웹툰은 콘텐츠가 무한히 확장하는 형태로 디자인됐다. 상하좌우 어느 방향으로 움직여도 끝없이 디스플레이가 이어지고 웹툰 속 캐릭터들은 살아 움직이는듯한 형태로 구현됐다. 이진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는 “크고 작은 직사각형의 섬네일 이미지로 작품을 나열하던 지난 20년간의 관성적 디스플레이 방식을 과감히 탈피했다”며 “웹툰을 살아 숨 쉬는 것처럼 사용자들에게 전하고 게임·음악·영화·드라마로 변주되는 오리지널 IP의 위상과 가치를 직관적으로 전하도록 사용자 경험 설계 틀을 파격적으로 바꿨다”고 설명했다.

 

카카오웹툰은 아울러 설계 단계부터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 제작됐다. 국가별 네트워크 환경에 큰 제약 없이 카카오웹툰을 즐길 수 있도록 서비스를 최적화한 것이다. 이미 지난 6월 태국과 대만에서 카카오웹툰을 선(先)출시하면서 현지 1위 네이버웹툰을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카카오웹툰은 대만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웹툰 부문 2위, 태국에서는 4위에 올랐다.

 

 

◆ 글로벌 시장 공략하는 K-웹툰, 향후 가능성 ‘주목’= 네이버웹툰과 카카오웹툰은 모두 한국 시장 점유에서 나아가 궁극적으로 글로벌 수요를 공략하고자 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세부적인 공략 형태에서는 각자의 색깔과 방향성이 뚜렷하다.

 

네이버웹툰은 해외 유명 IP의 확보에 방점이 찍힌다. 네이버웹툰은 마블 코믹스의 인기작 ‘블랙 위도우’를 독점 연재하기 시작했다. 이는 ‘마블 웹툰 프로젝트’ 첫 번째 시리즈로 마블 코믹스 원작을 웹툰 스크롤 형태에 맞게 재창조한 세계 최초의 타이틀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웹툰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온 마블 코믹스와 네이버웹툰, 국내 공식 마블 퍼블리셔 시공사의 협업으로 성사됐다.

 

네이버웹툰은 ‘블랙 위도우’를 시작으로 시공사와 협업해 마블 코믹스 시리즈를 웹툰으로 지속해서 선보일 예정이다. 오는 11월 개봉 예정인 영화 ‘이터널스’의 원작 코믹스를 비롯해 ‘어벤저스’, ‘스파이더맨’, ‘헐크’ 등의 작품들을 9월부터 네이버웹툰과 네이버 시리즈에서 감상할 수 있다.

 

반면 카카오웹툰은 플랫폼과 콘텐츠의 해외 진출에 무게중심을 두는 분위기다. 이진수 카카오웹툰 대표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카카오웹툰을 통해 전세계 국가들과 전언어권 시장으로 진출할 계획”이라면서 “카카오웹툰은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보유한 모든 오리지널 IP뿐 아니라 픽코마(일본), 타파스(북미) 등 일본·미국 현지에서 개발되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네트워크의 모든 오리지널 IP 웹툰들도 함께 담을 예정”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과거 ‘기다리면 무료(기다무)’가 웹툰 산업의 판도를 바꿨듯 이번 카카오웹툰 역시 또 한 번의 산업적 변곡점이 될 것”이라면서 “카카오웹툰을 통해 대한민국의 웹툰 산업이 글로벌 무대에서 또 한 번 도약을 이뤄내고 대한민국의 창작자들과 오리지널 IP 산업 생태계가 더 큰 비전을 가질 수 있도록 도전을 멈추지 않겠다”라고 강조했다.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웹툰 산업 시장에서 국내 포털 양강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어떠한 글로벌 장악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