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임종현 기자] 페퍼저축은행이 최근 1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앞서 페퍼저축은행은 지난해 3월과 10월 각각 100억원, 2023년 200억원 등 증자를 통해 자본을 확충했다.
이처럼 잦은 유상증자는 BIS(국제결제은행) 기준 자기자본비율, 즉 재무 건전성 지표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BIS비율은 은행의 위험자산 대비 자기자본 비율을 나타내는 지표로, 금융당국의 권고치는 11%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페퍼저축은행의 BIS비율은 11.83%다.
페퍼저축은행은 이미 금융당국 권고치를 웃돌고 있음에도 선제적인 자본확충을 통해 재무 건전성을 더욱 강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페퍼저축은행은 지난달 27일 100억원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이번 증자는 주주배정증자 방식으로 진행되며, 보통주 20만 주가 신주로 발행될 예정이다. 100억원은 모두 운영자금으로 사용된다고 공시했다. 페퍼저축은행의 지분 100%를 보유한 페퍼유럽(Pepper Europe(UK) Limited)이 출자금 전액을 부담한다.
페퍼저축은행 관계자는 "재무 건전성 강화를 위해 유상증자를 단행했다"라며 "향후 추가 증자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페퍼저축은행이 최근 3년간(2023년~2025년) 500억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한 건 손실 흡수 능력을 보강하기 위함이다. 페퍼저축은행은 과거 BIS비율이 11% 아래로 떨어졌을 때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지난해 들어서는 더욱 강화된 자체 건전성 관리 기준을 적용하며 선제적인 자본확충에 나서고 있다.
2023년 1분기 말 BIS비율은 10.81%로 떨어졌다. 같은해 5월 페퍼저축은행은 200억원 규모의 증자를 단행했고 그 결과 2분기 말 BIS비율은 11.53%로 상승했다. 또 2023년 말 BIS비율이 11.03%로 다시 하락하자 2024년 3월 100억원 증자를 추가로 진행한 후 6월 말 BIS비율은 11.31%로 상승했다.
페퍼저축은행은 유상증자를 통해 기초체력(펀더멘탈)을 확보하고 있다. BIS비율을 안정적으로 유지한다면 향후 영업 확대를 통해 대출 자산 규모를 충분히 확대할 가능성이 크다.
페퍼저축은행은 위험도가 높은 자산을 매각하거나 상각해 위험가중자산을 줄이는 방식으로도 BIS비율 제고에 힘쓰고 있다. 적극적으로 부실채권을 매각한 결과 지난해 3분기 말 부실여신 규모는 1945억원으로 직전 분기(2619억원) 대비 25.7% 감소했다.
같은 기간 고정이하여신도 3447억원으로 전 분기(5510억원) 대비 37.4% 크게 줄었다. 금융사는 자산 건전성에 따라 ▲정상 ▲요주의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등 다섯단계로 나눈다. 이 중 부실여신은 회수의문과 추정손실을 합산한 금액이며, 고정이하여신은 여기에 고정까지 포함한 개념이다.
페퍼저축은행은 적자 폭을 줄이며 올해 턴어라운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순손실은 95억원을 기록했다. 같은해 1분기(-379억원), 2분기(-287억원)과 비교하면 적자 폭이 크게 개선됐다.
페퍼저축은행 관계자는 "자체적인 노력과 더불어 거시적인 요인들도 개선되고 있어 향후 턴 어라운드(실적 개선)가 전망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