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5일 한국신용데이터는 대전시와 한국소호은행 설립에 힘을 모으기로 하고 업무협약을 맺었다. 사진은 김동호 한국신용데이터 대표(왼쪽)와 이장우 대전광역시장이 대전시청에서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사진 한국신용데이터] ](http://www.fetv.co.kr/data/photos/20250312/art_17422079479503_88d2ad.png)
[FETV=권지현 기자] 오는 25일 예비인가 신청 접수를 앞두고 제4인터넷전문은행 유력 후보들이 줄줄이 물러서면서 한국신용데이터(KCD)가 추진하는 한국소호은행이 제4인터넷은행 인가 획득에 한걸음 더 다가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경쟁사가 사업계획 자체를 진지하게 검토하는 사이, 한국소호은행은 금융당국에게 '소상공인 특화은행 1호'로 낙점받기 위해 부지런히 가산점을 쌓아올렸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유뱅크 컨소시엄은 전날 제4인터넷은행 예비인가 신청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같은 날 오전에는 더존비즈온이 더존뱅크 설립 추진 의사를 철회한다고 밝혔다. 유뱅크 측은 "불안정한 경제와 정국 상황을 고려한 전략적인 선택"이라는 입장이다. 현재와 같은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예상되는 올해 하반기 중에 예비인가 신청을 다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더존비즈온은 데이터 기반의 금융 플랫폼을 완성하는 데 집중, 제4인터넷은행 예비인가 신청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제4인터넷은행 컨소시엄 가운데 유력 주자이던 유뱅크와 더존뱅크가 참여를 무르면서 시선은 자연스레 한국소호은행에게로 쏠린다. 금융위원회는 오는 25~26일 예비인가 신청을 받은 뒤 2개월 내 심사 결과를 전달한다. 금융위가 예비인가를 승인하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만, 업계는 컨소시엄 중에서는 한국소호은행을 가장 가능성이 큰 곳으로 평가하고 있다.
현재 유뱅크과 더존뱅크를 제외하고 제4인터넷은행 추진 의사를 밝힌 컨소시엄은 ▲한국소호은행(KSB뱅크) ▲소소뱅크 ▲AMZ뱅크 ▲포도뱅크 등 4곳이다. 이중에선 한국소호은행 컨소시엄만이 자본력이 있는 대형은행이 참여하고 있다. 최근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이 한국소호은행 컨소시엄에 참여했으며, 하나은행과 BNK부산은행도 합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한국소호은행 컨소시엄을 주도하는 KCD는 대전시를 우군으로 맞았다. '국내 최초 소상공인 특화 인터넷은행' 설립을 추진해온 KCD는 이번 대전시와의 협력을 통해 '지역 금융 활성화'로 출범 명분을 확장, 자영업자나 중금리 대출에 대한 자금공급 계획을 면밀히 살피겠다는 금융당국의 기준에 한차원 더 들어맞도록 했다.
구체적으로 KCD는 한국소호은행 본사를 대전에 설립, 이를 통해 대전-충청권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지역민에 대한 차별화된 혁신 금융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대전시는 지역 특화 사업 발굴과 정책자금 연계를 통해 지역 금융 정착을 도울 방침이다. 이번 맞손으로 KCD가 추진하는 한국소호은행 컨소시엄은 지역 금융 활성화라는 기능을 더할 수 있게 됐다.
KCD는 앞선 1월에는 네이버에서 최장기간인 8년간 대표이사를 지낸 IT업계 거물 김상헌 전 대표를 첫 사외이사로 영입했다. 사업 확대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이슈를 조율하고 조언을 얻기 위한 결정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김 사외이사는 서울중앙지법 판사 출신(사법연수원 19기)으로 국내 대표적인 법조인 IT 경영자다. LG그룹 법무팀 부사장을 거쳐 2007년부터 네이버(당시 NHN)에서 근무했다. 2009년 네이버 대표이사로 선임, 2017년까지 사장을 지냈다. 네이버 퇴임 후에는 IT 업계, 특히 하이퍼커넥트, 우아한형제들, 래디쉬 등 유니콘 기업에 자문을 제공해 왔다.
업계는 KCD가 영향력 있는 인물을 영입한 만큼 한국소호뱅크의 제4인터넷은행 인가 획득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김 사외이사가 가진 소상공인 관련 비즈니스 경험이 인가 과정에서 빛을 발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그는 네이버 대표이사 재임 당시 '중소상공인 희망재단' 재단 설립을 주도했는데, 이 재단은 네이버가 500억원을 출자해 설립한 민간 비영리 공익재단법인이다.
신서진 한국신용데이터 소호은행TF 담당 상무는 "현재 모든 준비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국내 최초로 '소상공인을 위한 첫 번째 은행'을 출범시키기 위해 모든 참여사가 힘을 모으고 있다"면서 "오는 26일 인가 서류 접수 때까지 차례로 주요 주주를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