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임종현 기자] 우리금융지주가 올해 말까지 보통주자본(CET1)비율 12.5%를 달성할 것이라는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지난해 말 CET1비율이 12.8%였던 점을 감안하면 연내 0.42%포인트(p)를 추가로 끌어올려야 하는 상황이다. 이를 위해 우리금융은 자산 리밸런싱(재조정)과 위험가중자산(RWA) 관리, 위험가중자산이익률(RoRWA) 기반의 영업 문화 확대 등 다양한 방안을 병행한다는 방침이다.
CET1비율은 보통주자본을 RWA로 나눈 값이다. 안전한 자본이 리스크(위험)에 비해 얼마나 충분한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비율이 높을수록 위기 상황에서 손실을 감당할 수 있는 능력이 크다는 의미다. RWA는 은행의 총자산 중 위험 자산의 비중을 나타내는 지표로, 대출 자산 등 자산 유형별 위험도에 따라 가중치를 부여해 산정한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계획을 발표하면서 밸류업 목표를 'CET1비율 기반 주주환원 역량 제고'로 설정했다. 그룹의 중장기 CET1비율 목표치를 13%로 제시하고, 이를 위한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올해 CET1비율 12.5% 조기 달성을 추진하고 있다. 당초 우리금융은 지난해 말 CET1비율을 12.2%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했으나, 실제로는 12.08%에 그치며 목표치에 0.12%p 미달했다.
우리금융은 작년 말 CET1비율이 목표(12.2%)에 미치지 못한 주요 원인으로 원·달러 환율 상승을 꼽았다. 당시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출렁였고, 국내에서는 비상계엄·탄핵 정국 등의 영향으로 환율이 급등했다.
환율이 오르면 은행이 보유한 외화자산의 원화 환산액이 증가하고, 이는 외화 RWA 확대로 이어져 CET1비율을 낮추는 효과를 초래한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원·달러 환율이 연간 약 180원 오르면서 CET1비율이 0.5%p 하락했다고 밝혔다. 즉 환율 상승의 영향을 제외하면 지난해 말 우리금융의 CET1비율은 12.58%로, 올해 목표치치에 이미 도달한 수준이다.
우리금융이 환율 상승 등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 중 유일하게 CET1비율을 끌어올린 점을 주목할 만하다. 우리금융의 자산 관리 노력과 역량 모두 드러나는 대목이다. 지난해 말 우리금융의 CET1비율은 12.08%로 전년(11.99%) 대비 0.09%p 상승했다. 같은 기간 ▲KB금융(13.59%→13.51%) ▲신한금융(13.13%→13.03%) ▲하나금융(13.22%→13.13%)은 모두 소폭 감소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환율 변동성이 커지기 전부터 부서별로 선제적으로 대응 전략을 수립하며 외화자산 관리를 강화한 것이 주효했다"며 "또한 지난해 하반기부터 우량 자산 및 미래 유망 산업 중심의 포트폴리오 조정을 통해 적극적인 자산 리밸런싱을 추진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우리금융은 올해 CET1비율 12.5% 조기 달성을 위해 그룹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RWA 연간 명목 경제성장률 이내 분기별 균형 잡힌 성장 관리 ▲우량자산 및 미래유망산업 중심 자산 리밸런싱 ▲RoRWA 기반 영업 문화 확대 등을 추진한다.
특히 RWA의 경우 올해 성장률을 4% 내외에서 관리할 계획이다. 우리금융은 자기자본이익률(ROE) 9% 수준을 유지하면서 RWA 성장률을 4% 이내로 제한하면 CET1비율이 약 0.3~0.4%p 상승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우리은행은 RWA 관리를 위해 신성장·우량 기업 위주로 대출을 늘리겠다는 전략이다. 우리금융이 CET1비율 제고를 위해서는 은행 RWA의 안정적인 관리가 필수적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양적 성장보다는 우량 자산 위주의 질적 성장에 방점을 찍고 있다. 은행 전략도 이 방향에 맞춰 수립 중"이라며 "특히 신성장 관련 우량 기업들에 대한 대출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우량 자산 위주로 안정적인 자산 성장을 이뤄내는 한편 업황이 악화된 기업에 대해서는 선별적으로 여신을 관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욱 우리금융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올해 CET1비율을 12.5%까지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인데 자사주 매입·소각비용을 늘린 것도 이를 달성하기 위한 일환"이라며 "분기별로 균등하게 위험자산을 산입하면 자본 비율도 그만큼 균등하게 상승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