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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 각축전] 키움 제친 한화운용, AI ETF로 점유율 확대

K방산 흥행 및 인재영입 후 ETF 점유율 6위 올라
올해 AI 테마에 집중..차별화 상품·질적 성장 과제

[편집자주] 국내 ETF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순자산 200조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ETF가 자산운용사들의 핵심 사업으로 자리잡으면서 테마형 ETF, 인재 영입 등 다양한 전략을 활용한 점유율 경쟁도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FETV는 주요 운용사들의 차별화된 ETF 전략과 향후 과제에 대해 집중 조명해본다.

 

[FETV=박민석 기자] 한화자산운용(이하 한화운용)이 AI(인공지능) 테마 ETF(상장지수펀드)로 시장 점유율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대표 교체를 통해 시장 대응력을 높인 한화운용은 K-방산과 고배당 ETF의 흥행을 바탕으로 점유율 회복에 성공했다. 다만 이 두 ETF를 제외하면 뚜렷한 히트작이 부족해 질적 성장을 위한 신규 ETF 공급이 필요한 상황이다.

 

한화운용의 ETF 브랜드는 ‘PLUS’로, 지난 7일 기준 ETF 순자산은 4조3999억원, 전체 ETF 시장 점유율은 2.3%다. 보유 ETF는 68개로, 대표 상품으로는 PLUS K방산, PLUS 고배당주, PLUS 200, PLUS 머니마켓액티브 등이 있다.

 

지난 3월말 키움투자자산운용을 제치고 ETF 점유율 6위로 올라섰으며, 7위 키움운용과의 점유율 격차는 0.01%로 근소하지만, 주요 ETF 상품의 성장세로 격차를 점차 벌리고 있다.

 

◇방산·고배당 ETF 흥행, 점유율 반등 견인

 

키움운용을 점유율로 제친데는 히트 상품의 영향이 컸다. 최근 한화운용에서 가장 주목받는 상품은 ‘PLUS K-방산’ ETF다. 2023년 1월 상장된 이 ETF는 2년 4개월 만에 순자산총액 7000억원대, 누적 수익률 144%를 기록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책 영향으로 국내 방산주가 성장세를 보이면서 점유율 확대를 견인했다. 특히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로템 등 국내 방산 종목만으로 구성해 타사 방산 ETF와 차별화했다. 지난 2월에는 미국 현지 운용사와 협업해 ‘PLUS 코리아 디펜스 인더스트리 인덱스(KDEF) ETF’를 뉴욕증권거래소 산하 아르카 거래소에 상장하는 등 효자 상품으로 자리매김했다.

 

또한, 국내 고배당 종목으로 구성된 'PLUS 고배당주 ETF'도 한화운용의 인기 상품이다. 2012년 상장된 이 ETF는 유동시가총액 상위 200종목 중 예상 배당수익률이 높은 상위 30종목을 선별해 편입하는 ETF로, 배당수익은 연 5%대에 달한다. 고배당주 특유의 안정성과 꾸준한 배당 수익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면서 한화운용 ETF 상품 가운데 두 번째로 순자산 규모가 큰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 리더십 변화와 인재영입으로 점유율 회복

 

이 같이 히트 상품이 일부 존재 하지만, 과거엔 ETF 경쟁력 확보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이에 지난해 대표 교체와 ETF 수장 영입에 나서면서 재도약에 성공했다.

 

앞서 2023년 3월부터 작년 9월까지 권희백 전 대표가 지휘봉을 잡았던 당시, 한화운용의 ETF 점유율은 5위에서 7위로 밀려났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ETF 브랜드를 ‘ARIRANG’에서 ‘PLUS’로 리브랜딩하고 상품 다변화에 힘썼으나, 점유율을 회복하지 못했다. 이에 권 전 대표는 임기를 6개월 남기고 중도 퇴진했으며, 업계에서는 ETF 시장 점유율 하락이 경질성 인사로 이어졌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이후 김종호 대표가 선임되며 ETF 부문 강화에 박차를 가했다. 특히 김 대표 선임 후 ETF 점유율이 확대된 주요 원인에는 작년 3월 KB자산운용에서 영입한 금정섭 ETF사업본부장의 영향이 컸다는 평가다. 김 본부장 지난 1999년 우리증권에 입사해 교보악사자산운용, GS자산운용을 거쳐 2012년부터 KB자산운용에서 10년 넘게 ETF 전문가로 활동했다.

 

 

금 본부장은 한화운용에 자리 잡은 후 ETF 상품 개발 단계에서 투자자 니즈를 적극 반영하고, 기획부터 상장까지 신속하게 진행하는 체계를 구축했다. 디지털 플랫폼과 온·오프라인 세미나를 통한 투자자 소통도 강화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시스템은 'PLUS 한화그룹주', 'PLUS 국공채머니마켓액티브' 등 ETF의 성공적 출시로 이어졌고, 2024년 3월 말 3조1959억원이던 ETF 순자산은 1년 만에 4조3999억원으로 40% 가까이 증가했다.

 

◇ AI 세부산업·中 빅테크 ETF 집중

 

한화운용은 올해 성장성이 높은 AI 관련 ETF라인업 확대에 힘주고 있다. 이에 하드웨어·물리적·소프트웨어 등 AI 산업별 상품과 중국 AI빅테크 종목을 담은 ETF를 줄줄이 선보이고 있다.

 

AI 하드웨어 투자 ETF로는 지난해 상장한 ‘PLUS 글로벌 AI 인프라 ETF’가 대표적이다. 이 상품은 엔비디아(20%)를 비롯해 시스코, 캐리어글로벌 등 AI 네트워크·전력 인프라·냉각시스템 기업에 투자한다.

 

휴머노이드와 자동주행차 등 물리적 기기에 탑재되는 물리적 AI 관련 상품으로는 ‘PLUS 글로벌 휴머노이드 액티브 ETF’가 대표적이다. 미국과 한국, 일본, 유럽의 휴머노이드 개발사와 액추에이터·센서 관련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에 투자하며 테슬라, 하모닉드라이브시스템즈, 레인보우로보틱스 등도 주요 편입 종목이다. 특히 액티브 ETF이기에 휴머노이드 관련 비상장 종목들이 상장 할 시 포트폴리오에 민첩하게 반영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한화자산운용에 따르면, 업무 자동화와 맞춤형 서비스 등 AI 에이전트 플랫폼 기업에 투자하는 소프트웨어 AI ETF도 곧 출시할 예정이다.

 

정부 지원에 힘입어 발빠르게 성장 중인 중국 AI 관련 빅테크 종목에도 주목한다. 오는 13일 한화운용이 상장하는 ‘PLUS 차이나 AI 테크 Top10 ETF’는 홍콩 증시에 상장된 종목이나 미국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 가운데 AI 기술 관련성이 높고 시가총액이 큰 종목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BYD, 알리바바, 샤오미, 텐센트 홀딩스 등을 10% 이상 비중으로 주로 담을 예정이다.

 

한화운용 관계자는 "AI는 중장기적으로 성장 가능성이 높은 테마 중 하나"라며 "특히 국가별 정부지원과 성장단계 등 AI 산업 환경이 달라 차별화된 전략으로 접근해야 수익을 내기 수월할 것"이라고 말했다.

 

◇ ETF 질적성장·차별화 과제

 

향후 한화운용의 과제는 ETF의 질적인 성장과 차별화된 상품 공급이다. 현재 한화운용의 68개 ETF 중 순자산 1000억원을 넘는 상품은 6종에 불과하다. 이에 신한운용(17종), 키움운용(12종)과 비교해 주력 상품의 몸집을 더 키워야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한 순자산 50억원 미만 ETF도 8개로, 상품 라인업의 양적 확장과 함께 질적 성장도 요구된다. 

 

또한 경쟁사들이 ‘선두’(삼성운용), ‘글로벌’(미래에셋) 등 명확한 ETF 이미지를 구축한 것과 달리, 한화운용은 ‘방산’에 강점을 보이지만, AI·빅테크 등 신성장 테마에서의 차별화와 지속적인 라인업 확충이 필요하다. 이에 한화운용은 무리한 경쟁보다는 투자자 니즈와 시장 트렌드를 빠르게 읽어 선제적 상품 개발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한화운용 관계자는 “ETF 시장에서 점유율 확대 경쟁보다 투자자 가치 창출을 우선시하는 전략을 유지할 것”이라며, “변화하는 시장 트렌드를 선제적으로 반영해 투자자에게 실질적 이익을 줄 수 있는 상품을 개발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