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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제약


삼성바이오에피스, 해외동맹 전략 '피즈치바' 성과 뚜렷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후발주자' 한계 극복
피즈치바, 유럽·미국서 경쟁사 추월 '입지 강화'

[FETV=김주영 기자]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글로벌 제약사 산도스(Sandoz)와의 마케팅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후발주자라는 약점을 극복하고 ‘피즈치바’ 매출을 끌어올리며 2025년 1분기 실적을 큰 폭으로 성장시켰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올해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3% 증가한 4006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280억원으로 236% 증가했다. 이러한 실적 개선은 바이오시밀러 SB17 제품 '피즈치바'가 유럽과 미국 시장에 진입하면서 생긴 결과로 분석된다.

 

 

피즈치바는 구체적으로 2024년에 유럽, 2025년에 미국 시장에 진출했다. 개발 시점은 경쟁업체인 동아에스티와 셀트리온보다 늦었지만 현재 유럽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 가장 높은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스위스 제약업체 산도스와의 마케팅 파트너십 체결이 초기 시장 확산과 점유율 상승의 결정적 계기가 됐다고 보고 있다. 해외 현지 업체와 동맹으로 후발주자이지만 경쟁 업체 대비 빠른 성장을 이뤄내며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다진 셈이다. 

 

스텔라라 오리지널은 얀센이 개발한 인터루킨(IL)-12, 23 억제제로 판상 건선과 건선성 관절염, 크론병, 궤양성 대장염 등 염증성 질환 치료에 사용되는 블록버스터 의약품이다.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제조에 나선 국내 업체는 삼성바이오에피스를 포함해 동아에스티, 셀트리온이 있다.

 

동아에스티는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DMB-3115’를 일본 메이지세이카파마와 2013년 공동 개발했으며 2021년 인타스와 글로벌 라이선스 아웃 계약을 체결해 미국 자회사 어코드 바이오파마를 통해 2024년 FDA에 품목허가 신청을 완료한 상태다. 유럽의약품청(EMA)에도 지난해 7월 허가 신청을 마쳤다.

 

셀트리온은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CT-P43(제품명 스테키마)'는 2020년 상반기에 임상 1상을 개시했다. 이후 2024년 국내 품목허가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받아 올해 초 국내 판매를 시작했으며 지난 3월 미국 판매를 개시했고 유럽 주요 5개국(독일, 스페인, 영국, 이탈리아, 프랑스)에도 출시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 피즈치바는 2022년 미국 피부과학회(American Academy of DermatologyㆍAAD) 연례 학술대회를 통해 SB17의 임상 1상 결과가 처음 공개됐다. 이후 2024년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 European Commission)의 허가를 받고 출시됐다. 2024년 6월에는 미국 FDA의 승인을 받아 지난 2월 미국 시장에 출시됐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경쟁사보다 개발 착수 시점은 늦었으나 산도스와의 마케팅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유럽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 점유율 43%로 1위를 기록하며 후발주자의 한계를 극복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코프로모션을 맡은 산도스가 유럽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 쌓은 상업화 경험과 견고한 유통망을 토대로 삼성바이오에피스의 피즈치바 성공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산도스는 스위스에 본사를 둔 글로벌 제약사로 노바티스에서 2023년 분사해 독립 법인으로 출범했다. 유럽과 북미 시장에 강력한 유통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으며 항체 바이오시밀러를 다수 상업화했다.

 

유럽에서는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현지 유통 인프라가 탄탄하며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과 병원·약국 유통망을 바탕으로 제품 출시 초기 점유율 확보에 강점을 보인다.

 

미국에서는 CVS의 자회사 코다비스(Cordavis)와의 공동 브랜드 전략을 통해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히루젠트’를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시켰다.

 

산도스는 현재 28개의 바이오시밀러 파이프라인을 운영 중이며 2025년에도 Pyzchiva(우스테키누맙), Tyruko(나탈리주맙), Wyost/Jubbonti(데노수맙), Afqlir(아플리버셉트) 등 다양한 제품을 추가 출시할 계획이다. 또 글로벌 캠페인인 ‘Act4Biosimilars’를 통해 2030년까지 30개국 이상에서 바이오시밀러 채택률을 최소 30%포인트 끌어올리겠다는 목표 아래 규제·접근성·수용성·비용 절감 등 네 가지 영역에서 정책·시장 환경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산도스와의 만남 이전에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다양한 제품으로 글로벌 실적을 뒷받침하고 있다.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SB2(레미케이드), SB4(엔브렐), SB5(휴미라) 등은 이미 유럽 시장에서 안정적인 매출을 유지하고 있었다. 미리 다져놓은 기반으로 SB17이 자연스럽게 시장에 자리잡을 수 있었다. 산도스는 유럽 내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입지를 바탕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이어갔던 것으로 보인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실적 호조에 힘입어 희귀질환 치료제 라인업도 확대했다. 지난 2월에는 골질환 치료제 프롤리아·엑스지바 바이오시밀러(SB16)가 미국과 유럽에서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4월에는 테바(Teva)를 통해 솔리리스(에쿨리주맙) 바이오시밀러 ‘SB12(제품명 에피스클리)’를 미국에 출시했다.

 

이로써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임상시험을 완료한 바이오시밀러 파이프라인 전 품목의 상업화를 완료하게 됐고 치료 영역도 자가면역질환뿐만 아니라 종양학, 안과학, 혈액·신장학, 내분비학 등으로 확장됐다. 현재까지 전 세계에서 총 11종의 바이오시밀러에 대해 품목허가를 받았으며 유럽 8종, 미국 6종, 한국 9종이 실제 판매 중이다.

 

2024년 1분기와 비교하면 수익성 개선은 두드러진다. 당시 매출은 2801억원, 영업이익은 381억원이었으나 불과 1년 만에 매출은 약 1200억원, 영업이익은 약 900억원 가까이 늘었다. 특히 마일스톤 수익 없이 실질적인 제품 판매로만 이룬 수치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산도스는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 가장 강력한 유통 파트너 중 하나로, 이번 SB17의 성공은 그 협업의 결과”라며 “앞으로도 글로벌 파트너십을 통해 적기 제품 출시와 판매 확대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