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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고비 맞은 교보 IPO…신창재, FI들과 협상으로 돌파시도

풋옵션·중재 압박에 무효소송 맞불 태세…실행은 미지수

 

[FETV=오세정 기자] 국내 ‘빅3’ 생명보험사인 교보생명의 기업공개(IPO)가 최대 고비를 맞았다.

 

재무적투자자(FI)들이 투자금 회수를 더는 미룰 수 없다며 보유 지분에 풋옵션(특정가격에 팔 수 있는 권리)을 행사한 데 이어 이행을 강제하기 위한 중재를 신청하겠다고 압박 수위를 높였기 때문이다.

 

압박 대상은 교보생명의 최대주주 신창재 회장(특수관계인 포함 지분율 36.91%)이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어피니티에퀴티파트너스(지분율 9.05%) 등 풋옵션을 보유한 주요 FI들은 최근 신 회장에게 중재 신청 방침을 통보했다. 3심제의 재판이 아닌 단심제의 중재를 통해 신속한 지분매입을 신 회장에게 강제하겠다는 것이다.

 

풋옵션을 보유한 FI는 어피니티 외에 SC(5.33%)·IMM(5.23%)·베어링(5.23%) 등 프라이빗에퀴티(PE)들과 싱가포르투자청(4.50%)이 있다. 지분을 모두 더하면 29.34%로 2대주주 격이다.

 

이들 중 SCPE를 제외한 4개 FI는 2011년 신 회장과 합의한 IPO 기한(2015년 9월)이 지켜지지 않았다면서 지난해 10월 풋옵션 행사를 통보했다. 이들의 지분 약 24%(492만주)를 주당 40만9천원(총액 2조123억원)에 사달라는 요구였다.

 

상사중재원의 중재가 내려지면 신 회장이 FI들의 손실을 메워주기 위해 보유지분 일부를 넘기거나 압류당할 가능성이 크다. 신 회장은 FI들이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도록 2015년까지 IPO를 완료하겠다던 약속을 지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경우 신 회장은 최대주주로서 경영권을 위협받을 수도 있다.

 

신 회장은 FI들을 만나 중재 신청을 당분간 보류해달라면서 협상을 제안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이들과 맺었던 SHA의 풋옵션이 무효였다는 소송, 또 풋옵션 행사 가격을 매긴 회계법인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소송 등을 법무법인을 통해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협상이 속도를 내면서 당분간 파국으로 흐르지 않으리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금융권에선 협상에 약 한 달은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관건은 금액이다. FI들이 요구한 풋옵션 행사가격은 신 회장이 생각하는 가격과 차이가 크다. 2011년 당시 FI들의 지분 매입가는 주당 24만5000원, 총액 1조2054억원이었다. 교보생명이 목표대로 올해 하반기 상장해도 공모가는 주당 20만원 선에 머무를 가능성이 크다.

 

협상이 깨지면 교보생명의 IPO는 사실상 물 건너간다. FI들이 중재를 신청하면 주주 간 분쟁사유가 되고, 5월 신청할 예정인 거래소의 상장예비심사에서 결격사유로 작용할 수 있다. 신 회장 지분은 압류되고, 아예 경영권이 다른 곳으로 넘어가 IPO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도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FI는 투자금 회수 극대화가 지상과제지만, 신 회장을 궁지로 몰아넣어 교보생명 기업가치를 떨어뜨릴 경우 향후 다른 투자자 모집이 어려울 수 있다”며 “신 회장도 선대가 일군 기업을 지키려면 적극적이고 열린 자세로 FI들과 협상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