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권지현 기자] 지난해 코로나19 영향으로 우리나라 외부감사 대상 기업 중 영업이익으로 은행 이자도 못 갚은 좀비 기업이 3곳 중 1곳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기업 매출도 3.2% 감소하며 2년 연속 뒷걸음질 했다.
한국은행이 3일 발표한 '2020년 기업경영분석 결과(속보)'에 따르면 외부감사대상 법인기업 2만5871개를 분석한 결과, 작년 이자보상비율(영업이익/이자비용)이 100% 미만인 기업 비중은 1년 새 31.0%에서 34.5%로 커졌다. 2013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래 가장 높은 비율이다. 이자보상비율은 기업이 영업이익으로 금융비용(이자)를 부담할 수 있는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다. 이자보상비율이 100% 밑돈다는 것은 기업이 한 해 동안 번 돈으로 이자를 못 갚는다는 뜻이다. 반대로 이자보상비율이 500% 넘는 우량기업은 41.1%로 1%포인트 늘었다.
전체 분석 대상 기업의 평균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5.1%)과 매출액 대비 세전 순이익률(4.3%) 모두 전년(4.8%·4.1%)을 웃돌았다. 특히 반도체·컴퓨터 수출 호조와 유가 하락에 힘입어 전기·영상·통신장비(6.1%→9.0%), 전기가스업(0.6%→5.6%)의 영업이익률이 크게 뛰었다.
분석 대상 기업의 매출은 전년(2019년)보다 평균 3.2% 감소했다. 2019년(-1.0%)에 이어 2년 연속 역성장했고, 감소 폭은 2013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컸다. 매출 감소는 제조업(-3.6%)이 비제조업(-2.6%)보다 두드러졌다. 기업 규모별로 살펴보면 대기업(-4.3%)은 외형축소를 겪은 반면 중소기업(0.8%)은 매출이 다소 늘었다.
세부 업종별로 보면 유가 하락 탓에 석유정제‧코크스(-34.3%), 화학물질‧제품(-10.2%)의 매출이 급감했고 항공사 여객·화물수송 감소와 거리두기의 영향으로 운수창고업(-8.3%), 서비스업(-2.1%) 등도 매출이 크게 줄었다. 하지만 반도체와 컴퓨터 수출이 늘어나면서 전기·영상·통신장비(7.5%) 매출이 증가했고, 진단·검사장비 수출 증가와 함께 의료용 물질·의약품(18.3%) 업종도 큰 폭으로 성장했다.
다른 성장성 지표인 총자산 증가율 평균은 4.9%로 집계됐다. 역시 2019년(5.0%)보다 낮은 수준이다. 기업의 안정성을 평가하는 지표인 부채비율(97.6%→97.4%)과 차입금 의존도(28.3%→28.2%)가 소폭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