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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포스트 코로나-바이칼]K-산업 기상도, 바이오 ‘맑음’ vs 정유·화학 ‘흐림’

셀트리온·GC녹십자 등 ‘K-바이오’ 급성장…신약개발 능력 토대 ‘코로나 퇴치’ 선봉
정유·화학, 상반기 ‘고난의 행군’ …비정유 사업부문 확대로 장기적 돌파구 찾나
‘코로나 특수’ 타고 제약·바이오業 상승세...정유·화학 하반기 코로나 확산 변수

 

[FETV=김창수 기자] 코로나19 확산이 지속되면서 산업계는 전반에 걸쳐 큰 변화를 맞고 있다. 이런 가운데 뚜렷이 대비를 이루는 두 업종이 눈길을 끈다. 바로 바이오와 정유·화학 분야다. 코로나 확산 저지의 ‘중책’을 안고 치료제와 신약 개발에 매진하는 바이오업계는 반사이익을 누리며 실적 상승중이다. 반면 수요 감소와 지속적인 국제유가 하락세로 정유·화학업계는 전례 없는 부진의 늪을 지나고 있다.

 

업계에서는 ‘코로나 특수’를 타고 제약·바이오업계의 신장세는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예측한다. 국내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코로나 치료제 개발에 뛰어들면서 시장 전체의 파이가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정유·화학업계의 경우 코로나 확산 여부에 따라 실적 변동의 폭이 클 것으로 보이며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한 비(非)정유 사업부문의 강화가 해결책으로 꼽힌다.

 

◆급성장한 ‘K-바이오’, 탄탄한 기초체력 바탕 실적 지속 상승 예상= 국내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코로나19 치료제·백신 개발 시장에 뛰어들어 본격적인 경쟁을 벌이고 있다. 기존 혁신 신약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면서 글로벌 경쟁력을 키워가고 있다.

 

셀트리온은 독보적인 항체 신약 개발 능력을 토대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개척한다. 진단·예방·치료에 모두 활용이 가능한 코로나19 항체로 발 빠르게 코로나19 치료제 연구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실제 족제비 동물실험에서 코로나19 항체 치료제를 투여한 그룹의 코로나19 바이러스 역가가 100분의 1로 줄어드는 것을 확인했다. 최근엔 20분 만에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현장진단용 고(高) 민감도 코로나19 진단키트 제품화에도 성공했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최근 열린 스타트업 행사 ‘넥스트라이즈 2020’에서 오는 7월 16일부터 코로나 치료제의 임상 1상 시험에 돌입할 것임을 밝혔다. 서 회장은 이와 함께 “올해 모든 임상시험을 마치겠다”며 “허가 절차 진행과 동시에 500만명에게 쓸 수 있는 치료제를 비축해 놓을 것”이라고 말해 전망을 밝게 했다.

 

혈액 분야 강자인 GC녹십자는 코로나19 완치자의 혈장을 활용한 혈장 치료제(GC5131A) 개발에 집중한다. 코로나19 완치자의 혈장 속에 다량 포함된 항체를 농축해 만드는 혈장 치료제는 코로나19·메르스 등 신종 감염병이 발생했을 때 가장 빠르게 개발·투약 가능한 의약품이다. GC녹십자는 올해 안에 혈장 치료제 개발을 완료하겠다는 방침이다. 이후 정부지원금을 제외하고 수량 제한 없이 무상 공급할 계획이다.

 

대웅제약은 한국파스퇴르연구소의 약물 재창출 연구에서 코로나19 항바이러스 효과가 우수한 것으로 확인된 ‘DWRX2003’를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한다. 족제비 실험에서 DWRX2003를 적용했더니 폐 조직에서 바이러스가 완전히 사라진 것을 확인했다. 또 코로나19 감염으로 염증이 생기는 것도 억제했다.

 

이같은 ‘K-바이오’의 선전은 포스트 코로나(코로나 이후) 시대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 관련 제품의 활황 뿐 아니라 신약 개발 능력을 토대로 전반적인 실적 상승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셀트리온은 올해 유럽에서 출시한 램시마SC의 매출 호조로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68% 증가한 3728억원을 기록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역시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자가면역 질환 치료제 바이오시밀러 3종의 1분기 유럽 매출이 2억달러를 넘어서면서 매출액이 전년 동기대비 65.3% 증가한 2072억원에 달한다. 이러한 긍정적인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여 시장 전체의 파이를 키우는 역할을 할 것으로 업계에서는 전망하고 있다.

 

 

◆ "아! 옛날이여" 코로나 직격탄 맞은 정유·화학, ‘새판짜기’ 절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기존 사업의 한계에 직면한 정유·화학업계는 전면적인 ‘체질 바꾸기’를 고심하고 있다. 국내 정유사는 코로나19로부터 석유 수요가 회복되기까지 최근 2년간 업황이 신통치 않다. 이들은 친환경에 기반하거나 정유업과 연계한 화학사업 포트폴리오 추가 등 생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정유·화학업계의 고민은 코로나19로 국가간 이동이 크게 제한되면서 덩달아 급감한 석유 수요에 있다. 일본에너지경제연구소(IEEJ)가 지난 5월 발표한 보고서에 의하면 코로나19가 하반기 종식될 경우 석유 수요는 올해 일일 9070만 배럴로 전년 대비 9.3% 가까이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만일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이 장기화될 경우 올해 4분기 이 수요는 하루 8910만 배럴까지 떨어지고 내년도 2차 팬데믹이 올 경우 8900만 배럴으로 감소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왔다. 코로나19로 인한 석유제품 수요 감소는 휘발유→경유→항공유(등유) 순으로 회복되지만 기간은 적어도 2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 위기 이후의 수요 회복을 추가적인 증가세가 아닌 정상 수요 회복으로 보고 있다. 이에 더해 장기적인 위기를 대비하기 위한 전면적인 체질 개선에도 논의의 무게를 싣고 있다. 코로나19 위기 이후 전기차, 수소차 등 친환경차의 발달로 휘발유 수요 악화, 기후변화·환경 이슈가 부각되면서 사업상 대응책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 정유사들은 일찌감치 비(非)정유부문을 강화하는 골자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하고 나섰다. 내연기관차 외 전기, 수소 등도 충전하는 거점으로 주유소를 변경하고 사업에 디지털 전환을 실행하는 것은 물론 별도의 성장동력 마련에도 힘쓰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그린 밸런스 2030’을 올해 비전으로 설정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 및 소재 사업과 저탄소 바이오 연료, 친환경 윤활유·아스팔트, 초경량 자동차 소재와 같은 친환경 제품을 확대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 또한 친환경 윤활유 등 미래에 맞춘 제품을 선보이는 한편 자회사인 현대케미칼을 통해 정유 부산물 기반 석유 화학공장을 신설하는 ‘HPC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GS칼텍스는 기존 사업 경쟁력 강화 및 신규 포트폴리오 구축을 위해 올레핀 사업에 투자하는 한편으로 바이오 연료 등 친환경 제품 개발 및 상업화에도 한창이다. S-OIL 또한 잔사유 고도화시설(RUC)과 다운스트림(ODC) 시설 등 석유화학 프로젝트를 가동하고 있다.

 

맥킨지는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코로나 사태로 경영 환경이 악화된 정유·가스업계는 대담하게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하고 운영 모델을 변화시키지 않으면 고통스러운 구조조정에 들어가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국내 관련업계의 자구책도 이러한 기조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어느 업종 못지않게 불확실한 국제정세의 영향이 큰 분야인 만큼 위험 부담을 최소화하는 사업 포트폴리오의 전환이 절실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