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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에너지


[2025 국감] 한화솔루션, 기술탈취 의혹 파장…남정운 대표 국감 증인 채택

M&A 실사 공백 논란…‘한화NxMD’ 설립 배경 도마 위
단순 기술분쟁 넘어 M&A 실사 관행 전반 점검 계기 될 듯

[FETV=나연지 기자] 남정운 한화솔루션 대표가 계열사 한화엔엑스엠디(한화NxMD)를 둘러싼 기술탈취 의혹 제기로 오는 29일 산자중기위 국정감사 증인 명단에 포함됐다. M&A 실사 과정에서 불거진 대기업의 기술자료 활용 논란이 결국 대표 소환으로까지 번졌다.

 

이번 사안의 발단은 한화 계열사와 중소기업 간 M&A 협의 과정에서 제기된 기술자료 활용 논란이 경찰 수사로 확산되면서 시작됐다. 중소기업 CGI는 한화솔루션 및 한화NxMD를 상대로 기술자료를 제공한 뒤, 인수 협의가 무산된 이후 유사 기술이 활용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찰은 한화솔루션 본사와 관련 부서를 압수수색하고 자료 활용 경위와 내부통제 절차를 확인 중이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기술 분쟁을 넘어, 대기업의 M&A 실사 과정에서 중소기업의 핵심 기술정보가 어떻게 보호되고 관리되는지에 대한 구조적 문제를 드러냈다. 통상 실사 절차에서는 비밀유지계약(NDA) 체결 후 일부 기술자료가 제한적으로 열람되지만, 협상이 결렬될 경우 자료 폐기 및 회수 절차가 명확히 관리돼야 한다. 한화 사례는 이 과정에서의 관리 공백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지목된다.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공시된 ‘2024년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한화솔루션은 2022년 2월 10일 115억원을 출자해 자회사 한화엔엑스엠디(한화NxMD)를 설립했다. 지분율은 100%이며, 출자 목적은 ‘경영참여’로 명시돼 있다. 2023년 말 기준 한화NxMD의 총자산은 732억3600만원, 자본총계는 -32억1515만원이다. 아직 영업이익을 내기보다는 기술개발 중심의 R&D 법인 성격이 강하다.


한화솔루션은 2022년 이후 케미칼·태양광·첨단소재를 3대 축으로 삼고 그룹 차원의 기술투자를 확대해 왔다.같은 시기 설립된 한화NxMD는 이 투자 축 안에서 ‘전자소재·열전소재 전문 법인’으로 기능하며, 한화의 소재 내재화 전략을 실험하는 핵심 R&D 허브로 자리한다.

 


한화큐셀즈·한화첨단소재·한화컴포짓 등 계열사들이 각각 태양광·복합소재 분야에서 기술 내재화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NxMD는 방열소재·에너지 시스템 기술을 통해 그룹 R&D 체계를 보완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공시에 따르면 한화솔루션 케미칼 부문은 방열·전력소재, 에너지 변환소재 등 차세대 전자소재 분야의 연구를 수행 중이며, 말레이시아·중국·폴란드 등 해외 거점에서도 태양광 셀·모듈 기술 개발을 병행하고 있다. NxMD는 이 가운데 전자소재 영역을 전담하며, 그룹 간 기술 융합을 시도하는 구조다.


한화솔루션은 보고서에서 협력사 정보보호 조항을 운영하고 있다고 밝히지만, 실사 단계의 기술자료 보호 프로세스에 대한 구체적 조항은 부재하다. 대기업들은 일반적으로 CP 운영을 통해 협력사 거래 과정을 모니터링하지만, M&A 단계에서의 기술 공유는 이 범위 밖에 있다. 결국 이번 사건은 ‘공정거래 준수’와 ‘기술보호’ 사이의 관리 공백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한화솔루션은 2022년 이후 에너지·소재 분야에 대규모 출자를 이어왔다. 같은 해 에이치씨씨홀딩스에 300억원, 2023년에는 에이치앤지케미칼에 1203억원을 출자하는 등 소재·화학 계열 확장을 가속화했다. 한화NxMD 역시 이 투자 라인 안에서 추진된 R&D 특화형 법인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국감을 기점으로 대기업들의 기술보호 체계가 전면 재점검될 것으로 보고 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기술협력 구조가 복잡해진 만큼, 실사 과정의 자료 보관·파기 절차를 제도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