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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즈업]디지털 전문가 이문환, 케이뱅크 지휘봉 잡다

 

[FETV=유길연 기자] 이문환 비씨카드 사장이 차기 케이뱅크 행장에 11일 내정됐다. 케이뱅크는 이날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열고 행장을 포함한 사내이사 2인 최종후보를 확정했다. 이 내정자는 오는 31일 정기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케이뱅크 2대 은행장으로 공식 취임할 예정이며, 임기는 2년이다.

 

이 내정자는 KT에 몸담고 있을 당시 경영기획 분야에서 그룹 내 최고 전문가로 평가받았다. 그는 1963년 출생으로 광운대 전산계산학과를 졸업하고 카이스트에서 통신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KT 기획조정실에 입사한 뒤 전략기획실장, 경영기획부문장, 기업사업부문장 등 주요 요직을 두루 거쳤다. 이 내정자는 황창규 KT 회장 취임 이후 거의 매년 승진했다. 황 회장이 2013년 회장에 내정될 당시 경영지원 태스크포스(TF) 임원으로 활약하며 황 회장의 경영계획 수립을 도왔다.  

 

특히 이 내정자는 KT에서 경영기획부문장과 기업사업부분장을 맡았을 당시에 사물인터넷, 핀테크 등을 활용한 사업계획을 잇따라 내놓을 정도로 새로운 기술에 관심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KT가 2017년에 국내 최초로 금융보안데이터센터를 오픈한 것은 그의 작품이다. 금융보안데이터센터는 전자금융 감독규정을 충족하는 클라우드 기반의 금융기관 전용 데이터센터로, 본격적인 금융 클라우드 시대를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내정자의 신기술에 대한 관심은 비씨카드 지휘봉을 잡으면서도 이어졌다. 그는 2018년 비씨카드 사장 취임 직후부터 디지털 전환을 강조하며 플랫폼사업자로서의 변모를 꾀했다. 그 결과 올해 초 간편결제 플랫폼 '페이북' 가입자가 800만명에 이르면서 재임기간 중 3배 이상의 성장을 이뤄냈다. 또한 2018년 국내 최초로 FIDO(생체인증 국제 표준 규격) 기반의 자체 안면인증 서비스 도입하고 같은 해 국내 카드사 최초로 QR결제 서비스를 시작하는 등의 굵직한 현안사업을 진두지휘했다.

 

이 내정자는 해외 사업 진출에도 박차를 가했다. 비씨카드는 ‘QR결제 서비스’를 도입한 뒤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로 확장했다. 유니온페이와 손잡고 중국에서도 QR결제 서비스를 선보였다.국제 결제망 서비스 업체인 미국 디스커버와도 파트너십 계약을 맺고 계열 카드의 국내 매입 업무을 전담하게 된 것도 이 내정자의 성과다. 이로써 비씨카드는 비자·마스터카드·유니온페이·제이씨비(JCB) 등 모든 국제 브랜드사 해외 카드에 대한 수납 서비스를 제공하게 됐다.

 

이 내정자의 디지털 전환과 글로벌 사업은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 이 내정자가 비씨카드 사장으로 취임한 해인 2018년의 당기순이익은 709억원으로 1년 전(1561억원)에 비해 절반 넘게 급감했다. 하지만 이 내정자가 추진한 사업이 성과를 내면서 지난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1124억원으로 급등했다. 업계는 작년 연간 실적이 2018년 순익 대비 두 배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꽃길만 걸어온 이 내정자지만 케이뱅크 앞에 놓인 길은 녹록치 않다. 지난 5일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및 운영에 관한 특례법’(인터넷전문은행법)이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됨에 따라 케이뱅크는 자본확충의 길이 또 막혔다. KT는 유상증자를 통해 케이뱅크의 대주주로 올라서려고 했지만 공정거래법 위반 사실로 이를 실행하지 못하고 있다. 현행 인터넷전문은행법은 공정거래법 위반(벌금형 이상) 전력이 있으면 대주주의 한도초과 지분보유 승인을 받을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케이뱅크는 현재 자본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케이뱅크의 작년 9월 말 기준 BIS자기자본비율(자기자본/위험가중자산)은 11.85%를 기록했다. 이는 은행권 최하위 수준이다. 금융당국이 규제하안선으로 정한 10.5%를 겨우 넘어서고 있다. 대출 확대 등 사업 확장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실적도 적자를 거듭하고 있다. 케이뱅크는 작년 9월 말 기준 742억원의 순손실을 내며 2018년에 이어 3년 연속 순손실을 기록할 것이 확실시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