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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병 회장 'KB 누를 핵심' 신한카드에 힘 실어준다

업계 1위 신한카드에 1조원대 금융자산 양도 결정
국민카드와의 시장점유율 차 줄어...새동력 확보 시급

 

[FETV=권지현 기자]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신한카드에 힘을 실어준다. 카드업계 1위인 신한카드를 통해 KB금융지주와의 '리딩금융' 싸움에서 확실한 우위를 가져가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신한카드가 신한금융 내에서 차지하는 자산 비중은 크지 않다. 총자산 기준 신한카드는 5.6%(3월 말 기준)를 차지해 신한은행(71.1%), 신한금융투자(7.9%), 신한생명(6%)에 이어 4위에 자리한다. 이에 조 회장이 그룹 내 비은행 계열사 중 비중이 높은 증권·보험이 아닌 카드 지원에 나선 배경에 업계 관심이 모아진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최근 이사회를 열고 신한캐피탈의 1조원대 금융자산을 신한카드로 양도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신한카드는 이번 결정으로 오토 금융자산과 리테일 대출자산을 추가하게 됐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이번 양사 간의 자산 양수도는 그룹 내 여신금융 포트폴리오의 시장 선도력 확대를 위한 전략적 의사결정이자 그룹의 비은행 사업 강화를 위한 것"이라 설명했다.

 

다만 실제 지급액은 1조원보다 적을 것으로 보인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이번 1조원 규모 양수도 중에서 실 지급액은 신한캐피탈이 신한금융으로부터 빌린 7300억원을 제외한 2700억원"이라고 말했다.

 

신한금융의 이번 결정은 신한금융 내 업계 1등인 카드 계열사에 힘을 실어 KB금융과의 경쟁에서 확고한 선두에 서려는 조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KB금융의 호실적도 조 회장이 신한카드 '1등 굳히기‘에 나선 배경으로 보인다. 신한금융의 올 상반기 순익은 1조8055억원으로 KB금융(1조7113억원)과 942억원 차이가 난다. 지난 1분기 두 금융지주의 차이가 1900억원이었음을 감안하면 KB금융이 3개월 만에 958억원의 격차를 따라잡은 셈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KB금융이 지난해 신한금융에 넘겨준 ‘1등 금융사’ 자리를 올해 되찾아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카드업계 부동의 1위인 신한카드는 신한금융 내에서도 ‘효자’ 역할을 하고 있다. 신한카드는 총자산 기준 그룹 내 4위지만 순익 기준으로는 13.3%를 차지해 신한은행(66%)에 이어 2위다. 업계 1위 계열사의 실적은 그룹 내 순익과 직결되는 중요한 문제인 만큼 조 회장이 특별히 신경쓰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현재 KB국민카드의 추격이 만만치 않다. 지난해 말 신한카드 시장점유율(카드이용실적 기준)은 18.6%로 KB국민카드(14%)와 4.6%포인트(p) 차이가 난다. 주목할 점은 양사의 시장점유율 격차가 해마다 좁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2016년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의 시장점유율 차이는 8.7%로 신한카드가 확실한 우위를 차지하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3년 만인 2019년 양 사의 시장점유율 격차는 절반 가까이(4.6%) 줄어들었다. 신한카드로서는 1위 수성을 위해 긴장감을 갖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다. 이동철 KB국민카드 사장의 공격적인 마케팅도 신한카드의 위기를 더했다는 분석이다. 최근 KB국민카드는 개인화 맞춤카드 출시, 동영상 기반 자유여행 플랫폼 공개 등으로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한 움직임이 한창이다.

 

최근 신용카드업은 수익성 하락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과거 신용카드 시장은 한국경제의 성장과 더불어 큰 폭으로 성장했으나 2003년 카드대란, 2008년 리먼사태, 2012년 유럽발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국내경기 침체와 더불어 시장의 성장성은 급속히 둔화됐다. 이에 카드사들은 카드사업 부문 외에도 오토론·자동차 리스 등 할부금융사업, 선불·모바일카드 등 종속회사 보유 등으로 사업의 다각화를 꾀하고 있다.

 

신한카드는 인수된 자산으로 신사업 추진의 동력을 얻고 새로운 수입원을 만들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 과정에서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의 지주 내 입지가 단단해질 것으로 보인다. 임 사장은 진옥동 신한은행장과 함께 유력한 차기 신한금융지주 회장 후보 중 한명이다.

 

조 회장의 바람처럼 신한카드가 KB국민카드를 확실히 따돌려 2년 연속 신한금융이 KB금융과의 경쟁에서 승리하는데 일조할 수 있을지 금융권의 관심이 카드업계로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