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병태 쌍용자동차 대표가 평택공장 조립라인에서 직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쌍용자동차]](http://www.fetv.co.kr/data/photos/20200415/art_15862337407651_b2d972.jpg?iqs=0.3778744572724453)
[FETV=김창수 기자] 쌍용자동차가 인도 마힌드라그룹의 신규 투자 거부로 정상화 9년 만에 위기를 맞았다. 마힌드라그룹의 한국 시장 철수설이 불거지자 쌍용차 측은 3개월간 400억원을 지원하기로 한 만큼 사업철수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예병태 쌍용차 사장도 “마힌드라의 자금지원이 당장 필요한 것은 아니다"라며 수습에 나섰지만 당장 도래하는 만기 차입금 등 해결과제가 산더미다. 현재 영업실적 악화로 부분자본잠식 상태인 쌍용차는 산업은행 등의 대출금이 연장되지 않을 경우 부도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산은은 조만간쌍용차 지원과 관련한 입장을 논의해 밝힐 것으로 보인다.
◆투자 한 발 빼는 마힌드라그룹…산은은 ‘신중’ =파완 고엔카 마힌드라 사장은 지난 3일(현지시간) 쌍용차 신규 지원 중단 발표 후 3~4일 이틀에 걸쳐 노조와 화상통화를 했다. 고엔카 사장은 “한국 시장에서 철수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400억원 지원은 기존에 약속한 2300억원과 별도로 지급하는 것으로 이해해 달라”고 말한 것으로 확인됐다. 쌍용차도 이날 “자체적으로 부산물류센터 등 비핵심자산 매각 등을 통해 단기 유동성에 문제가 없도록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산은 측은 “현재는 입장을 밝힐 단계가 아니다”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산은은 그동안 쌍용차 지원의 전제조건으로 충분한 대주주 지원, 이해관계자 고통분담, 경영정상화 계획 제출 등을 요구해왔다. 업계에서는 산은이 대주주의 의지 등을 다시 확인한 후 시나리오 점검을 거쳐 입장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마힌드라는 2011년 쌍용차 지분 72.85%를 5500억원에 인수한 뒤 유상증자를 통해 2013년 800억원, 지난해 500억원을 투입해 현재 지분율은 74.65%다.
◆과거처럼 ‘철수’ 수순?…쌍용차 측 “절대 아니다”=일각에서는 과거 중국 상하이자동차처럼 국내 시장 철수를 위한 사전작업이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된다. 지난 2004년 쌍용차를 인수했던 상하이자동차는 2008년 12월 산은 및 정부에 자금지원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 상하이자동차는 결국 2009년 1월 법정관리 신청을 하며 쌍용차와 작별했다.
쌍용차 측은 이 같은 의견에 대해 절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쌍용차는 “마힌드라그룹은 쌍용차의 사업운영 영속성 지원을 위한 400억원의 신규 자금과 신규 투자 유치로 재원을 확보, 철수 의혹을 불식하고 계속적으로 관계를 유지하면서 쌍용차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설명했다.
정부 또한 마힌드라그룹의 쌍용차 투자계획 철회와 관련해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금융당국은 전날 “주주와 노사가 합심해 정상화 해법을 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채권단도 쌍용차의 경영쇄신 노력 등을 감안해 뒷받침할 부분이 있는지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투자보다 급한 ‘발등의 불’=사실 쌍용차는 투자 여부에 앞서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는 것이 더 시급하다. 먼저 올해 7월 만기가 도래하는 900억원의 차입금을 해결해야 한다. 쌍용차는 비핵심자산인 부산물류센터 등을 매각해 자금마련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3개월간 마힌드라 측이 지원하기로 한 400억원도 차입금 해결에 쓰일 것으로 업계에서는 관측하고 있다.
최근 하강하고 있는 판매실적도 고민거리다. 정부 지원이 병행된다고 해도 현 상황에서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다. 올해 1~3월 쌍용차의 내수 및 수출실적은 전년대비 각각 36%, 11.7%감소했다. 올해 완전변경 신차가 없다는 점 역시 치명적이다. 코로나19로 국내외 소비심리가 위축되는 상황에서 경쟁사들은 앞다퉈 신차를 출시하고 있다. 경쟁사인 한국GM과 르노삼성자동차는 각각 트레일블레이저와 XM3를 선보이며 신차 효과를 바탕으로 내수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신차 부재, 코로나19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 등으로 쌍용차뿐 아니라 모든 자동차업체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기존 모델의 경쟁력이 약화된 상황에서 경쟁사들이 신차를 쏟아내고 있어 쌍용차 입장에서 고민이 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