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박민석 기자] 코스닥 특례상장을 추진중인 이뮨온시아의 공모가가 고평가 논란에 휩쌓였다.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이 공모가 산정 과정에서 파이프라인 내 모든 기술이전 계약을 가정해 순이익에 반영하고, 비교 대상도 조단위 매출을 올리는 기업으로 선정해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면역 항암제 개발 업체 이뮨온시아는 오는 22일부터 28일까지 공모가 선정을 위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추진한다. 희망 공모가는 주당 3000~3600원이며, 공모금액은 274억~329억원 사이다.
다만 일각에선 이뮨온시아의 공모가 밴드가 고평가 됐다는 논란이 나온다. IPO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은 이뮨온시아가 4년 뒤 매출이 약 900억원 이상 상승할 것으로 추정했다. 실제 이뮨온시아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2028년 추정 매출액은 998억6100만원으로, 2024년 매출인 6억5500만원 대비 150배 이상 높았다.
![2024년~2028년 이뮨온시아 추정손익계산서 현황 [자료 이뮨온시아 증권신고서]](http://www.fetv.co.kr/data/photos/20250415/art_17443559126017_9839bb.png)
한투증권은 추정 매출 산출 근거로, IMC-001, IMC-002 등 이뮨온시아가 보유한 7개 면역항암제 파이프라인의 기술이전 계약과 단계별 기술료(마일스톤) 등이 모두 성공했을 경우를 가정했다.
하지만 이 회사의 기술이전 계약 이력은 지난 2021년 IMC-002를 중국 제약사 3D메디슨에 약 5400억원에 공급한 1건 뿐이다. 또한 IMC-201과 IMC-202 등 일부 파이프라인은 아직 비임상 단계에 있으며, 해당 항암제들은 다수의 경쟁사가 이미 임상을 진행 중이기에 신규 기술이전 계약은 현실적으로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 바이오 담당 애널리스트는 "특례상장사의 경우 추정 매출 자체가 과장되거나 변동성이 크다"며 "추정 매출은 시장 조사기관의 데이터나 관련 논문 등을 병행해 검토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 추정 매출을 기반으로 산출된 추정 순이익이 공모가 계산에 반영된다는 점이다. 이뮨온시아의 공모가는 2028년 추정 당기순이익의 현재가치에 유사기업 주가수익비율(PER)을 곱해 산출된다. 즉 주관사가 추정한 순이익과 비교기업 선정 방식에 따라 공모가가 크게 달라진다. 신고서에 따르면, 2028년 이뮨온시아의 추정 순이익의 현재가치는 211억6300만원으로, 작년 말 기준 마이너스(-) 56억8700만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것과 괴리가 컸다.
![이뮨온시아 공모가 산전 요약표 [자료 이뮨온시아 증권신고서]](http://www.fetv.co.kr/data/photos/20250415/art_17443571180604_894eee.png)
한투증권은 파이프라인 기술이전 계약과 마일스톤 성공 가능성을 가정해 매출과 순이익을 산출한 것에 대해 "파이프라인 물질별 가치평가와 잠재 고객사로부터 예측되는 미래 지급액 등을 보수적으로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파이프라인 물질별 잠재적 고객의 계약 가능성을 지나치게 긍정적으로 평가했다는 비판도 있다. 실제 이뮨온시아는 3D메디슨과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한 이후, 지금까지 4년간 추가적인 기술이전 계약 성과는 없는 상태다.
또한 한투증권은 공모가 산정에 활용된 비교기업 PER(주가수익률)도 매출 규모가 조 단위에 가까운 한미약품(2024년 말 기준 매출액 1조4955억원)과 HK이노엔(8971억원)으로 꼽았다. 이에 PER 19.2배를 적용했다. 일부에서는 적자와 비용만 발생하는 이뮨온시아를 이 같은 우량 제약사와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한투증권 측은 "재무 상태, 사업 모델, 파이프라인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비교 기업을 선정했다"며 "바이오 특례상장사의 경우 실적과 관계없이 주가 변동성이 크기에 유사한 기업만을 비교 대상으로 삼으면 기업 가치 산정에 오류가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공모가에 따라 주관사가 받는 수수료 규모가 달라지기에 IPO 기업의 매출 및 순이익 추정치를 과대하게 설정하거나 비교기업을 높게 선정하는 관행도 있다고 지적한다. 업계에 따르면, 이번 IPO 성공 시 한국투자증권은 공모 금액의 약 7%라는 높은 수수료를 이뮨온시아로부터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통상 기술특례상장기업에서 지급하는 수수료율인 2.5~4% 대비 약 1.5배 높은 수준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바이오 특례상장사의 경우 흑자 전환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데, 높은 공모가는 높은 수수료로 이어지는 구조적 문제가 있다"며 "주관사가 특례상장 바이오 기업의 가치를 진정으로 높게 평가한다면 의무보유물량 확대와 보호예수기간 연장을 통해 신뢰를 보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처럼 공모가 고평가 논란이 계속될 경우 이뮨온시아 또한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서 부진을 겪어 공모가가 낮아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앞서 지난 2월 특례 상장한 오름테라퓨틱은 수요예측 부진으로 공모가가 3만〜3만 6000원에서 2만원으로 약 20% 가량 낮게 확정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