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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 낮은데...5대 은행, 퇴직연금 수수료율 '증권사 2배'

DB형 평균 수수료율, 5대 은행 0.43% vs 5대 증권사 0.28%
은행 수익률 0.44%p 낮아...운용성과 연동한 수수료 체계 필요

 

[FETV=권지현 기자] 은행이 증권사보다 최대 두 배가량의 퇴직연금 수수료율을 받아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은 증권사보다 예금 등 원리금 보장 상품을 더 많이 운용해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낮으면서도 비용은 평균 54% 비쌌다. 성과와 비교해 은행이 높은 수수료를 챙기는 현상이 이어지면서 수익률에 부합한 수수료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해 퇴직연금 확정급여(DB)형 평균 총비용부담률(수수료율)은 0.43%로 집계됐다. 

 

'총비용부담률'은 퇴직연금 적립금에서 운용관리수수료와 자산관리수수료, 펀드총비용(판매·운용보수 등)이 차지하는 비율로, 총비용부담률이 낮다는 얘기는 고객들에게 운용비용 부담을 최대한 덜어주고 있다는 뜻이다. 회사가 알아서 굴려주는 DB형은 확정기여(DC)형, 개인형 퇴직연금(IRP)을 포함한 전체 퇴직연금 적립금 중 약 55%를 차지하고 있다. 

 

금융사별로는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의 지난해 DB형 총비용부담률이 각각 0.47%, 0.46%로 높았으며, 우리은행(0.43%), NH농협은행(0.41%), 하나은행(0.38%)이 뒤를 이었다. 

 

 

반면 5대 증권사(KB·NH투자·미래에셋·삼성·한국투자)의 지난해 총비용부담률은 평균 0.28%를 기록했다. 주요 은행의 65% 수준이다. 미래에셋증권이 0.36%로 가장 높았으며, 삼성증권(0.31%)과 KB·한국투자증권(0.27%) 순이었다. NH투자증권은 0.21%로 가장 낮았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은행들은 상품단위수수료(운용보수·수탁보수·판매보수)가 나오는 펀드 상품이 아닌 예금으로 퇴직연금의 대부분을 운용하는데, 펀드를 상대적으로 많이 판매하는 증권사보다 수수료율이 높다는 것은 잘 납득이 되지 않는다"면서 "은행 상위사를 중심으로 수수료가 적합하게 책정됐는지 한 번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은행은 수수료를 더 받아가면서도 수익률은 증권사를 밑돌았다. 국내 은행의 퇴직연금 적립금 95%가량이 원리금 보장상품에 쏠려있는데, 작년 4분기 기준 5대 은행의 DB형 원리금 보장상품 평균 수익률은 3.60%를 기록했다. 퇴직연금의 85%가량을 원리금 보장상품으로 구성한 증권사 5곳의 수익률은 4.04%였다. 

 

수익률 상위 5곳과 하위 5곳은 각각 증권사와 은행들이었다. NH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이 모두 4.16%로 가장 높았고, KB증권(4.01%)과 한국투자증권(4.0%)도 4대 수익률을 냈다. 미래에셋증권은 3.88%였다. 5대 은행 중 수익률 4%가 넘는 곳은 한 곳도 없었다. 하나은행이 3.73%로 가장 높았으며, 국민은행(3.65%), 신한은행(3.62%) 순이었다. 우리은행과 농협은행은 각각 3.60%, 3.41%를 나타냈다. 

 

은행권이 퇴직연금 수익률이 증권사에 못 미치면서도 더 높은 운용비용 부담을 고객에게 지우는 현상이 지속되자, 퇴직연금 사업자가 운용성과에 연동해 자산운용관련 서비스에 부합하는 수수료 체계를 적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병덕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퇴직연금 가입자는 금융회사와의 협상에 있어서 열위에 놓일 수밖에 없고 퇴직연금 수수료 결정에 영향력을 미치기가 힘들어서 과연 경쟁적 시장이라 할 수 있는지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면서 "일부 사업자들이 퇴직연금 계좌에서 수익이 나지 않으면 자발적으로 수수료를 면제해주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수익률에 연동한 유인부합적인 수수료 체계의 일환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