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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만은 질 수 없다"...GA 새 역사 쓰는 현학진-곽근호

지방 출신·60대·삼성생명 근무·창업주 공통점
업계 첫 설계사 정규직 채용·IPO 등 앞서거니 뒷서거니

 

[FETV=권지현 기자] 대형 법인보험대리점(GA) 피플라이프 현학진 회장과 에이플러스에셋 곽근호 회장 사이에 업계 ‘최고’를 향한 묘한 긴장감이 조성되고 있다.

 

피플라이프는 업계 최초 내방형점포, 설계사 정규직화를 통해 보험업계의 판을 바꾸고 있다. 에이플러스에셋은 국내 GA으로서는 최초로 증권시장 상장을 노리고 있다. 오너인 두 사람은 60대로 지방에서 태어나 삼성생명에서 직장생활을 보내고 GA를 창업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이들의 ‘선의의 경쟁’이 GA를 넘어 보험산업 전반에 ‘훈풍’을 가져올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 현학진 회장, 늦은 1보 이긴 2보 '전진’

 

GA 시장 진출은 현학진 피플라이프 회장이 빨랐다. 지난 2003년 현 회장이 설립한 피플라이프는 초반부터 ‘내방형점포’를 도입하는 등 공격적인 확장을 이어가며 최근 몇 년간 브랜드가치 평가에서 1위를 지켜왔다. 현재 121개 지점을 운영 중이며, 연내 250개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4538명의 보험설계사가 소속돼있다.

 

현 회장은 ‘정규직 설계사 도입’을 통해 업계의 판을 흔들었다. 특수고용직인 보험설계사를 정규직으로 채용해 매달 250만원 상당의 안정적인 수입을 보장하는 것은 물론 고용보험 등 4대 보험 적용도 받을 수 있게 했다. 피플라이프는 올해 150명의 정규직 설계사 채용 계획이다. 이미 피플라이프 내방형점포인 ‘보험클리닉’에 근무하는 직원 260여명은 모두 ‘정규직’이다.

 

모집인의 ‘이름’도 바꿨다. 기존 ‘보험설계사’라는 용어를 현 회장은 설계사 자격을 지닌 ‘보험상담매니저’로 통일시켰다. 단순히 보험을 판매하는 것을 넘어 자산관리와 재무설계, 상속·증여 상담 등 금융 전반에 관한 업무를 다루는 보험상담매니저로 탈바꿈시켜 책임감과 자부심을 갖게 해 개인과 회사 모두의 성장을 이뤄내겠다는 것이다. 

 

“고도화된 전문성을 바탕으로 인공지능(AI)이 따라 할 수 없는 특화된 조직을 만들 것입니다”. 현 회장의 보험설계사를 향한 이 같은 ‘파격적’인 도전과 ‘애정’에는 삼성생명 보험설계사 출신인 자신의 경험이 큰 배경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현 회장은 1960년 인천시 강화군 교동면 섬마을에서 농사꾼의 아들로 태어났다. 교동도에서 초·중·고등학교를 모두 마쳤으며, 1990년 동국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95년 삼성생명에 '늦깎이'로 입사했다. 뒤늦은 출발이 처음은 아니었다. 또래보다 늦게 대학에 입학한 현 회장은 대학 졸업 역시 7년 늦었다. 그러나 ‘열정’만큼은 누구보다 앞섰다. 2003년 기업보험설계사(GFC)로서 삼성생명을 퇴사할 때까지 중소기업을 하루 30곳씩 찾아다닌 그의 일화는 유명하다.

 

현 회장의 다음 도전은 ‘해외 진출’과 ‘코스피 상장’이다. 피플라이프는 지난 1일 롯데마트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롯데마트가 진출한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해외시장에 보험클리닉 진출을 위한 협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또 오는 2022년 하반기 상장 도전을 목표로 현재 새 회계기준을 도입하는 등 IPO(기업공개) 밑그림 그리기도 한창이다. 현재 다수의 재무적투자자(FI)로부터 인수합병 제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당분간은 피플라이프의 질적 성장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피플라이프 관계자는 “2022년 코스피 상장을 계획하고 있으며, IPO에 도전할 때쯤 세밀한 부분 등이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현재 큰 그림 속에서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 곽근호 회장, ‘착한’ 경영하는 정통 ‘뚝심맨’

 

곽근호 회장은 1956년 경북 왜관에서 출생해 영남고를 거쳐 1980년 영남대학교 공업화학과를 졸업하고 1982년 삼성생명에 입사했다. 나이로는 현 회장보다 3년 위지만 삼성생명 입사로는 13년 선배인 셈이다. 현 회장과 달리 삼성생명 직원 출신이라는 점도 눈에 띈다. 삼성생명 지점장, 기획팀 팀장, 법인·개인영업 부장, 상무 등을 지냈다. 곽 회장은 21년간의 삼성 생활을 마무리 한 뒤 2007년 에이플러스에셋을 설립했다.

 

에이플러스에셋은 설립 후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에이플러스에셋은 에이플러스라이프, 에이에이아이헬스케어, 에이플러스리얼티 등 7개 계열사를 포함한 현재 임직원 및 영업인력을 1만여명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4271명의 보험설계사를 두고 132개의 지점을 운영 중이다.

 

가장 주목할만한 것은 큰 폭으로 늘어나는 ‘순익’이다. 에이플러스에셋은 올해 1분기(연결 기준) 당기순이익 56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96.9% 급증한 것으로 GA 중 가장 가파른 성장세다. 에이플러스에셋은 지난해 상·하반기 기준 각각 38억1000만원, 139억6000만원 이익을 냈다. 6개월 만에 100억원이 넘는 순익을 거둔 셈이다.

 

 

에이플러스에셋의 실적 향상 요인으로 곽 회장의 ‘착한’ 마케팅과 ‘뚝심’ 경영이 꼽힌다. 에이플러스에셋 창업 당시 곽 회장의 꿈은 ‘설계사와 임직원이 주인인 회사를 만드는 것’이었다. 창업 당시 지분을 설계사들에게 나눠준 일화는 현재까지도 회자된다. 곽 회장은 임직원을 향한 착한 경영을 바탕으로 ‘착한 사람이 이긴다’, ‘착한 마케팅으로 승부하라’ 등의 책을 집필해 또 한번 눈길을 끌었다. 이러한 마케팅 전략이 삼성생명에서부터 십수 년간 이어진 ‘보험 한 우물’ 뚝심 철학과 만나 에이플러스에셋이 차별화된 성과를 이루는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이 같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에이플러스에셋은 GA 최초 코스피 상장에 도전하고 있다. 한 발도 뗐다. 지난 19일 한국거래소에 예비심사신청서를 제출하고 현재 심사를 받고 있다.

 

에이플러스에셋 관계자는 “이르면 8월 말쯤 심사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이번 상장 도전은 주변 다른 GA들로부터도 ‘힘과 자극이 된다’는 좋은 반응을 얻은 만큼 긍정적인 영향을 업계에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