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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제약


[ADC격돌] ②리가켐바이오, ‘틈새시장’ 공략으로 시장 선두

링커·페이로드 기반 플랫폼으로 경쟁사와 차별화
조단위 계약 줄줄이, 기술 수출로 매출 1000억 돌파

[편집자 주] 항암 기술의 진보는 오랜 시간 인류 생존과 직결된 과제였다. 그중 항체약물접합체(ADC)는 최근 가장 주목받는 기술로 글로벌 시장에서 이미 의미 있는 성과를 내고 있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도 각자의 전략으로 ADC 시장 진입을 본격화하고 있다. FETV가 ADC 산업의 현황과 기업별 대응 전략을 집중 조명하고자 한다.

 

[FETV=김주영 기자] 리가켐바이오가 틈새시장을 공략하며 K-ADC의 선두주자로 부상하고 있다. 다수 기업들이 항체 개발에 집중하는 것과 달리 리가켐바이오는 링커와 페이로드 중심 기술을 바탕으로 경쟁사와 명확히 구분되는 전략을 이어오고 있다.

 

◇항체 아닌 링커·페이로드 이용한 플랫폼 구축

 

ADC는 항체, 링커, 페이로드 세 가지 요소로 구성된다. 항체는 암세포 표면에 있는 특정 단백질(HER2, TROP2, L1CAM 등)을 찾아가는 ‘유도탄’ 역할을 한다. 링커는 항체와 약물을 연결해주는 고리 역할, 페이로드는 암세포를 죽이는 약물이다.

 

대부분의 국내 기업은 항체 자체를 개발하거나 항체 기반의 후보물질을 바탕으로 ADC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그러나 리가켐바이오는 항체가 아닌 링커와 페이로드 기술에 집중해 독립적인 플랫폼 ‘ConjuALL’을 구축했고 이를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ConjuALL은 항체에 독성 약물을 정확한 위치에 딱 정해진 개수만큼 붙일 수 있고 암세포 안에서만 약물이 작동하게끔 조절해주는 기술이다. 이 과정에서 사용하는 링커와 페이로드 역시 리가켐바이오가 자체 개발한 방식이다. 이 플랫폼은 기존 경쟁 제품 대비 혈중 안정성과 종양 특이성을 개선했고 다양한 항체에 적용할 수 있는 확장성을 확보했다.

 

이 같은 기술 기반으로 리가켐바이오는 일본 오노약품공업과 작년 10월에 총 2건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하나는 L1CAM을 타깃의 항체에 ConjuALL 플랫폼을 적용시킨 후보물질 LCB97이며 다른 하나는 ConjuALL 플랫폼 기술 자체다. L1CAM은 전 세계에서 리가켐바이오만이 개발 중인 희소 타깃으로 현재 전임상 단계에 있다.

 

과거 미국 얀센과는 약 2조2000억원 규모의 TROP2 타깃 항체에 ConjuALL 플랫폼을 적용한 TROP2-ADC 기술이전 계약을 2023년 12월 체결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해당 플랫폼이 적용된 기술·후보물질 등을 암젠(미국), 익수다(유럽), SOTIO(체코), 밀레니엄·타케다(일본) 등에 각각 1조원 안팎의 대형 계약을 잇달아 성사시켰다. 계약 대상은 HER2, ROR1, CD19, DLK1 등 다양한 타깃이며 다수 파이프라인이 현재 글로벌 임상 1상 또는 전임상 단계에 있다.

 

◇매출 700% 증가, 종합 항암 플랫폼 기업으로 발걸음

 

성과는 매출로도 이어졌다. 2022년 131억원, 2023년 12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던 리가켐바이오는 2024년 한 해에만 1054억원을 달성했으며 2025년 1분기에도 464억원을 기록했다. 전액이 수출 기반 기술이전 수익으로 대부분이 ConjuALL 플랫폼을 활용한 기술이전에서 발생한 선급금 및 마일스톤 수령이다.

 

리가켐바이오는 ConjuALL에 머무르지 않고 이중항체 기반 ADC(Bispecific ADC), 면역항암제(Immuno Oncology) 분야로 연구영역을 넓히고 있다. 이는 플랫폼 기술의 응용 범위를 확장하고 기존 파이프라인과의 병용 가능성을 고려한 전략이다. 리가켐바이오는 이러한 확장을 통해 ADC를 넘어 면역항암제 시장까지 포괄하는 종합 항암 플랫폼 기업으로의 전환을 꾀하고 있다.

 

리가켐바이오는 국내외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주도적으로 시장을 선점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전략적인 포지셔닝이 있다고 밝혔다. 항체 중심 기업이 많은 국내 바이오텍 환경에서 링커와 페이로드라는 후방 기술을 먼저 확보하고 원천기술화한 접근은 결과적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차별화된 협상력을 확보하는 데 유리하게 작용했다고 설명한다.

 

리가켐바이오 관계자는 “대부분 기업이 항체 기반으로 ADC에 진입하지만 리가켐바이오는 링커와 페이로드 기술에 특화된 역량을 바탕으로 차별화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며 “이 분야에서는 글로벌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