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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 함영주 회장의 '기업가치 제고' 마지막 퍼즐은

영업이익 10조 돌파·리딩뱅크 등에 "그룹 수장 3년 더"
'주주가치' 3년간 견지...자산운용 힘준 비은행 강화 주목

 

[FETV=권지현 기자] "저성장, 고령화, 금융업의 경계 해체 등 금융 변곡점에서 주주·기업가치 제고 등을 통해 하나금융그룹을 성장시킬 수 있도록 헌신하겠다"

 

"2027년까지 총주주환원율 50% 달성을 위한 주주환원의 지속적 확대를 이어가겠다"  

 

2022년 3월 하나금융그룹 회장으로 취임할 때에도, 그리고 지난달 27일 그룹이 공개한 사내 인터뷰에서에서도 함영주 회장이 3년간 일관되게 목소리를 냈던 건 기업가치 제고를 바탕으로 한 주주환원 확대였다. 지금이야 분기배당을 넘어 분기 정액배당이 금융권 새 표준이 됐지만, 당시로선 '주주가치 제고' 단어 자체가 흔히 쓰이지 않던 시절이었다. 금융지주 분기별 IR(기업설명회)에서 당기순이익보다 주주환원 성과·계획이 앞서 소개되는 지금 상황에 비춰보면 정확한 경영 안목이었던 셈이다.  

 

함영주 회장이 3년간 그룹을 더 이끈다. 지난 25일 열린 하나금융지주 정기 주주총회에서 함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은 81.2%의 압도적인 찬성률로 통과됐다. 임기는 오는 2028년 3월까지다. 함 회장은 취임 후 그룹의 새 역사를 썼다. 첫 해인 2022년에 전년보다 영업이익이 12.2% 늘며 그룹 처음으로 10조원을 돌파, 1기 임기 3년 내내 10조원대 영업이익을 지켜냈다. 이 시기 은행권 3등이던 하나은행은 2022년과 2023년 2년 연속 '리딩뱅크'를 따냈으며, 업계 중소형사로 분류된 하나카드는 '해외여행객 2명 중 1명이 쓴다'는 트래블로그를 통해 존재감과 가능성을 제대로 입증했다.  

 

과거 영광을 뒤로하고 다시 임직원들에게 향후 3년 비전을 제시해야 하는 함 회장은, 이번 주주총회에서 "사업영역 확장과 기술혁신, 미래금융에 대한 경쟁력 강화에 앞장서겠다"면서 "위기 상황에서 흔들리지 않는 경쟁력을 갖추고, 시장을 선도하는 금융그룹으로서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시장을 선도하는 금융그룹'은 함 회장이 2022~2023년 줄곧 내건 '아시아 최고 금융그룹'에서 힘을 뺀 표현이다. 힘이 빠진 공간은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관계사 간 협업'으로 대변되는 그룹의 내실 성장에 대한 의지가 채웠다. 함 회장이 그리는 그룹 성장의 마지막 한 조각인 '비은행 강화'로 이어지는 대목이다.    

 

실제 하나금융은 하나자산운용과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을 합병하기로 하고 검토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자산운용은 하나증권의 100% 완전자회사이며,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은 그룹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하나자산운용을 지주사 자회사로 승격하고 향후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과 합병해 업계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함 회장이 내내 강조한 '계열사 간 시너지 강화'와도 맞닿아 있다. 선례도 있다. 지난 2022년 1월 신한금융은 완전자회사인 신한자산운용과 신한대체투자운용을 합병, 연 당기순이익이 합병 전인 2021년 414억원에서 2024년에는 660억원으로 3년 만에 59.4% 늘었다. 

 

함 회장으로선 비은행 강화 방안으로 그간 염두에 둬 온 보험사 인수합병(M&A) 대신 자산운용사에 힘을 싣는 경우에도 경영목표 중 하나인 '사업영역 확장'에 다가서는 결과를 얻을 수 있게 된다. 자산관리(WM) 사업의 경우 이미 큰 은행 채널에 양질의 금융상품을 공급하는 자산운용사 역량이 더해지면 이전보다 한 단계 높아진 WM 서비스를 제공, 고객 확보에 더 용이할 수 있다. 은행과 증권의 물리적 거리를 좁힌 WM 복합점포는 계열사 간 시너지의 핵심 사례로 꼽히며 다른 금융그룹에서도 계속 만들어지고 있지만, 좋은 콘텐츠들을 만들어내는 건 결국 자산운용사의 몫이다.  

 

함 회장이 그룹 성장의 남은 한 조각, 자산운용 강화로 대변되는 비은행 제고를 통해 2기 체제에서 또 하나의 역사를 쓸 수 있을지 이목이 모인다. 지난해 그룹 순익 중 은행을 제외한 비은행 13곳의 순익 비중은 10% 수준에 그친다. 

 

함 회장은 지난달 사내 인터뷰에서 "밸류업의 핵심은 한정된 자본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지속할 수 있는 수익 구조를 만드는 것인데 이를 위해 비은행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할 것"이라며, 그룹의 비은행 수익 기여도를 30%까지 높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