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04 (수)

  •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맑음대전 18.5℃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제주 21.3℃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보은 17.3℃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KB국민은행, 본업 경쟁력 증명...연체율은 '과제'

ELS 대규모 충당부채에도 실적 방어...은행권 첫 이자이익 10조 돌파
연체율 상승폭, 4대 은행 중 최고...사업자대출 등 건전성 관리 힘써야

 

[FETV=권지현 기자] KB국민은행이 지난해 1분기 홍콩H지수 ELS(주가연계증권) 관련 충당부채를 8620억원 반영하고도 2분기 이후 순익이 급성장하며 실적 방어에 성공했다. 대출자산을 보면 실적 성장세는 더욱 뚜렷해진다. 본업에 집중한 결과 특히 작년에는 이자이익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다만 건전성 지표가 악화한 점은 고민거리다. 경쟁사들과 비교해 연체율 지표가 지난 1년 새 큰 폭으로 뛰었다. 수익성 중심의 성장을 위해 늘렸던 사업자대출을 중심으로 부실이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지난해 당기순이익 3조2518억원을 기록하며 전년(3조2615억원)과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ELS 손실 관련 대규모 충당부채로 1분기 순익이 부진했으나 2, 3분기에 실적을 끌어올렸다. 국민은행의 2분기, 3분기 순익은 각각 1조1164억원, 1조1120억원으로, 지난해 '리딩뱅크'를 차지한 신한은행과 동일하게 은행권 최고 기록인 2개 분기 연속 1조원대 순익을 달성했다. 

 

이자이익을 살펴보면 국민은행의 약진은 더 도드라진다. 지난해 이자이익은 10조2239억원으로 전년(9조8701억원)보다 3.6% 증가했다. 국내 은행이 연 이자 10조원 이상을 벌어들인 건 이번이 처음이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은 8조8370억원,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각각 7조7385억원, 7조5660억원을 기록했다. 국민은행은 이자이익 선방에 순수수료이익이 1년새 4.7% 줄어들어도 어렵지 않게 실적을 방어할 수 있었다.

 

10조원이 넘는 이자이익은 대출자산 성장 덕분이다. 2024년 12월 말 기준 국민은행의 원화대출금은 363.6조원으로 전년 말(341.6조원)보다 6.4% 증가했다. 가계대출은 기준금리 인하와 부동산시장 거래량 증가로 인한 대출수요 확대로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6.2% 늘었으며, 기업대출도 중소·대기업 모두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6.6% 성장했다. 

 

 

 


다만 건전성 지표가 갈수록 악화하고 있는 점은 옥에 티다. 작년 말 국민은행의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은 0.29%로 전년 동기(0.22%)보다 7bp(1bp=0.01%p) 높아졌다. 4대 은행 중 가장 큰 상승폭으로, 신한은행은 같은 기간 1bp 올랐으며,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4bp씩 증가했다.

 

은행권 내에서 0.29% 절댓값이 높은 수치는 아니지만, 국민은행 자체 최대폭, 최고 수준으로 뛰었다는 점에서 우려가 나온다. 국민은행 연체율은 고금리 시작점인 지난 2022년 분기 내내 0.1%대를 보이면서 안정적으로 잘 관리됐다. 하지만 2023년 3월 말 0.20% 기록 후 9월 말에는 0.25%까지 오르더니, 작년에는 0.28%, 0.29%로 잇달아 뛰었다. 부실채권을 뜻하는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은 12월 말 기준 0.32%로, 4대 은행 중 유일한 0.3%대로 가장 높았다. 

 

수익성 중심 성장을 위해 개인사업자(SOHO) 대출 비중을 키우며 여신 규모를 불려온 게 부실로 돌아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사업자대출 부문의 연체율은 악화하고 있다. 개인사업자 및 중소기업(SME) 연체율은 작년 말 0.40%로 전년(0.25%)에 견줘 15bp 치솟았다.  

 

국민은행은 대형은행 중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이 가장 많다. 사업자대출은 지난해에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12월 말 기준 국민은행의 사업자대출 잔액은 93.5조원으로 전년 말 대비 4.5조원 증가했다. 4대 은행 중 가장 높은 규모로, 같은 기간 신한은행은 3.7조원 늘었으며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1.9조원, 2.4조원 줄어들었다. 

 

개인사업자대출이 중장기적으로 건전성 발목을 잡지 않도록 국민은행이 연체율 개선에 더 적극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금리 잔존효과가 이어지고 있는 데다 경기전망 역시 밝지 않아 올해는 향후 성장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라도 건전성 개선 결과물이 필요하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경기 불황이 이어지고 금리 인하 속도가 예상보다 늦어지면서 개인사업자를 중심으로 취약차주들의 연체율이 전년 대비 상승했다"면서 "개인사업자119 프로그램 등을 통해 분할상환, 이자감면 등 차주들의 상환 부담을 덜어내고, 내부구조조정 프로그램을 운영해 대상 기업의 채무상환능력을 제고시키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