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화재·롯데손해보험 지급여력(K-ICS)비율 추이(경과조치 전 기준). [자료 각 사]](http://www.fetv.co.kr/data/photos/20250206/art_17389352978907_0690f3.jpg)
[FETV=장기영 기자] 이달 나란히 후순위채 발행에 나선 메리츠화재와 롯데손해보험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메리츠화재는 발행액을 2배로 늘려 기존에 발행한 후순위채 조기 상환은 물론, 추가 자본 확충까지 성공했다. 반면, 자본 확충이 시급한 롯데손보는 흥행 실패로 발행을 연기해 두 회사의 지급여력(K-ICS)비율 격차는 2배 이상 벌어질 전망이다.
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메리츠화재는 이날 3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한다.
메리츠화재는 15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 발행을 위해 지난 5일 진행한 수요 예측에서 초과 수요를 확보해 증액 발행을 결정했다.
수요 예측에서는 총 5010억원의 투자 수요를 확보해 3.3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자율은 공모 희망 금리 연 3.8~4.3%의 상단인 4.19%로 확정됐다.
메리츠화재는 후순위채 증액 발행에 따라 회사가 보유한 자체 자금 투입 없이 15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에 대한 콜옵션(조기상환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메리츠화재는 지난 2020년 2월 15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하면서 5년 후 조기 상환할 수 있는 콜옵션을 부여했다.
앞서 메리츠화재는 15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 발행 시 1000억원은 후순위채 차환 자금으로 사용하고, 부족한 500억원은 회사 보유 자금으로 충당할 계획이었다.
메리츠화재는 후순위채 발행액 총 3000억원 중 나머지 1500억원은 안정적 K-ICS비율 관리를 위한 운용 전략에 따라 대출자산과 국내 채권에 투자하기로 했다.
메리츠화재가 이 같이 자본 확충에 성공한 것과 달리 후순위채 발행 흥행에 실패한 롯데손해보험은 발행을 연기했다.
롯데손보는 지난 4일 수요 예측을 거쳐 12일 1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수요 예측에서 투자 수요 확보에 실패하면서 발행을 철회했다. 수요 예측 당시 매수 주문은 720억원에 그쳤다.
롯데손보는 메리츠화재보다 높은 공모 희망 금리 연 5.5~5.9%를 제시했지만, 투자자들을 끌어모으지 못했다.
롯데손보는 철회신고서를 통해 “금리 상황, 급격한 경제와 대외 여건 변화, 새로운 제도 도입 등에 따라 투자자 보호를 위해 발행 시점을 연기하는 것으로 대표주관회사와 협의해 발행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메리츠화재와 롯데손보의 K-ICS비율 격차는 2배 이상 벌어지게 됐다.
K-ICS비율은 2023년 보험 국제회계기준(IFRS17) 시행과 함께 도입된 자본건전성 지표로, 모든 보험계약자가 일시에 보험금을 청구했을 때 지급할 수 있는 여력을 나타낸다. ‘보험업법’에 따라 모든 보험사의 K-ICS비율은 100% 이상을 유지해야 하며, 금융당국 권고치는 150% 이상이다.
메리츠화재의 지난해 9월 말 K-ICS비율은 257%로 6월 말 224.8%에 비해 32.2포인트(p) 상승했다. 2023년 3월 말 첫 산출 이후 역대 최고치다.
이달 후순위채 발행에 따라 K-ICS비율은 259.7%로 2.7%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추산된다.
반면, 자본건전성 악화에 시달리고 있는 롯데손보는 K-ICS비율 추가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손보의 지난해 9월 말 경과조치 후 K-ICS비율은 159.8%로 6월 말 173.1%에 비해 13.3%포인트 하락했다. 2023년 12월 말 213.2%와 비교하면 53.4%포인트 급락한 수치다.
경과조치 전 K-ICS비율은 2023년 12월 말 174.8%에서 지난해 9월 말 128.7%로 46.1%포인트 떨어졌다.