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김현호 기자] 전남 영광에 있는 원자력발전소 한빛4호기에서 1.5m가 넘는 초대형 구멍이 발견, 사회적 충격을 주고 있다. 한빛4호기의 경우 건물 두께가 고작 11cm에 불과해 방사능 물질이 유출될 수 있는 심각한 하자가 드러나면서 큰 충격을 주고 있는 실정이다.
한빛 4호기는 1996년에 가동된 후 23년 넘게 운영됐다. 그런데 방사능 유출을 장담할 수 없는 공극이 지속적으로 발견되면서 부실관리 논란이 번지고 있다. 2017년에 핵심설비 기관에서 망치가 발견된 한빛원전 4호기에서 깊이가 무려 157cm에 달하는 구멍이 발견됐다. 이 원전의 방사능 유출을 막아주는 격납건물의 두께는 167.6cm다. 구멍이 발견된 부분의 두께는 고작 11cm에 불과한 것이다.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은 “한빛원전 4호기에서 주증기 배관 하부에서 구멍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 원전은 1989~1995년 동안 건설됐다. 한수원은 “건설 당시 콘크리트 다짐 불량 때문에 구멍이 난 것 같다”고 전했다. 157cm 깊이의 구멍은 역대 최대 크기다.
이런 사실도 충격적이지만 한빛 4호기의 하자는 심각한 상태다. 이미 원전에서 2017년 6월 격납건물 상단에 깊이 20cm의 구멍이 확인됐고 이후 추가적으로 발견된 공극(빈 공간)은 무려 102곳에 이른다. 20cm가 넘는 대형 공극은 24곳에 달했다.
중요한 건 한빛 4호기에서 또 다른 공극이 발견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한수원은 2017년 11월 2곳, 2018년 9월에 22곳의 공극이 있다고 밝혔다. 지속적인 하자 문제가 발생하자 민관 합동조사단이 꾸려졌는데 조사단이 1m가 넘는 공극을 또 다시 발견했다. 한해를 거르며 커다란 공극이 지속적으로 드러난 것이다. 향후 조사가 지속될 경우 공극이 추가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빛원전 격납건물 [사진=연합뉴스]](http://www.fetv.co.kr/data/photos/20190730/art_15641019837112_3d4da4.jpg)
이 같은 가능성은 보강재로 인해 뒷받침된다. 원전의 격납건물 콘크리트 안쪽에는 수평으로 설치된 보강재가 1808곳에 달한다. 지금까지 발견된 공극이 주로 격납건물 콘크리트 안쪽에 설치된 매설판 보강재에서 발견됐다.
지난해 9월부터 점검에 들어간 쌍둥이 원전 한빛 3호기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이 원전의 격납건물에서도 98곳의 공극이 발견됐으며 보강재는 1479곳에 설치됐다. 마찬가지로 시공사는 현대건설이었다.
연이은 공극으로 인해 관리가 부실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른다. 공극이 주로 발견된 보강재는 한빛 3,4호기가 건설당시 수직으로 세운 철판에 ‘ㄴ’자 모양으로 설치됐다. 철판 뒤틀림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콘크리트를 붓는 과정에서 수직 철판과 수평의 보강재가 얽히며 빈 공간에 콘크리트가 제대로 채워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김성수 더불어 민주당 의원은 1990년에 한전(현 한수원)이 한국전력기술에 매설판 보강재 제거 작업을 생략하자는 설계 변경을 신청했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이로 인해 1808개의 보강재가 그대로 유지되면서 공사기간이 단축되고 공극이 생겼다고 전했다.
당시 이종배 한국전력기술 사장은 “졸속 변경은 부인한 채 설계변경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변경된 설계안을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손명선 원자력위원회 안전정책국장은 “방사능 물질의 외부누출과 외부충격을 보호하기 위한 곳에서 공극이 발생했다”며 “한빛 4호기가 20년 동안 원전을 가동한 건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