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정경철 기자] 중흥그룹이 대우건설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대우건설 인수 프로젝트의 사령탑은 정원주 부회장이다. 대우건설을 인수한 뒤 '중흥건설+대우건설' 쌍두마차 타고 국내외 건설시장을 무대로 영토 확장을 꾀한다는 게 정 부회장이 구상하는 '큰 그림'이다.
정 부회장은 우선 대우건설 인수를 밑거름삼아 주택건설 및 플랜트 사업의 '브랜드 강화'를 노리고 있다. 정 부회장은 중흥건설과 중흥토건의 수장이다. 정부회장은 현장중심의 경영을 통해 수년간 높은 수주실적을 지속했다. 건설업계 순위를 판가름하는 '시평 순위'도 가파르게 치솟았다. 하지만 정 회장 입장에선 풀어야할 숙제도 있다. 정 부회장은 M&A 리스크뿐 아니라 복잡한 그룹 계열사내 내부거래 비중을 줄여야 하는 과제가 놓여 있는 것이다.
정 부회장은 오너2세 경영인이다. 그는 중흥그룹의 주력기업 중흥건설을 진두지휘하는 최고경영자(CEO)다. 그는 또 중흥그룹 계열사 가운데 매출이 가장 큰 중흥토건 지분 100%를 소유중이다. 현장을 강조하는 아버지 정창선 회장의 뜻에 따라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부터 중흥주택 건설현장을 돌아다녔다는 일화가 유명하다. 정 회장의 경영철학을 본받아 ‘돌다리도 두드려 보는’ 신중한 사업전략을 이어왔다는 평이다.
중흥건설그룹의 아파트 브랜드 ‘중흥S-클래스’는 광주전남지역에서 갈고닦은 기반을 토대로 전국으로 진출했다. 정원주 부회장이 경영권을 행사중인 중흥토건은 작년 서울 강동구에 진출했다. 당시 ‘강동 밀레니얼 중흥S-클래스’의 특별공급을 제외한 531세대 1순위 분양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강동 밀레니얼 중흥S-클래스는 1순위 분양에서 평균 35.6대 1, 최고 114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전국구 대형건설사의 잣대로 여겨지는 서울 분양 성공 등 주택사업 수주가 꾸준히 이어지며 중흥토건의 실적은 크게 올라갔다.
정 부회장의 중흥토건은 아버지 정찬선 회장이 실력을 행사중인 중흥건설과 함께 경기도 평택시 내 대규모 개발계획에 참여중이다. 브레인시티사업은 평택 도일동 일대 482만㎡ 규모의 부지에 성균관대학교 평택캠퍼스와 산업단지, 주거단지 등이 모여 있는 첨단복합산업단지를 조성하는 프로젝트다. 중흥그룹은 2017년 브레인시티사업 시행사 브레인시티개발 지분 68%를 확보해 최대주주에 올랐다. 해당 부지내 ‘평택 브레인시티 중흥S-클래스’ 분양 계획도 전해졌다.
이와같은 호재들이 전해지며 자연스럽게 중흥그룹 내 건설부문 시공능력평가 순위 및 시공능력 평가금액이 상승곡선을 이어갔다. 주택수주 집중한 중흥토건은 2011년 시평순위 658위에서 2014년 82위, 2019년 17위로 무서운 상승세를 기록하고 작년 15위를 달성했다. 중흥토건은 2019년 별도기준 매출 1조4731억 원, 영업이익 2683억 원을 거뒀다. 2018년보다 매출은 17% 줄고 영업이익은 6% 증가했다.
중흥토건이 '잘 나가는' 반면 정원주 부회장은 대우건설 인수 리스크와 그룹 내 교통정리 부분을 신경써야하는 과제가 있다. 중흥건설은 계열사간 지분구조 정리가 어느정도 필요한 상황이다. 현재는 정원주 사장의 중흥토건과 정원철 사장의 시티글로벌 중심으로 지분구조가 일부분 해소됐다는 평이다.
다만 2015년 준대기업 지정 이후 중흥그룹 내 계열사 내 소속회사 수가 많고 내부거래 비중 조정 의견이 나온다. '더 큰 도약'을 위해선 정원주 부회장의 '교통정리' 숙제가 남은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크게 성장한 정 부회장의 중훙토건이 그룹 내 지주사 역할을 맡는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2021년 대기업집단 지정 현황에 따르면 중흥그룹은 9조 2070억원, 대우건설 9조 8470억원의 자산을 확보중이다. 자산 10조원이 넘으면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지정돼 강도 높은 규제 대상이 된다. '빅딜'을 노리는 중흥그룹 경우 풀어야할 숙제가 있어 다소 부담 될 수 있는 상황이다. 다만 2019년 11월 시행 '기업 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 따르면 해소 유예기간이 각각 6개월에서 1년, 2년에서 3년으로 연장했다. 추후 중흥그룹의 미래를 꾸려야하는 '살림꾼' 정원주 부회장의 행보에 많은 이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