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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중공업


현대重, 대우조선 품는다…‘매머드 조선사’ 출범 초읽기

현대重그룹 '규모의 경제'…삼성重, “내실 다지겠다”

 

[FETV=김수민 기자] 삼성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포기하면서 현대중공업이 최종 인수 후보자로 확정됐다. 이로써 글로벌 매머드급 조선사 탄생이 가시화될 전망이다.

 

12일 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 인수 후보자로 현대중공업이 확정됐다고 밝혔다. 앞서 산은은 삼성중공업에 인수전 참여 의향을 묻고, 이달 28일까지 제안서를 내도록 했다. 그러나 삼성중공업은 인수 실익이 없다고 판단, 전날 산은에 불참 의사를 통보했다.

 

이에 현대중공업그룹은 대우조선을 품고 세계 1위 조선업체로써 ‘규모의 경제’를 극대화하는 전략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삼성중공업은 '빅3' 체제의 과당경쟁이 해소되는 간접 효과를 누리면서 외형보다 내실을 다지는 방식으로 정상화를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은 대우조선 인수를 확정지어 기존 현대중공업과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등 4개 조선 계열사를 거느리는 초대형 조선사로 거듭나게 됐다.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 리서치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그룹은 대우조선 인수로 지난해 말 기준 수주잔량이 1698만9000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로 세계 시장 점유율 21.2%를 차지했다. 이는 3위인 일본 이마바리조선소 수주잔량(525만3000CGT)의 3배가 넘고, 5위인 삼성중공업(4723CGT)의 4배 수준이다.

 

현대중공업그룹과 산은은 다음 달 본계약을 체결하고 중간지주사인 '조선통합법인'을 설립해 4개 조선소를 계열사로 두게 된다. 이 통합법인은 현대중공업그룹이 최대주주가 되며, 중간지주 이상의 사업지주사 역할을 하면서 규모의 경제 효과를 극대화 할 계획이다.

 

현대중공업은 지난달 31일 대우조선 인수를 발표하면서 "조선 부문에서 확실한 통합 시너지를 내고, 신설될 통합법인을 종합 엔지니어링 회사로 키워나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대우조선 인수로 연구개발(R&D) 통합, 중복 투자 제거, 규모의 경제 실현을 통한 재료비 절감 등의 효과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양사의 통합으로 기술을 공유하는 등 생산성을 높이면 결국 원가절감으로 수주 경쟁력도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고강도 구조조정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선 지난해부터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을 중심으로 수주가 늘어 대우조선 인수에 따른 선박 부문의 추가 구조조정은 크게 필요하지 않은 상황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이 도크(선박을 건조하는 대형 수조) 가동을 현재 수준으로 유지하더라도 선주들의 발주가 늘고 있는 현재 업황은 조선업체가 주도하는 '빌더 마켓'이 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실제로 카타르는 지난달 LNG운반선 60척을 발주하겠다며 국내 조선 3사의 도크 상황을 점검한 바 있다.

 

이밖에 현대중공업이 2017년 7월 가동을 중단한 군산 조선소가 이번 인수의 혜택을 볼 가능성도 나온다. 전북도는 '제2의 광주형 일자리'로 한국GM의 군산공장과 함께 군산조선소 재가동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달 31일 산은으로부터 인수제안을 받고 열흘가량 검토했지만, 인수 실익이 없다고 판단해 내실을 다지겠다는 기존의 입장을 고수하기로 결정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중공업이 줄기차게 대우조선 인수에 관심이 없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혀왔고 실제로 인수할 자금력도 충분하지 않다는 점에서 제안서를 내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삼성중공업은 굳이 직접 인수하지 않아도 '빅3' 체제의 폐해인 업체 간 과당경쟁에 따른 '저가 수주' 문제가 해결된다는 점에서 불참 의사 통보에 시간을 끌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중공업은 지난달 10일 올해 매출액 목표를 지난해 실적보다 30%가량 많은 7조1000억원으로 제시하면서 내실을 강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