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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서 나홀로 실적 쌓는 신한금융...현지화 전략 결실

 

[FETV=권지현 기자] "고객중심이라는 최우선 가치를 되새기고 베트남에 진출한 계열사 간 유기적 협업을 통해 베트남에서의 한층 더 높은 도약을 위해 최선을 다하자"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 작년 8월 베트남 호치민 그룹사 신사옥 입주 기념 행사)

 

신한금융그룹이 베트남과 일본에서의 견고한 실적으로 눈에 띄는 해외 사업 성장세를 이어갔다. 은행을 필두로 베트남에서 제2의 도약을 차근차근 준비해 온 점이 조금씩 성과로 도출되고 있다. 경쟁사의 은행들이 해외 침체를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는 가운데, 신한금융은 경영실적 IR(기업설명회)을 통해 글로벌 사업 성과를 상세히 설명하며 자신감은 물론 다른 금융그룹과의 차별성을 피력했다. 

 

◇글로벌 사업 '리딩뱅크'...4개 분기 연속 30%대 성장

 

신한금융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4조5175억원으로 전년(4조3680억원)보다 3.4% 증가했다. 2022년 이후 자체 두 번째로 높은 연 순익이다. 다만 '리딩금융'을 다투는 KB금융이 10.5% 늘어나며 5조원을 넘어선 것을 감안하면 신한금융으로선 아쉬움이 남는 성적이다. 

 

아쉬움 속에서도 글로벌 사업을 눈에 띄게 성장시킨 건 호평받는 대목이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과 정상혁 신한은행장 체제에서 끈질기게 노력해 온 수익원 다변화 노력 성과가 드러나기 시작한 것으로, 그룹의 핵심 비즈니스로 '글로벌 사업'을 유의미하게 더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신한금융의 해외법인은 지난해 순익 758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38.1% 늘어난 것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지난 2021년 3949억원이던 그룹의 글로벌 순익은 3년 만에 2배로 증가, 4대 금융 중 가장 괄목할 만한 성장을 거뒀다. 이에 그룹 내 글로벌 손익 비중은 2021년 9.8%에서 지난해 16.8%로 껑충 뛰었다. 

 

 

분기별로 보면 신한금융의 글로벌 사업 저력이 더 눈에 띈다. 누적 기준으로 작년 4개 분기 내내 전년 동기와 비교해 30%대 순익 증가를 이뤄냈다. 지난해 1분기 35.4% 늘어난 2150억원을 거둔 신한금융은 2분기(32.4%), 3분기(38.2%), 4분기(38.1%)에도 성장 수준을 꾸준히 유지했다. 특정 시점에만 글로벌 순익이 몰리지 않았다는 점은 그룹의 해외 비즈니스 기초 체력이 튼튼해졌다는 방증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2024년 그룹의 글로벌 손익이 늘어난 데는 은행을 중심으로 상반기 조기 자산 증대에 기반한 이자이익 중심의 성장과 선제적 리스크 관리를 통한 비용 효율성 제고가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신한금융이 은행을 앞세워 글로벌 이익 기반을 다지던 지난해 상반기, 다른 금융그룹들은 해외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KB국민은행은 KB뱅크 정상화가 늦어지면서 해외법인 부문에서 875억원 적자를 냈다. 우리은행은 944억원을 기록해 전년도 상반기(1402억원)보다 32.7% 감소했으며, 하나은행은 해외법인 부문에서 701억원을 거둬 같은 기간 9.8% 줄어들었다. 

 

◇베트남 밀고 일본 끌고...베트남 신사옥·인도 지분투자 주목 

 

신한금융의 글로벌 실적은 전체 순익의 약 55%를 차지하는 베트남과 일본법인이 견인했다. 신한베트남은행과 SBJ은행의 순익은 각각 2640억원, 1486억원으로, 전년 대비 평균 15% 이상 증가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두 법인 순익은 지난해 2~4분기 연속 10%대 증가, 그룹 글로벌 사업 측면에서 향후 성장도 기대할 수 있게 했다.

 

글로벌 호실적은 비용 관리 노력의 산물이기도 하지만, 현지화 전략을 기반으로 한 영업수익 확대가 결정적이었다. 전체 실적의 35%를 차지하는 베트남의 경우, 신한은행은 2017년 ANZ은행의 베트남 리테일 부문 인수를 통해 현지 고객 저변 확대를 꾸준히 추진했으며, 신한카드는 2019년 PVFC를 인수해 신한베트남파이낸스(SVFC)를 출범, 개인대출, 오토론 등 리테일 소매금융 영역을 확대했다. 신한투자증권(2016년), 신한DS(2018년), 신한라이프(2022년)도 잇달아 베트남에 진출, 은행·카드사의 현지 전략을 벤치마킹하며 시너지를 꾀했다. 

 

글로벌 사업 시장지위에 있어 주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는 신한금융은 올해 고삐를 더 죈다. 지난해 8월 은행·카드·증권·DS·라이프 등 5곳 임직원 1200여명은 베트남 호치민 그룹사 신사옥에 입주, 현지 금융권에 더 파고들어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본격 행보에 나섰다. 

 

글로벌 채널 포트폴리오 확대 외에 지분투자를 통한 사업 확장도 모색한다. 작년 4월 신한은행은 인도 NBFC(비은행 금융회사)시장 내 학자금대출 전문 기업 크레딜라(Credila)와 지분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크레딜라가 증자를 진행하고 신한은행이 2500억원 규모에 해당하는 신주를 사들여 크레딜라 지분 약 10%를 취득하는 방식이다. 국내 시중은행 가운데 인도 기업 지분투자에 나선 건 신한은행이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