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유길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힘겨운 나날이 이어지던 2020년이 가고 새해가 밝았다. 한국 경제를 이끌어가는 각 분야의 기업들은 올해 반등을 이뤄내기 위해 절치부심하고 있다.
국내 반도체 업계를 대표하는 삼성전자는 올해 TSMC와 1위 자리를 놓고 한판 대결을 예고하고 있다. ‘베터리 3사’는 올해 전기차 시장 호황으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며, 제약·바이오 기업은 백신·치료제 개발을 위해 총력을 다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쓴맛을 본 오프라인 유통업체는 생존을 위해 변화를 모색할 계획이다.
저금리로 어려움을 겪었던 금융사들은 내년 시장금리 상승세로 실적 증대가 예상된다. 한편, 부동산·주식 등 자산시장은 작년 대규모로 풀린 자금의 여파로 올해도 상승곡선을 그릴 것으로 전망된다.
■ 산업
◆ 삼성 vs TSMC 파운드리 '패권전쟁', 누가 이길까=새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부문을 둘러싸고 삼성전자와 TSMC 간의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전쟁의 성패는 반도체 초미세 공정에 필수적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확보가 가를 것으로 예상된다. EUV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시스템 반도체 분야 세계 1위’ 비전을 실현시키기 위해 잔뜩 공을 들이는 핵심 장비다.
EUV 도입에 있어 TSMC가 삼성전자에 앞서있는 상황이다. 현재 TSMC는 전세계 EUV 장비의 60%에 해당하는 30~35대를 보유하고 있는 반면, 삼성전자는 15대 가량을 소유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EUV 도입을 위해 서두르고 있다. 하지만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업체 ASML이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EUV를 생산하고 있는 점은 장비 도입의 걸림돌이다.
◆ ’K-베터리’ 전기차 시장 호황 타고 글로벌 영토 확장한다=올해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산업은 중흥기를 맞을 것으로 에상된다. 중국 전기차 시장이 회복 조짐을 보이면서 기성 완성차업체와 테슬라뿐 아니라 애플·바이두 등의 거대 IT 기업들까지 전쟁에 뛰어들었다.
이에 전기차의 ‘심장’인 2차전지(배터리) 업계의 경쟁 또한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현재까지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이노베이션 등 토종 배터리 3사가 글로벌 시장에서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다. 하지만 후발 업체들의 추격도 거세지며 지각 변동의 가능성도 커지는 상황이다.
다만 작년 연이어 터진 전기차 화재 사태는 향후 배터리 산업 성장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때문에 올 한해 베터리 업체들든 안전한 시스템 구축에 전력을 다할 것으로 전망된다.
◆제약·바이오, '투자·AI·수출' 삼박자로 도약 나선다=제약·바이오업계는 코로나19 충격으로 작년 한 해 부진을 면치 못했다. 올해는 백신·치료제 개발 성공으로 반전을 꾀한다는 계획이다. 백신·치료제 개발에 과감한 투자와 첨단 기술을 총동원한다는 방침도 세웠다. 보건복지부도 올해 연구·개발(R&D) 예산으로 전년대비 49% 늘어난 7878억원을 배정하는 등 지원에 나섰다.
제약업체와 인공지능(AI) 전문 기업과의 유기적인 협업도 올해 주요 관전 포인트다. AI는 미래 신약 개발을 주도할 핵심 기술로 손꼽히고 있다. 이와 함께 셀트리온·녹십자 등의 핵심 기술이 응축된 진단키트 수출도 올해 코로나 백신 시판 본격화와 맞물려 늘어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올해도 이어지는 유통업 전쟁...‘반전’ 오프라인 VS ‘굳히기’ 온라인= 작년 유통업계는 코로나19를 계기로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빠르게 재편됐다. 쿠팡, 네이버쇼핑, 티몬 ,11번가, SSG닷컴 등 온라인업체들은 1년 내내 유통업계의 중심에 서있었던 반면 전통적인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은 코로나19 직격탄을 피하지 못했다.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은 올해 반격을 준비하고 있다. 작년 연말 인사를 통해 대거 젊은 세대를 기용한 것도 이를 위해서다. 온라인 업체들은 올해도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특히 티몬, 쿠팡, 11번가 등 이커머스업체들은 올해 기업공개(IPO)를 목표로 하고 있다.
■ 금융
◆ 코로나 뚫고 호실적 거둔 금융지주, 올해도 성장은 계속된다=작년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호실적을 거둔 4대 금융지주가 올해도 성장 가도를 달릴 것으로 전망된다. 무엇보다 핵심사업인 은행이 시장금리 상승세로 올해도 대규모 이자이익을 거둘 예상된다.
비은행 부문 강화를 위한 인수합병(M&A)도 계속된다. 특히 우리금융지주는 증권사를 비롯한 비은행 계열사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다. 신한·하나금융지주도 각각 손해보험사, 카드사 인수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와 함께 은행권의 생존 전략으로 꼽히는 디지털·글로벌 사업에도 총력을 다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진했던 보험사, 시장금리 상승세로 한 숨 돌리나=올해 금리와 보험료가 인상될 것으로 보이면서 보험사들의 실적이 작년보다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 시장금리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자, 변액보증준비금 적립 부담도 줄어들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이와 함께 보험사들의 보험부채 시가평가로 인한 우려도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올해도 높은 실손 손해율이 유지될 것으로 보여 보험사들의 고민도 커지는 분위기다. 올해 전체 실손보험료는 11% 내외로 인상된다. 하지만 이는 업계가 당국에 요구한 20%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자산시장
◆내년에도 집값 오른다=정부가 작년 부동산 문제 해결을 자신했지만 24번의 부동산 정책에도 불구하고 집값 상승을 막는데 실패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시중금리가 낮아지자 유동성 자금이 부동산 시장으로 몰리며 집값과 전세값 모두 급등했다.
새해에도 세율 강화와 청약제도 완화, 재건축 규제 등 잇따른 부동산 정책이 시행될 예정이다. 하지만 집값 상승을 막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임대차 3법에도 전세 시장이 여전히 불안하고 주택 공급물량도 부족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올해 ‘코스피 3000’ 간다=증권사들이 내놓은 ‘장밋빛 전망’인 코스피 3000 시대 개막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작년 하반기부터 코스피는 연일 사상 최고점을 경신해 왔다. 지난달 24일 파죽지세로 2800선을 돌파한 이후 보유 주식 매도 시 배당금을 받을 수 없는 배당락에도 낙폭이 크지 않아 수월하게 반등에 성공하고 작년 증권 시장 마지막 개장일에는 2873.47까지 치솟으며 종가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코스피가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올해 증권 시장 활황을 이끌 호재로 코로나19 백신 상용화, 경제 활동 정상화 기대감, 선진국의 정책, 상장 기업 실적 상승, 저금리 등이 거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