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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제약


[제약 파이프라인 점검-자가면역질환] 셀트리온, 복제약으로 글로벌 '영토 확장'

램시마, 유럽서 '오리지널' 넘어선 시장 점유율
삼성바이오에피스·대웅·동아 등도 진출 본격화

[편집자주] 국내 제약업계엔 각 사를 대표하는 제품이 존재하고 주요 질환 영역에서 회사별 제품의 경쟁 구도가 형성돼 있다. FETV가 치료 영역별 현황과 실적 자료를 기반으로 제약사들의 주요 파이프라인을 중심으로 시장의 상황을 들여다봤다.

 

[FETV=김주영 기자] 자가면역질환 치료에 바이오의약품이 효과를 보이며 주요 치료제로 자리잡는 가운데 고가 오리지널의 한계를 바이오시밀러가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램시마를 시작으로 주요 제품군을 확대하며 자가면역 시장의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자가면역질환은 우리 몸의 면역체계가 정상 세포를 적으로 착각하고 공격하면서 발생한다. 류마티스 관절염, 크론병, 궤양성 대장염, 강직성 척추염, 건선, 루푸스 등 종류도 다양하고 만성적으로 진행된다. 이러한 질환들은 염증을 조절하는 세포 신호(사이토카인)를 억제하는 치료가 핵심인데 이를 정확하게 타깃할 수 있는 치료제가 바로 항체 기반 바이오의약품이다.

 

화학합성의약품(케미칼 의약품)으로는 도달하지 못했던 치료 효과를 가능케 했다는 점에서 자가면역질환은 바이오의약품의 주요 적응증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문제는 약가다. 개발 비용이 수천억원에 달하는 바이오의약품은 가격도 비싸고 공급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바이오의약품은 살아있는 세포를 기반으로 생산되는 치료제로 항체, 단백질 등 고분자 물질을 활용한다. 생산 공정이 복잡하고 개발 기간이 길어 가격이 높지만 표적 작용을 통한 높은 효능이 강점이다. 이에 따라 국내 제약사는 바이오의약품의 특허 만료를 기점으로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집중해왔다.

 

바이오시밀러는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과 구조적, 기능적으로 높은 유사성을 입증한 복제약이다. 개발에는 고난도의 기술이 필요하지만 비용과 기간이 오리지널보다 상대적으로 적게 들며 환자와 정부의 비용 부담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

 

이처럼 바이오시밀러는 치료 접근성을 높이는 대안으로 자리잡으며 시장 내 존재감을 빠르게 키우고 있다.

 

의료 빅데이터 분석업체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2023년 국내 TNF-α 억제제(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시장 규모는 2626억원이며 이 중 바이오시밀러 매출은 632억원이다. 2019년 13.8%였던 점유율은 4년 만에 두 배 가까이 상승한 24.1%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오리지널 의약품 매출은 정체되거나 감소세를 보였고 바이오시밀러 매출은 연평균 20% 이상 성장했다.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의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 가장 선도하는 기업은 셀트리온이다. 셀트리온은 지속적인 성장과 더불어 오리지널을 넘어서는 점유율을 보이며 국내에서 자가면역질환 바이오시밀러 시장을 확장했다.

 

 

셀트리온의 2023년 대비 2024년 연간 매출 실적을 기준으로 보면 셀트리온의 자가면역질환 바이오시밀러 제품들은 모두 두 자릿수 이상의 성장을 기록했다. 램시마 IV는 2023년 5200억원에서 2024년 1조2680억원으로 7480억원(143.8%) 증가했다. 램시마SC는 2023년 2900억원에서 2024년 5640억원으로 2740억원(94.5%) 증가했다. 2022년 출시한 유플라이마는 2023년 135억원에서 2024년 349억원으로 214억원(158.5%) 증가해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셀트리온은 꾸준한 매출 증가를 이뤄내며 오리지널 의약품이 우위일 것이라는 시장의 인식을 뒤집었다.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인 램시마는 세계 최초의 인플릭시맙 바이오시밀러로 출시돼 유럽에서 오리지널 점유율을 추월했다. 2024년 3분기 기준 오리지널 의약품이 유럽에서 12%의 점유율을 보일 때 램시마는 62%를 기록하며 압도적인 차이를 보였다.

 

이후 셀트리온은 피하주사 제형인 램시마SC(미국명 짐펜트라)를 자체 개발해 미국 FDA로부터 신약으로 승인받았으며 미국 내 염증성 장질환 시장을 타깃으로 진출을 본격화했다. 피하주사 제형은 병원 방문 없이 자가 투여가 가능해 환자 편의성과 치료 지속성을 높인다는 점에서 정맥주사 제형 대비 강점을 갖는다.

 

램시마SC는 오리지널보다 제형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며 유럽과 미국 시장에서 빠르게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2021년 EU5(영국·프랑스·스페인·독일·이탈리아) 기준 점유율 3%였던 램시마SC는 2024년 3분기 기준 25%까지 성장했다.

 

셀트리온은 이외에도 악템라 시밀러 앱토즈마와 스텔라라 시밀러 스테키마를 추가로 출시하며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앱토즈마는 FDA 품목허가를 획득했으며 유럽 EMA 승인도 앞두고 있다. 스테키마는 이미 유럽 5개국에 출시됐으며 글로벌 주요 시장으로 확대 중이다.

 

셀트리온이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며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하자 다른 국내 제약사들도 자가면역질환 분야에 진출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엔브렐 바이오시밀러,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등 주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의 바이오시밀러를 다수 개발해 글로벌 시장에 출시했다. 이 가운데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는 2024년 유럽 출시 이후 2025년 미국에도 진출했으며 유럽 시장에서 43%의 점유율로 1위를 기록 중이다.

 

대웅제약은 LG화학과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아달리무맙 바이오시밀러를 국내 임상 기반으로 개발하고 2024년 7월부터 국내 유통과 마케팅을 시작했다. 해당 제품은 류마티스 관절염, 크론병, 궤양성 대장염 등 10개 적응증에 대해 허가받았으며, 오토인젝터 제형으로 편의성을 강화했다.

 

동아에스티는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이뮬도사'를 2023년 미국 FDA, 2024년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에서 연이어 품목허가 받으며 자가면역질환 바이오시밀러 시장에 진입했다. 이뮬도사는 동아쏘시오홀딩스와 메이지세이카파마가 공동 개발한 제품으로 건선성 관절염, 크론병, 궤양성 대장염 등 다양한 적응증을 확보했다.

 

제약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시밀러는 단순 복제를 넘어 고난도 기술이 요구되는 영역으로 가격 경쟁력과 치료 효율성을 동시에 갖춰 최근 글로벌 수요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며 “특히 자가면역질환처럼 만성적이고 장기 투약이 필요한 분야에서는 바이오시밀러의 시장 비중이 앞으로도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